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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브라질 룰라와 통화…단결 촉구·연대 강화 의지 표명

이데일리 방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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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브라질 룰라와 통화…단결 촉구·연대 강화 의지 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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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일방·보호주의 맞서 공동 대응 방안 등 논의
“中-브라질, 글로벌 사우스 연대·자립 본보기”
美와 무역갈등 공감대…“통화 시기도 노린듯”
룰라, 트럼프와 충돌후 모딘·푸틴과도 잇단 통화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갖고 ‘단결’을 촉구했다. 양국 지도자 모두 미국과 무역갈등을 빚고 있는 만큼 외교적·경제적 협력 및 연대 강화 필요성에 강하게 공감했다.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사진=AFP)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사진=AFP)




12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룰라 대통령과 약 1시간 동안 진행한 전화통화에서 브릭스 및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 등 다양한 글로벌 이슈에서 협력 의지를 확인하고, 미국의 일방주의와 무역 장벽에 맞선 공동 대응 노선을 분명히 했다.

시 주석은 양국이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의 연대와 자립의 본보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미국을 겨냥해 “글로벌 사우스 각 국가들이 단결해 선명한 기치로 일방주의·보호주의에 반대해야 한다. 국제적 공평·정의와 국제 관계의 기본 준칙, 개발도상국의 정당한 권익을 지키고 더 공정한 세계와 더 지속가능한 세상을 함께 건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통화에선 최근 미국의 일방적인 대(對)브라질 50% 관세 부과 등 무역 단절 상황에 대한 대응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시 주석은 “중국과 브라질 관계는 역사상 가장 좋은 시기에 있다”고 평가하며 브라질이 자국의 정당한 권익을 지킬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통화는 수일 전부터 브라질 고위 당국자들이 베이징 측과 일정을 조율한 끝내 성사됐는데, 공교롭게도 미국이 중국과 관세 휴전 연장에 합의한 직후에 이뤄진 것이어서 더욱 이목이 쏠렸다. 브라질이 미국보다는 중국과 경제 협력 및 외교적 연대를 강화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보여져서다.

SCMP는 브라질 정부는 이번 통화로 미중 간 갈등과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심화하는 가운데서도 중국과의 교역, 투자, 인프라 협력 등 경제적 안정 기반을 재확인하는 데 방점을 뒀다고 부연했다.


브라질은 이미 대중 수출이 1600억달러를 돌파하며 최대 무역 상대국에 오르고 있다. 최근에도 양국은 농축산물, 기술, 인프라 등 20건의 사업협약과 1700억원 규모의 대중 투자를 이끌어냈으며, 통관·세제 등 제도 개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반면 항공·기계 등 고부가가치 품목에 집중돼 있었던 대미 무역은 갑작스러운 관세 인상으로 브라질 경제 전반에 큰 타격만 안겨줬다는 내부 비판이 주를 이룬다.

양국 정상은 이날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브릭스 및 G20의 다자주의 방어 역할, 11월 브라질 베렝에서 열리는 COP30 준비 등 주요 글로벌 이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시 주석은 COP30 정상회의에 고위 대표단 파견 의사를 밝혔으며, 룰라 대통령은 “중국의 참여와 협력이 기후위기 대응과 정상회의의 성공에 필수적”이라고 환영했다.


한편 룰라 대통령은 이번 통화에 앞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브릭스 주요국 정상과도 연이어 대화를 갖는 등 미국 중심의 단일 대외정책에 맞서 브릭스 연대 강화를 추진했다. 시 주석 역시 “브릭스는 글로벌 사우스 공감대 형성의 핵심 플랫폼이자 다자주의 수호의 전초기지”임을 거듭 강조했다.

SCMP는 “브라질과 중국의 전략적 동맹과 연대 강화 움직임은 향후 미국 주도의 글로벌 공급망 개편, 신흥시장 경제질서 변화, 기후위기 공동대응 등 국제무대에서 중대한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