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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 끝났는데 보험금은 나중에?…정비업계 “표준약정 시급”

이데일리 김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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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 끝났는데 보험금은 나중에?…정비업계 “표준약정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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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중앙회, 자동차 정비업계·보험사 간 거래 실태조사
정비업계가 보험사와의 거래 과정에서 겪은 불공정 행위 조사
‘지연지급 및 지연이자 미지급’ 겪었다는 정비업체 가장 많아
정비업자 10명 중 7명, 근거 부족한 일방적 감액 경험 있어
[이데일리 김세연 기자] “최소한 한 달 이내에는 돈이 나와야 직원들 월급도 주고 월세도 냅니다. (큰 규모의 보험금이 걸린 경우) 지급이 늦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회사 경영에 문제가 생기죠. 보험 지급일 기준을 명문화하면 좋겠습니다.”(자동차 정비업체 대표 A씨)

자동차 정비업체 대표 A씨는 자동차 정비업계와 보험업계의 갈등은 작금의 상황은 아니라면서 운을 뗐다. 정비소가 보험사와 지급 위임계약(보험금 수령을 위임받는 절차)을 맺었을 때 정비업체는 보험사로부터 직접 보험금을 지급받는다. 고객이 아니라 보험사에게 수리비 명목의 금액을 받는 셈이다. 하지만 수리비가 큰 경우 보험사 내부 심사가 길어지면서 갈등이 많이 발생한다는 게 A씨 설명이다.

차량 수리에 분주한 자동차 정비업소.(사진=연합뉴스)

차량 수리에 분주한 자동차 정비업소.(사진=연합뉴스)


중소기업중앙회가 25일 발표한 ‘자동차 정비업계-보험사 간 거래현황 실태조사’에 따르면 보험사의 일방적인 수리비 감액, 대금 지급 지연 및 지연이자 미지급 등의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최근 3년간 보험사와의 거래 중 경험한 불공정 행위(복수응답)는 ‘30일을 초과하는 정비비용 지연지급 및 지연이자 미지급’(66.1%)이 가장 많았으며 △통상의 작업시간 및 작업공정 불인정(64.5%) △정비 비용의 일방적인 감액(62.9%) △보험사가 받아야 하는 차주의 자기부담금을 정비업체가 대신 받도록 강요(50.2%) △특정 정비 비용 청구 프로그램 사용 강요(41.4%) 등이 뒤를 이었다.

최근 3년(2022~2024년)간 보험사별 대금 미지급 건수는 △DB 1049건 △삼성 729건 △현대 696건 △KB 228건 순이었다. 같은 기간 미지급금은 △현대 7억 5446만원 △삼성 6억 940만원 △DB 3억 7088만원 △KB 1억 9527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간 감액 건수 비율은 삼성이 71.2%로 가장 높았으며 DB(70.8%) 현대·KB(69.8%)가 뒤를 이었다. 평균 감액 비율은 삼성 10.1%, DB 10.0%, 현대 9.9%, KB 9.6%로 집계됐다. 이는 100건의 수리비 청구 시 70건 이상이 10% 감액됐다는 의미다.

정비업체들은 이와 같은 문제 개선을 위한 표준약정서 및 표준정비 수가 마련을 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 보험사와 정비요금(시간당 공임) 결정 시 ‘보험사 자체 기준’에 따른다는 응답은 26.8~27.2%(삼성 27.2%, DB 27.0%, KB 26.9%, 현대 26.8%)로 보험사 중심의 관행적 운영이 여전히 일어나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행법상 정비요금은 보험업계, 정비업계, 공익위원으로 구성되는 자동차보험정비협의회에서 협의토록 하고 있다.

A씨도 “작업 시간에 따라서 지급 금액이 달라지는데 작업 시간을 어디까지 인정해주느냐에 대해서도 정비업계와 보험사 간 이견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정비 완료 후 대금 정산 기간은 ‘10일 이내’가 61.2%~65.8%로 가장 많았지만 계약서 상 지급기일을 초과한 지연 지급분에 대한 지연이자가 전혀 지급되지 않는 등 부당한 관행도 확인됐다. 또 다른 자동차 정비업체 대표 B씨는 “정비업체에서 수리를 완료하면 차주가 차량을 찾아가는데 이 때 보험회사 수리비가 정비업체에 지급돼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거래 보험사로부터 수리비 감액을 당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도 70% 이상(삼성 77.2%, 현대 73.9%, KB 71.3%, DB 76.2%)으로 나타났다.

주요 감액 사유는 △판금·도색 등의 작업 비용 불인정 △정비 항목 일부 불인정 △작업시간 과도 축소 △신차종 작업 미협의로 불인정 순으로 많았다.

조사에 참여한 정비업체들의 95.4%는 보험사와 정비업체 간 표준약정서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표준약정서에 포함되어야 하는 내용은 △수리비 삭감내역 요청 시 공개(89.6%) △수리비 청구시기와 지급시기(87.3%) △수리비 지연지급 시 지연이자 지급 규정(86.3%) △수리비 지불보증(84.7%) 등을 꼽았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이번 조사 결과는 자동차 정비업계와 보험사 간 거래에서의 일방적 수리비 감액, 지연지급, 지연이자 미지급 등 불합리한 관행들의 단초를 보여주고 있다”며 “상호 협력을 바탕으로 정비업체에 정당한 대가가 보장되고 투명한 거래 질서가 확립될 수 있도록 표준약정서 도입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며 수리비 산정 기준 등은 정부 차원의 표준화 및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자동차 정비업체 307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자동차 정비업계-보험사 간 거래현황 실태조사’ 결과 중 자동차 정비업체가 최근 3년간 경험한 불공정 행위 통계.(자료=중소기업중앙회)

중소기업중앙회가 자동차 정비업체 307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자동차 정비업계-보험사 간 거래현황 실태조사’ 결과 중 자동차 정비업체가 최근 3년간 경험한 불공정 행위 통계.(자료=중소기업중앙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