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민 부천 감독 작심발언 "코리아컵, K리그2 팀들에 메리트 없는 대회…승격이 더 중요" [현장인터뷰]

(엑스포츠뉴스 부천, 김환 기자) 이영민 감독이 코리아컵은 K리그2 팀들로서는 큰 메리트가 없는 대회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K리그2 팀들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진출권을 노리는 K리그1 팀들과 달리 승격을 최우선 목표로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코리아컵에서 무언가 얻기 힘들다고 짚었다.

이 감독이 이끄는 부천FC는 27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광주FC와의 2025 하나은행 코리아컵 준결승 2차전 홈 경기에서 전반전 막바지 선제골을 넣고도 후반전에만 내리 두 골을 실점해 1-2 역전패를 당했다.

합산 스코어에서 1-4로 크게 밀린 부천은 결국 결승 진출을 목전에 두고 고개를 숙였다.

부천은 이의형의 선제골이 터질 때만 하더라도 합산 스코어가 1-2로 좁혀지면서 경기를 뒤집을 수 있다는 희망을 품었으나, 후반전 초반 동점골을 허용하면서 경기 분위기가 달라졌다.

부천은 몬타뇨, 바사니, 박창준, 티아깅요 등 벤치에 앉았던 주전급 자원들을 대거 투입해 공격의 고삐를 당겼지만, 추가 실점을 내주며 합산 스코어가 1-4까지 벌어진 뒤에는 사실상 경기를 포기한 단계나 다름없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영민 감독은 "코리아컵 4강 앞두고 많은 생각을 했다. 두 경기 모두 졌기 때문에 내가 플랜을 잘못 짠 것이다. 너무 큰 욕심을 낸 것 같다"며 "팬분들께 조금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렸어야 했는데, 팬분들께 죄송하다. 선수들은 정말 내가 요구했던 대로 두 경기에서 굉장히 잘해줬다고 생각한다"고 아쉬워했다.

전반전 추가시간에 나온 이예찬의 결정적인 찬스에 대해서는 "1차전은 조급했던 것 같다. 많은 걸 할 수 있었는데 모두가 급했다"먀 "(이)예찬이의 골이 들어갔다고 하면 후반전에는 조금 더 여유를 가질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전반전이 끝난 뒤 선수들에게 여유를 가지라고 말했다. 이것이 제일 큰 패착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매번 목표에 조금 못 미치는 결과를 낸다는 의견에는 "선수들도, 나도 마찬가지로 '이 정도면 잘했다'고 하기보다 더 잘하고 싶다. 우리도 승격에 도전하고 싶고, 그런 팀을 만들고 싶다"면서 "우리 선수들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리그 마지막 로빈이 남았는데, 더 집중해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또 "매 경기를 어떻게 치르는지가 중요하다. 또 하나의 로빈이(팀간 한 번씩 붙는 것) 시작된다. 지금 승점 차가 8위까지 촘촘하다. 크게 생각한다면 3로빈에서 7승 정도를 하면 플레이오프를 간다고 생각하고 있다. 작게는 매 경기 그 경기를 어떻게 이길 수 있을지 방법을 찾을 것"이라며 승격이라는 목표에 다가가기 위해 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끝으로 이 감독은 막을 내린 부천의 코리아컵 여정을 돌아봐달라는 요청에 "K리그2 팀에는 큰 메리트가 없는 대회라고 생각한다"며 힘주어 말했다.

그는 "K리그1 팀들은 ACL이라는 목표가 있지만, 우리는 승격을 먼저 생각해야 하는 상황이다. K리그2 팀들이 많이 올라오지 못한 이유도 로테이션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로테이션을 돌리고도 4강까지 왔다"면서 "리그 중간에 코리아컵을 치른다는 것은 K리그2 팀에 큰 메리트가 아니라고 본다. 더 중요한 3로빈, 리그 경기가 남았다. 오히려 거기에 올인할 수 있어서 좋다"며 K리그2 팀으로서는 코리아컵이 그다지 장점이 있는 대회가 아니라고 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