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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켈리 격분→벤치 클리어링에도 흔들림 없다…롯데 선배들도 "네가 하고싶은 야구해" 격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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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잠실, 윤욱재 기자] 롯데가 천신만고 끝에 8연패의 수렁에서 탈출했다. 롯데는 지난 1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LG와의 방문 경기에서 9-2 완승을 거두고 오랜만에 승리의 달콤함을 맛봤다.

이날 롯데가 적중한 승부수는 바로 황성빈을 선발로 기용한 것이었다. 최근 주전으로 계속 나왔던 외야수 김민석이 타율 .179에 타점 1개로 부진을 거듭하자 롯데는 황성빈 카드를 꺼내 들었다.

황성빈은 1회초 첫 타석부터 우전 안타를 터뜨리면서 공격의 활로를 뚫었다. LG 선발투수 케이시 켈리와 9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안타를 생산한 것이다. 1루에 나간 황성빈은 빅터 레이예스의 타석 때 주저하지 않고 2루로 뛰었고 결국 도루를 성공하면서 팀에 득점권 찬스를 안겼다. 마침 레이예스는 2루수 방면으로 타구를 날렸고 황성빈은 3루를 지나 홈플레이트까지 향하는 과감한 주루 플레이를 선보였다. 한마디로 '발로 만든' 득점이었다.

황성빈은 고영민 3루 주루코치의 사인만 보고 전력질주를 감행했다. "고영민 코치님의 사인만 보고 갔기 때문에 솔직히 상대 2루수가 타구를 잡았는지 안 잡았는지도 몰랐다"는 황성빈은 "고영민 코치님이 만들어준 득점"이라고 고영민 코치에게 공을 돌렸다. 황성빈이 선취 득점을 올리면서 기세가 오른 롯데는 전준우의 좌중간 적시 2루타로 1점을 추가하며 기분 좋게 2-0 리드를 따낼 수 있었다.

황성빈은 3회초 다시 타석에 들어섰고 볼카운트 1B 2S에서 4구째 3루 방면으로 파울 타구를 날렸다. 그런데 황성빈이 타석으로 천천히 복귀하자 투수 켈리가 불편한 심기로 이를 바라봤다. 우전 안타를 터뜨리고 또 한번 출루에 성공한 황성빈은 켈리의 1루 견제 악송구에 힘입어 2루에 진루했으나 후속타 불발로 득점은 실패했다. 그런데 이닝이 끝나는 순간, 켈리가 황성빈을 향해 언쟁을 벌이면서 격분하는 모습을 보였고 결국 양팀 선수들이 모두 그라운드로 나오면서 벤치 클리어링이 발생하고 말았다. 경기 후 황성빈은 켈리와의 언쟁에 대해 "상대 투수가 나를 쳐다보면서 이야기를 하길래…"라고 당시를 떠올렸지만 "별로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라며 끝내 말을 아꼈다.

롯데는 7회초 대거 6득점을 올리면서 쐐기를 박았는데 무사 2루 찬스에서 황성빈의 타구를 잡지 못한 유격수 오지환의 실책이 결정적이었다. 오지환의 입장에서는 3루로 향하는 2루주자 윤동희는 물론 1루로 향하던 황성빈의 빠른 발도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었다. 이어 레이예스가 2루수 방면으로 타구를 날렸고 2루수 신민재가 잡아 직접 2루를 밟았지만 결과는 세이프였다. 황성빈의 발이 더 빨랐던 것이다. 빠른 발을 가진 주자의 위력을 또 한번 실감한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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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의 8연패 탈출에 앞장선 황성빈은 "연패 기간이 길어졌다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오랜만에 선발 출전한 경기에서, 홈에 돌아가기 전에 연패를 끊을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라고 소감을 남기면서 오랜만에 선발로 출전한 것에 대해서는 "솔직히 백업으로 뛰고 싶어서 야구를 시작한 사람은 없지 않나. 올 시즌을 백업으로 시작했는데 김주찬 코치님과 임훈 코치님이 '언제든지 나갈 수 있으니 절대 놓지 말아라'는 말씀을 해주셨고 평소에 경기 끝나고도 많은 도움을 주셨다. 내가 출루할 수 있었던 것은 코치님들 덕분"이라고 김주찬 타격코치와 임훈 타격코치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황성빈이 1루에만 나가도 상대 배터리는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다. 한마디로 우리 편이면 최고의 선수이지만 상대 입장에서는 짜증이 날 수도 있는 유형의 선수다. 황성빈은 "누가 나를 봐도 '열심히 안 한다'라고 하는 사람은 1명도 없다고 생각한다. 그냥 열심히 하는 이미지가 상대 입장에서는 불편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나도 그런 부분을 이것저것 신경 쓰면은 제가 준비한 것을 아예 할 수 없다고 생각해서 최대한 신경을 쓰지 않으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팀 선배들도 '네가 하고 싶은 야구를 하는 게 좋은 것이다'라면서 많이 밀어주시고 응원해 주신다"라는 황성빈은 "내가 상대팀에서 조금이라도 더 신경을 쓰이게 하는 이미지이니까 그것을 이용하려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자신의 야구 스타일을 고수하면서 팀 승리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롯데는 다른 팀에 비해 기동력이 그리 돋보이는 팀은 아니다. 황성빈이라는 카드마저 없었다면 롯데의 기동력은 '전멸'을 했을지도 모른다. 황성빈은 롯데에서 몇 안 되는 그린라이트를 가진 선수다. "그린라이트를 가진 선수는 황성빈과 장두성 정도"라는 것이 김태형 롯데 감독의 말.

황성빈은 올해 18타석만 소화했고 안타 개수도 3개가 전부이지만 도루는 벌써 9개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도루 실패 개수가 1개도 없다는 점이 눈에 띈다. "그동안 내가 가지고 있는 주력에 비해 도루 실패 횟수가 많았다. 1~2년차 시절에는 김평호 코치님과 같이 많은 준비를 했고 올해는 고영민 코치님, 유재신 코치님과 만나서 터득한 것이 합쳐져서 이제는 내 것이 만들어진 느낌이 있다"라는 황성빈은 "주루는 그래도 자신이 있다. 아직 몇 차례 뛰지 않았다. 더 뛰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렇다. 100% 도루 성공률을 자랑하는 황성빈이 뛰는 장면이 많아질수록 롯데의 승리 확률도 더욱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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