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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야구장에서 할 것은 해야 해”…오재원 약물 대리 처방 논란에도 차분히 경기 준비 중인 두산 선수단 [MK잠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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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원 약물 대리 처방 논란에도 두산 베어스 선수단은 차분히 경기를 준비하고 있었다.

이승엽 감독이 이끄는 두산은 2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강인권 감독의 NC 다이노스와 2024 프로야구 KBO리그 정규시즌 홈 경기를 치른다.

현재 두산의 분위기는 다소 좋지 않다. 전 소속 선수인 오재원의 약물 대리 처방 논란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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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미팅을 가지고 있는 두산 선수단. 사진(잠실 서울)=이한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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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오재원이 3월 21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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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원의 전 소속팀 두산은 4일 8명의 소속 선수가 오재원에게 수면제 대리 처방을 했다고 한국야구위원회(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신고했다.

오재원은 마약 필로폰 투약혐의로 구속됐으며, 그 수사 과정에서 필로폰 뿐 아니라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된 수면제를 불법 과다 매수한 혐의도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는 두산 후배들을 협박해 ‘스틸녹스정’(졸피뎀 성분의 수면유도제)을 대리 처방하는 ‘불법 행위’를 강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두산 구단은 오재원 문제가 불거진 3월 말 경 자체 조사를 진행해 관련 사실을 파악했고, 해당 선수들은 현재 경찰 수사에 성실하게 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007년 두산에 입단해 2022년까지 1571경기에서 타율 0.267(4321타수 1152안타) 64홈런 521타점 289도루를 올린 프랜차이즈 스타 오재원이 순식간에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으로 전락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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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그러진 영웅이 되 버린 오재원.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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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원은 대부분 팀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선수들에게 폭언, 협박 등을 앞세워 강압적으로 대리처방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부분이 정상참작이 될 수 있지만, 마약성 약품을 대리처방 받아주는 것은 중범죄에 해당하는 사안이다. 수사 진행에 따라 재판과 형사처벌을 받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최악의 경우 현역 선수 8명이 모두 전력에서 이탈하는 초대형 악재가 터질 수도 있다.

그럼에도 두산 선수단은 차분했다. 오후 3시가 가까워진 시간 이들은 박흥식 수석 코치의 주도 아래 그라운드에 모여 미팅을 진행했다.

이후 만난 두산의 한 고참 선수는 “그냥 야구장에서 똑같이 하자고 했다. 주장 (양)석환이가 하던 대로 하자고 했다”며 “어쩔 수 없는 일이고,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짚고 넘어가야하지만 야구장에서 할 것은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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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을 이끄는 이승엽 감독. 사진=천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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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령탑 이승엽 감독도 “(박흥식) 수석 코치께서 미팅을 했다. 벌어진 일은 벌어진 일이고, 우선 경기를 해야 한다. 나름대로 구단에서 수습을 하실 것이고, 팬 여러분들께서 또 경기장에 오시기 때문에 좋은 경기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경기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도록 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이 감독은 “야구계에서 이런 일이 벌어져서 안타깝다. 구단으로부터 들은 바로는 (8명이) 자진 신고했고, 규정과 원칙에 따라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며 “경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세세한 부분까지는 듣지 못했다. 우리 선수들이 그런 문제에 연관돼 있다는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 빨리 (팀 분위기가) 제자리로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끝으로 이승엽 감독은 야구 선배이자 야구인으로서 죄송하다는 뜻도 내비쳤다. 그는 ”모든 것이 야구 선배들의 잘못이다. 후배들 입장에서 선배들이 잘못한 것이다. 후배들이 이런 일에 연루됐다는 것에 대해 야구 선배로서 면목이 없다“고 고개를 숙였다.

한편 두산은 이날 정수빈(중견수)-허경민(3루수)-양의지(포수)-김재환(지명타자)-강승호(2루수)-양석환(1루수)-헨리 라모스(우익수)-박준영(유격수)-조수행(좌익수)으로 타선을 꾸렸다. 선발투수는 우완 최준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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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감독은 23일 잠실 NC전을 앞두고 고개를 숙였다. 사진=천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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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서울)=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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