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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는 정우주 선발로 써야 하나… 엄상백-황준서 부진, 한화는 어떤 미래 그릴까

스포티비뉴스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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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는 정우주 선발로 써야 하나… 엄상백-황준서 부진, 한화는 어떤 미래 그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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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대전, 김태우 기자] 28일 키움과 한화의 경기가 열린 고척스카이돔에는 총 11개 메이저리그 구단 스카우트가 몰려 뜨거운 열기를 선보였다. 올 시즌 뒤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이 있는 코디 폰세(한화)와 송성문(키움)을 보기 위한 행렬이었다.

그런데 어쩌면 이날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눈에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긴 선수는 따로 있었을지 모른다. 한화가 8-3으로 앞선 7회 무사 1,2루에서 마운드에 오른 고졸 신인 정우주(19·한화)가 그 주인공이었다. 위기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정우주는 대담하게 경기를 풀어나간 끝에 임지열 김웅빈 카디네스를 모두 3구 삼진으로 잡아냈다. KBO리그 역대 11번째 ‘무결점 이닝’이었다.

놀라운 것은 정우주의 공 9개가 모두 패스트볼이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더 놀라운 것은 주자가 두 명이나 깔려 있는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점수차는 5점이었지만 아주 넉넉한 상황이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변화구를 하나씩 섞으면서 상대 타자들의 눈을 흔들려는 시도를 할 법했다. 그러나 정우주는 ‘노 브레이크’였다. 강력한 패스트볼 9개를 연달아 던지면서 무결점 이닝을 만들었다.

정우주의 최고 장점인 강력한 패스트볼이다. 기본적으로 구속이 시속 150㎞를 훨씬 상회하는 데다 공에 힘을 싣는 감각과 능력이 탁월하다. 수직적인 움직임, 수평적인 움직임 모두 좋다. 마지막까지 타자 눈에 살아 들어오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미 KBO리그 10개 구단이 감탄을 금치 못하는 패스트볼이다. 그리고 그 9개의 공을 마음껏 던질 수 있는 배짱도 가지고 있다. 괜히 계약금 5억 원을 받은 선수가 아니다.


김경문 한화 감독도 29일 대전 삼성전을 앞두고 정우주의 투구에 감탄과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 감독은 “예전에 김병현의 삼진 장면을 본 적이 있고, 가끔씩 또 나오는 것도 있었다. 우리 우주가 그렇게 던진다는 게 굉장히 기분이 좋았다. 어제 굉장히 보기 좋았다”고 흐뭇하게 미소를 지었다.

분명 한화에 거대한 재능이 들어왔다는 것은 지명 당시나 지금이나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제 관심은 한화가 정우주를 어떻게 키워가느냐다. 정우주는 올해 불펜에서 뛰고 있다. 시즌 43경기에서 41⅔이닝을 던지며 2승3홀드 평균자책점 3.24, 피안타율 0.180의 호성적을 기록 중이다. 다만 정우주의 가치가 가장 커질 수 있는 선발로의 실험은 이뤄지지 않았다. 시작부터 선발로 단계를 밟은 팀 선배 문동주와는 조금 다르다.


팀 사정과 연관이 있다. 한화는 최근 2년간 두 명의 거물급 선수를 로테이션에 추가했다. 2024년 시즌을 앞두고는 류현진이 친정팀으로 돌아왔고, 2025년 시즌을 앞두고는 엄상백과 4년 총액 78억 원에 계약하며 문동주까지 토종 로테이션 세 자리를 완성했다. 정우주는 시즌 구상에서 선발 자원은 아니었다. 빌드업도 선발로 하지는 않았고 시즌 중에도 짧은 이닝만 던졌다. 아예 키우겠다는 생각으로 2군부터 로테이션을 돌았다면 모를까, 사실 KBO리그에 그런 인내심을 가진 팀들이 많지는 않다. 실제 구위가 좋은 신인 투수들이 불펜에서 활약하는 경우는 정우주 말고도 차고 넘친다.


그런데 최근 선발진에 약간의 변수가 생기고 있다. 류현진이 마흔을 바라본다는 것은 차치하고, 엄상백이 부진하다. 엄상백은 시즌 19경기에서 1승7패 평균자책점 7.42에 그친 끝에 2군으로 내려갔다. 대체 자원이자 정우주의 1년 선배인 좌완 황준서 또한 경기력의 기복이 심하다. 시즌 15경기에서 2승7패 평균자책점 5.48의 성적으로 한 자리를 보장받기는 어렵다. 정우주의 선발 가능성에 다시 관심이 모이는 이유다.

정우주는 고교 시절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큰 관심을 받은 선발 투수였다. 패스트볼 평균 150㎞ 이상을 기록하는 선수였다. 다만 변화구 구사 능력에 있어서는 약간의 물음표가 있었다. 실제 정우주는 올해 패스트볼 구사 비율이 80%에 이를 정도로 높다. 변화구 장착과 커맨드 쪽에서 더 보완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앞으로 차차 해결될 수 있는 문제다.

김경문 감독은 일단 부상 없이 신인 시즌을 마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김 감독은 “올해는 부상 없이 잘 마치고, 내년에 훌쩍 큰 모습으로 우리 한화 마운드를 지킨다면 우리 마운드가 더 강해지는 것”이라면서 “올해 첫 번째 목표는 아프지 않고 완주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너무 크게 스텝을 넘어가면 안 된다”고 했다. 올해는 과정이 없었기에 지금 당장 정우주에게 멀쩡한 선발 투수의 몫을 기대하는 것도 무리다. 다만 구단이 구상을 어떻게 그리느냐에 따라 내년, 혹은 2년 뒤에는 달라질 수 있다. 지금 당장은 아니겠지만 한화가 장기적인 구상을 어떻게 잡을지 오프시즌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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