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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굿바이 박석민’ 푸근한 옆집 형으로 남고픈 그의 마지막 인사 “팬들에게 죄송하고 감사합니다”(일문일답) [MK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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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민이 선수로서 마지막 인사를 가지는 시간을 가졌다.

11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리는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를 앞두고 박석민의 은퇴식이 열린다. NC는 이날 홈 경기 모든 행사를 박석민 코치의 선수 은퇴를 기념하고 제2의 인생을 응원하는 축제의 장으로 꾸밀 예정이다.

삼성과 NC는 박석민에게 의미가 있는 팀. 삼성은 박석민이 프로의 꿈을 가지고, 프로의 꿈을 이루게 한 팀이라면 NC는 선수 생활의 마지막을 함께 한 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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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민이 11일 홈 팬들 앞에서 은퇴식을 연다. 사진(창원)=이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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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시절 박석민. 사진=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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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시절 박석민. 사진=천정환 기자


박석민은 대구고 졸업 후 2004년 1차지명으로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6차례(2010~2015) 한국시리즈에 올랐고 네 차례(2011, 2012, 2013, 2014) 정상에 서는 등 왕조를 구축했다. 또 2014년과 2015년 2년 연속 3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차지하며 공을 인정 받았다.

박석민은 2016시즌을 앞두고 NC로 이적했다. 2015시즌 종료 후 박석민은 NC와 4년 총액 96억 원에 자유계약(FA)을 맺었다. NC의 주전 3루수로 활약하며 꾸준한 활약을 보인 박석민은 2020시즌 123경기 타율 0.306 109안타 14홈런 63타점 58득점으로 활약하며 NC의 창단 첫 통합우승에 기여했다. 이후 주춤하며 내리막길을 걸었지만, 그래도 박석민이 보여준 활약은 임팩트가 컸다.

통산 1697경기 타율 0.287 1537안타 269홈런 1041타점 882득점의 기록을 남겼다.

또한 현역 시절 많은 선행도 베풀었다. 연고 지역 초·중·고교 야구선수들과 유소년 야구재단에 6억 원을 후원하고, 양산 밧줄 추락사 유가족과 강원도 산불 피해 성금으로 2억 원을 기부하는 등 프로선수로 생활하는 동안 꾸준히 어려운 환경에 있는 후배들을 지원하고, 주변의 이웃들에게 따뜻함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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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민.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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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시즌 종료 후에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사회 공헌도가 가장 높은 야구선수에게 수여하는 ‘사랑의 골든글러브’를 수상하기도 했다

박석민은 “NC에서 큰 배려를 해줘 은퇴식을 하게 되었다. 영광으로 생각한다”라고 은퇴식 소감을 전했다. 이하 박석민과 일문일답이다.

Q. 은퇴식 소감은.

NC에서 큰 배려를 해줘 은퇴식을 하게 되었다. 영광으로 생각한다. 구단에 감사한 마음뿐이다.

Q. 친정인 삼성전에서 하게 되어 더욱 의미가 있을 거 같은데.

맞다. 은퇴식을 할 거면 삼성전에서 하고픈 마음이 내심 있었다. 구단의 배려가 있었다. 정말 감사하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한국시리즈 우승을 여섯 번 했는데, 다 기억이 남는다. 또 사직에서 9타점을 올린 경기(2015년 9월 20일 부산 롯데전)가 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가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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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민.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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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리그를 대표하는 3루수였다. NC 3루를 맡고 있는 서호철과 삼성 3루수 김영웅을 보면서 어떤 마음이 드는지.

생각보다 두 선수 모두 잘하고 있다. 앞으로 더 잘할 것 같다. 성장 가능성이 큰 선수들이다. 영웅이와는 함께 하지 못했지만, 옆에서 본 호철이는 성실하고 연습도 많이 한다. 정말 잘 됐으면 좋겠고 최고가 됐으면 한다. 영웅이도 마찬가지다.

Q. 은퇴 후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팬들도 궁금해하는데.

2월 말에 일본으로 넘어갔다. 3월 2일부터 요미우리 출근을 했다. 지금 직함은 ‘요미우리 육성코치’다. 주로 2군에서 활약하지만, 홈경기가 있을 때는 1군 선수들과 함께 하고 때로는 3군 선수들과 함께 한다. 그래도 2군 선수들과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다.

Q. 지도자 연수를 하게 된 계기는.

전부터 일본 야구를 좋아했다. ‘일본은 왜 야구를 잘할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지도자 공부를 하게 된다면, 일본에서 하고 싶었다. ‘일본에 잘 갔구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든다. 한편으로는 한국 야구와 격차가 벌어지는 느낌이 들어 마음이 좋지 않았을 때도 있다.

Q. 긴 시간은 아니지만 일본 선수들을 보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기본기가 베어 있다. 일본은 첫째가 무조건 기본기다. 내 아들도 고등학교에서 야구를 하고 있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 젊은 투수들은 무조건 공만 던지는 것 같다. 아직까지 그런 부분에서 약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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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민.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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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시절 박석민. 사진=김재현 기자


Q. 선수 시절 보면서 기본기가 가장 탄탄했던 선수는.

내가 탄탄했다(웃음). 지도하신 모든 분들이 기본기를 강조하셨다.

Q. 현역 시절 선행을 베푼 선수로 유명했는데.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 기뻤고 행복감이 있었다. 희열을 느꼈다. 지금 선수들에게 강요하는 건 아니지만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가며 살아가면 좋겠다.

Q. 그라운드 밖에서 바라본 야구는 어떤가.

사실 일본에서 한국 야구를 챙겨볼 시간이 없다. 집에 가면 요미우리 1군 경기를 챙겨 봐야 하기에, 한국 야구를 잘 보지 못했다. 그래도 요즘 NC와 삼성이 잘하고 있는 건 알고 있다.

Q. 아들이 야구 선수의 길을 걷고 있다고 했는데, 어떤 선수가 됐으면 하는지.

지금도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제는 반듯하게 커야 한다. 항상 이야기하는 부분이 있는데 야구는 못해도 된다. 인성을 강조한다. 잔소리로 들릴 수 있지만 그 부분을 늘 강조하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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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민.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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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현역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메시지는.

선배들이 은퇴할 때 하는 말이 꼭 있었다. 유니폼 벗으면 힘들다고 했는데, 그때는 그 말이 마음에 와닿지 않았다. 후배들이 앞으로 행복한 야구를 했으면 좋겠다.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안 아픈 것도 중요하다.

Q. 아직 그라운드를 누비는 동갑내기 친구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는.

(강)민호랑 일주일 전에 전화 통화를 나눴다. 은퇴식 할 때 울지 말라고 하더라. 민호를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포수 포지션에서 그렇게 활약하는 걸 보면 대단한 선수다.

Q. 어떤 사람이 가장 먼저 떠오르나.

아마추어 감독님들은 현장에 오셨다. 프로 감독님들은 부담스러워하실 거 같아 연락을 못 드렸다. 그래도 기억에 남는 감독님이 있다면 선동렬 감독님이다. 선동렬 감독님이 전역 후 기회를 주셔서 FA도 두 번이나 할 수 있었다. 다른 감독님들에게도 정말 감사하지만 선동렬 감독님에게도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사실 감사하다는 표현을 잘 못했는데 이 자리를 빌려서 감사드린다.

Q. 선수 박석민은 팬들에게 어떤 선수로 남고 싶나.

사실 팬들에게 많이 죄송하다. 좋은 모습만 보여드렸어야 했는데 안 좋은 모습도 보여드린 것 같다. 죄송하다. 팬들에게는 유쾌하고, 선수보다는 푸근한 옆집 형으로 기억해 주시면 감사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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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민.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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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민. 사진(창원)=이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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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어떤 지도자가 되고 싶나.

선수들이 스스럼없이 다가오는 지도자가 되고 싶은데, 선배들이 막상 가면 안 된다고 하더라(웃음). 그러나 난 될 것이다. 어떻게 보면 선수를 편하게 해주며, 움직임을 끌어내는 게 좋은 지도자라고 생각한다.

Q. 지도자 롤모델은.

김기태 감독님을 좋아한다. 남자답고 멋있다. 또 감독님들의 장점만 뽑아내, 나만의 스타일을 입혀 멋진 지도자가 되고 싶다.

창원=이정원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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