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2R
5개월 만의 KLPGA 출전서 맹타
버디 5개 낚으며 공동 14위 랭크
열정적인 팬클럽 응원에 버디행진
디펜딩 챔피언 윤이나 단독선두
5개월 만의 KLPGA 출전서 맹타
버디 5개 낚으며 공동 14위 랭크
열정적인 팬클럽 응원에 버디행진
디펜딩 챔피언 윤이나 단독선두
박성현이 8일 KLPGA 투어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2라운드에서 7번홀 티샷을 하고 있다. [KLPGA 제공] |
[헤럴드경제(서귀포)=조범자 기자] 박성현은 2025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개막전에서 “올해 누구보다 간절한 시즌을 맞았다”며 결연한 표정을 지었다.
지난 4월 태국 푸껫에서 만난 박성현은 “한 타 한 타가 아깝고, 한 홀 한 홀이 소중한 마음으로 경기하고 있다. 노력을 늦추지 않으면 분명히 한 번은 우승 기회가 올 거라고 믿고 있다”고 했다.
손목 부상으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1년 병가를 마치고 복귀한 직후였다. 하지만 개막전 블루캐니언 레이디스 챔피언십 성적표는 컷 탈락. 미국에 돌아가서도 좀처럼 부진을 떨쳐내지 못했다. 11개 대회에 출전해 단 2차례만 예선을 통과했다.
LPGA 투어 7승, KLPGA 투어 10승을 휩쓴 전 세계랭킹 1위 박성현의 랭킹은 770위까지 추락했다. 올시즌까지 유효한 투어 시드도 잃을 처지다. 하지만 박성현은 “최악의 경우는 생각하지 않고 주어진 경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박성현의 다짐은 팬클럽의 뜨거운 응원 속에 매서운 경기력으로 발휘됐다.
5개월 만에 출전한 KLPGA 투어 대회에서 박성현은 날카로운 샷과 퍼트를 앞세워 오랜만에 우승 경쟁에 뛰어 들었다.
박성현은 8일 제주도 서귀포시 사이프러스 골프&리조트 북·서 코스(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2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더블보기 1개를 묶어 3타를 줄이며 중간합계 8언더파 136타를 기록했다.
박성현은 선두 윤이나(14언더파 130타)에 6타 뒤진 공동 14위에 올랐다. 방신실 황유민 이가영 박지영 등 쟁쟁한 투어 간판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박성현이 KLPGA 투어에서 컷을 통과한 건 2023년 11월 SK쉴더스·SK텔레콤 챔피언십(공동 21위) 이후 1년 9개월 만이다.
1번홀(파4)에서 세컨드샷을 핀 1.6m에 붙여 함성을 자아낸 박성현은 이 홀에서 가볍게 버디를 잡고 기분좋게 출발했다. 4번홀(파4)과 5번홀(파5)에서 연속 버디 행진으로 기세를 올린 박성현은 7번홀(파3) 티샷을 핀 2.5m에 떨어뜨린 뒤 또다시 타수를 줄였다.
15번홀(파4) 더블보기는 옥의 티였다. 세컨드샷을 벙커에 빠뜨려 4번째 샷만에 그린에 올라온 박성현은 3m 보기 퍼트마저 놓치면서 2타를 잃었다. 그러나 바로 다음 홀에서 버디로 반등하는 위기 관리 능력을 보여주며 산뜻하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박성현의 팬클럽 ‘남달라’ 회원들이 코스를 가득 메운 채 박성현의 플레이를 지켜보고 있다. [KLPGA 투어] |
무더위 속에도 지치지 않고 열정적인 응원을 보낸 100여명의 팬클럽 회원들이 큰 힘이 됐다. 박성현은 올해 결성 10주년을 맞은 팬클럽 ‘남달라’에게 감사를 표했다. 박성현은 5타를 줄인 전날 “팬들이 너무 흥분하셔서 거의 기절하실 뻔한 모습도 봤다. 그런 감정을 드릴 수 있어 감사했고, 이렇게 열띤 응원에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디펜딩 챔피언 윤이나가 단독 선두로 뛰쳐 나갔다.
윤이나는 이날 보기 없이 버디만 8개를 몰아치며 8타를 줄여 1,2라운드 합계 14언더파 130타를 기록, 공동 2위인 제주 출신 고지원과 노승희(이상 12언더파 132타)를 2타 차로 제쳤다.
무결점 플레이로 36홀 노보기 행진을 벌인 윤이나는 생애 첫 타이틀 방어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
전날 6m 안팎 중거리 퍼트를 잇따라 홀컵에 떨어뜨리며 스코어를 줄인 윤이나는 이날도 퍼트 수 26개, 그린 적중시 퍼트 1.5개의 날카로운 퍼트 감각을 뽐냈다. 페어웨이 안착률(92.86%)과 그린적중률(88.89%)도 압도적이었다.
윤이나 [KLPGA 제공] |
윤이나는 “어제처럼 샷과 퍼트 모두 순조로웠다. 이틀 연속 보기가 없어 더 기분이 좋다”고 했다.
윤이나는 “AIG 여자오픈에서 컷탈락한 후 신지애 프로님이 제가 연습하는 모습을 봐주셨다. ‘덤빈다, 급하다’고 하셔서 템포에 신경을 썼더니 공도 더 잘 갔다. 신 프로님 조언이 큰 도움이 됐다”며 “김칫국을 마시려고 하지 않지만 2연패는 처음 도전해보는 거라 욕심이 난다. 너무 간절히 원하면 잘 안되니까 템포 잃지 않고 과정에 집중하면서 남은 라운드도 잘 해보겠다”고 했다.
이세희가 11언더파 133타로 선두에 3타차 단독 4위에 올랐고, 무명 돌풍을 일으킨 이수정과 성유진, 이다연 등 6명이 공동 5위(10언더파 134타)에 자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