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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머리 뼈가 보이는데 구급차 탈 수 없다?' 대한축구협회의 황당한 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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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스포츠

경기 도중 선수가 머리 부상을 당해 피를 흘리는 중상을 입고도 구급차 아닌 일반 승합차로 병원에 이송되는 촌극이 벌어지면서 경기를 주관하는 대한축구협회를 향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7일 목포국제축구센터에서 열린 2024 K3리그 FC목포와 강릉시민축구단과의 경기에서 전반 35분 강릉 선수단 주장 박선주가 공중볼 경합 과정에서 상대 선수와 충돌에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머리 부상으로 선수가 쓰러지자 주심은 팀 의료진을 불렀고 응급처지 후 박선주는 들것에 실렸다. 하지만 4명의 유소년 선수들이 버거워하며 간신히 박선주를 사이드라인 밖으로 옮겼다.

이후 박선주는 경기장에 대기 중이던 구급차가 아닌 승합차에 몸을 싣고 인근 지정 병원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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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시민축구단 관계자는 MHN스포츠와 통화에서 "당시 양 팀 의료진이 (박선주가) 인근 지정 병원에 가야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그런데 경기 감독관이 구급차가 한 대뿐이라 경기 진행을 위해서 이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구단의 승합차로 박선주를 병원으로 옮겼다"고 밝혔다.

이어 구단 관계자는 "지정 병원에 갔더니 봉합수술을 해야하는데 거기서는 할 수 없다고 말해 전남대병원 가라고 했다"면서 "그래서 다시 경기 감독관에게 연락해 구급차를 이용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런데 감독관은 해당 구급차 이용 시 왕복 3시간이 소요되기에 그동안 경기를 진행할 수 없게 된다면서 사용 불가를 통보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결정에 박선주는 구단이 긴급 공수한 사설 구급차에 몸을 싣고 전남대병원으로 향해 봉합 수술을 받았다.

대한축구협회의 국내 대회 승인 및 운영 규정에 따르면 공식 경기에 구급차와 예비용 일반차량을 배치해야 한다. 구급차가 장내를 벗어난 경우 경기를 진행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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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 깃발이 축구회관에 걸려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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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로축구연맹이 주관하는 K리그1과 K리그2는 경기마다 구급차를 최소 2대 배치한다. 대한축구협회가 주관하는 K3 이하 리그는 의무 배치가 1대이며 구급차가 긴급 후송으로 경기장을 떠날 것을 대비해 예비 차량을 준비하게 돼 있다.

다만 협회는 심정지 또는 의식이 없는 경우에 한해 구급차를 이용하고 이밖에는 예비 차량을 이용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강릉 구단 관계자는 "현재 박선주는 수술 후 회복해 구단에 복귀했다"고 전한 뒤 "사고 다음날 대한축구협회 측에 비용 처리 등으로 문의를 했더니 전례가 없다며 비용을 부담할 수 없다고 답했다고 말해 하는 수 없이 구단에서 구급차 이용료를 처리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박선주는 충돌 이후 뇌진탕 증세로 수술을 받을 때까지 과정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며 "협회는 선례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선수 보호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규정과 자세를 고쳐야 할 필요가 있다"고 호소했다.

사진=박선주 가족 SNS, 대한축구협회 유튜브 채널(KFATV_LIVE) 중계화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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