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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굶주림에 신음하는 가자지구”…트럼프는 침묵, 네타냐후는 강행

헤럴드경제 김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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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굶주림에 신음하는 가자지구”…트럼프는 침묵, 네타냐후는 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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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사실상 장치 묵인…“하마스, 식량 빼돌려”
국제사회 “이스라엘 움직일 것은 美압력뿐” 호소
팔레스타인 한 남성이 6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북부 공습으로 파괴된 셰이크 라드완 보건센터 앞에서 절망하고 있다. [AFP]

팔레스타인 한 남성이 6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북부 공습으로 파괴된 셰이크 라드완 보건센터 앞에서 절망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유엔이 ‘기근(famine)’ 발생을 공식 진단했음에도 불구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국제사회에서는 최악의 상황에 치닫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이 사실상 이스라엘의 봉쇄정책을 용인하는 가운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강경 행보를 이어가고 있어, 사태 장기화 우려가 짙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23일(현지시간) 백악관과 국무부는 가자지구 기근을 지적한 유엔 보고서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반면 유럽 각국은 “이스라엘이 원조를 차단해 인위적 재앙을 불렀다”는 강도 높은 비판을 내놓고 있다.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무장관은 “이스라엘이 충분한 지원을 허용하지 않아 재앙이 초래됐다”고 직격했다.

하지만 미국 측은 오히려 이스라엘에 동조하는 기류다. 마이크 허커비 주이스라엘 미국대사는 SNS를 통해 “엄청난 양의 식량이 반입됐지만 하마스가 이를 훔쳤다”며 이스라엘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을 움직일 유일한 힘은 미국의 압박”이라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그럴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중동 전문가 아론 데이비드 밀러는 “네타냐후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이 실질적인 압박을 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더 편안해하고 있다”며 “미국의 침묵은 사실상 묵인”이라고 꼬집었다.

이스라엘은 오히려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가자지구 기근 보고서를 “거짓”으로 일축하며 원조 제한이 아닌 “적지에도 인도적 지원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유엔은 가자시티 등 일부 지역에 기근이 이미 발생했다고 경고하며 전면 공격이 인도적 위기를 악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이스라엘은 서안지구 중심부인 E1 지역에 3400여호 규모의 정착촌 조성을 강행하고 있다. 이 지역은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과 직결된 상징적 요충지로, 미국이 20여년간 반대해온 곳이다. 그럼에도 트럼프 행정부는 별다른 제동을 걸지 않고, 네타냐후 총리를 “전쟁 영웅”으로 치켜세우며 사실상 지지 의사를 드러내고 있다.

국제사회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무대응이 네타냐후의 봉쇄 전술을 더욱 강화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태도 전환 없이는 가자지구 인도적 위기가 해결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