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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여왕, 브렉시트 반대”...EU 잔류 원했던 이유

조선일보 정아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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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여왕, 브렉시트 반대”...EU 잔류 원했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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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생전 모습./AFP 연합뉴스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생전 모습./AFP 연합뉴스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생전에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반대 입장이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9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왕실 전기 작가 밸런타인 로우가 정치인, 관료, 왕실 보좌관 등 100여 명을 인터뷰해 집필한 신간 ‘권력과 궁(Power and the Palace)’에 이 같은 내용이 실렸다.

책에 따르면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여왕은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앞둔 봄, 한 장관에게 “우리는 EU를 떠나서는 안 된다”며 “익숙한 악마와 함께 있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당시 발언은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에게도 전해졌으나, EU 잔류 캠페인에는 활용되지 않았다.

캐머런 전 총리는 “여왕은 정치적 견해를 드러내지 않으려고 매우 신중했지만, 대다수 국민처럼 유럽 협력이 중요하고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느꼈다”며 “다만 EU의 제도는 때로 답답하다고 여겼다”고 회고했다. 여왕은 EU 관료주의를 두고 “우스꽝스럽다”고 언급하기도 했으나, 유럽 협력 자체에는 신념을 가졌다고 한다.

로우는 왕실 내부 인사의 말을 인용해 “여왕은 EU를 전후 질서의 일부이자, 두 차례 세계대전 이후 협력 시대를 상징하는 존재로 봤다”며 “만약 투표권이 있었다면 EU 잔류를 선택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과거 엘리자베스 여왕의 브렉시트에 대한 입장을 다룬 보도와 상반되는 내용이다.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2주 앞둔 2016년 6월 9일 영국 대중지 더선은 ‘여왕이 브렉시트를 지지한다’는 제목의 기사를 낸 바 있다.


당시 더 선은 여왕이 2011년 닉 클레그 당시 부총리와의 오찬에서 “EU는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버킹엄궁은 즉각 반박하며 정치적 중립을 강조했고, 언론 윤리기구인 독립언론윤리위원회(IPSO)도 해당 기사 제목이 오해 소지가 있다고 결론 내렸다. 클레그 전 부총리 역시 보도를 부인했다.

로우는 “더 선 보도가 나온 지 시간이 흐른 지금, 여왕이 실제로 브렉시트를 어떻게 바라봤는지 드러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버킹엄궁은 이번 신간 내용에 대해서는 별도의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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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아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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