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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따라 몰렸다” 경기도 부동산 사재기 나선 중국인…‘차이나 머니’ 상위 1%만 강남行

조선비즈 방재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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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따라 몰렸다” 경기도 부동산 사재기 나선 중국인…‘차이나 머니’ 상위 1%만 강남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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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이 경기도 부동산 시장에서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경기도에서 중국인 부동산 매입 규모는 미국인보다 7배 가까이 많다. 경기도 산업단지 인근으로 ‘차이나타운’이 형성되면서 주거 목적의 주택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22일 조선비즈가 법원 등기정보광장의 올해 1~7월 국적별 부동산(건물·토지·집합건물) 매매에 의한 소유권이전등기 신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중국인의 부동산 매입 등기 신청 건수는 3179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미국인(478건)보다 6.6배 많은 수치다.

그래픽=정서희

그래픽=정서희



◇일자리 찾아 몰리며 주택 수요도 ‘쑥’

경기도에서 중국인의 주택 구입이 많은 지역은 부천시(621건)다. 이어 안산시(512건), 화성시(395건) 등도 중국인의 주택 매입 수요가 많았다. 반면, 과천(2건), 의왕(5건), 하남(10건) 등의 매입 수요는 적었다.

중국인의 부동산 매입 수요가 몰리는 곳은 산업단지가 조성된 곳들이 많다. 일자리를 찾아 사람들이 몰리면서 중국인 커뮤니티가 크게 발전하자 이들 지역에 중국인 부동산 매입 수요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인의 경우 경기도 내에서 평택, 성남시 분당구 등의 주택 매입 수요가 많았다. 평택은 미군기지가 있는 지역이고 성남 분당구는 경기도 내에서 서울 집값에 버금가는 상급지로 꼽힌다. 거주 목적으로 경기도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가 많은 중국과 달리 미국인들은 한강벨트 등에 투자수요가 집중되는 모습이다.

그래픽=정서희

그래픽=정서희



◇中, 부동산 쇼핑도 양극화… 투자 수요는 수백억원 고급 아파트로

중국인의 주택 매입은 목적에 따라 양극화되는 모습이다. 서울과 경기도의 중국인 부동산 매입은 총 3728건으로, 이 가운데 강남3구와 용산구에서 매입한 건수는 36건이다. 국내에서 이뤄진 중국인 부동산 매입 가운데 1%만 상급지로 향한 것이다.


이는 국내에 거주하면서 집을 장만하려는 수요는 산업단지 등 일자리가 몰린 서울 구로·금천·영등포구와 경기도에 집중되고, 투자 수요는 강남으로 몰렸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중국 최대 해외 부동산 거래 플랫폼인 주아이에 소개된 매물을 살펴보면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더펜트하우스 청담(PH129)’이 1억710만위안(약 209억원)에 올라와 있다. 이정재 등 유명 연예인이 거주하는 강남구 삼성동의 최고급 빌라 라테라스도 5100만위안(약 100억원)에 매물이 소개돼 있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 전용면적 265㎡가 1억3158만위안(약 258억원)에 올라오기도 했다.

◇투자는 막는데 거주까지는… 정부 규제 시행

국토교통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주택은 10만216가구로, 6개월 전보다 5158가구(5.4%) 증가하며 처음으로 10만 가구를 돌파했다. 국적별로 중국인 소유가 5만 6301가구(56.2%)로 가장 많았다. 외국인 보유 주택 중 중국인 소유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6월 말 55.0%, 12월 말 55.5% 등으로 계속해서 늘고 있다.


정부는 외국인의 주택 매입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최근 대출 규제 강화로 ‘내국인과 형평성에 맞지 않다’라는 지적이 제기되자 외국인의 주택 구입의 문턱을 높였다.

정부는 외국인들의 투기성 거래를 잡기 위해 서울 전역과 수도권 일부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외국인이 이 지역의 부동산을 구매할 때 사전에 허가를 받게 하고, 2년간 실거주 의무를 부과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일대 아파트단지 모습. /연합뉴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일대 아파트단지 모습. /연합뉴스



다만 경기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인들은 대부분이 거주 목적의 매입이기 때문에 억제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서울권 같은 경우 투자 수요가 많지만 중국인이 주로 매입하는 부천 등 산업단지가 위치한 지역들은 거주 수요가 대부분”이라며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도 실거주를 하는 외국인들에게는 효과를 보기에는 어렵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이어 “서울은 진입 장벽이 높아 실제 거주에 부담스럽게 작용하지만 경기·인천 등은 상대적으로 진입장벽도 낮고 거주 비율이 높아 효과를 보기 어렵다”며 “중국인 중 투자 수요 역시 일부 억제 효과가 있겠지만 부동산을 취득할 때 세수 확보를 조치 등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방재혁 기자(rhin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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