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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30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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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G, 극적인 UCL 4강 진출...그러나 이강인은 마냥 웃을 수 없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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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생제르맹(PSG)이 바르셀로나에 4-1 역전승을 거두고 극적인 3시즌만의 UCL 준결승행을 확정했다. 하지만 최근 입지가 줄어든 이강인(23)으로선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경쟁자들이 UCL 8강전서 맹활약하면서 자칫 구단의 새 역사 작성에선 조연으로 밀려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이강인의 한국 선수 역대 4번째 UCL 준결승 출전 가능성이 높아졌다. PSG는 17일 오전 4시(한국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에스타디 올림픽 루이스 콤파니스에서 열린 2023-24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서 4-1로 승리했다. 이로써 PSG는 1차전 패배로 2-3 열세였던 합계스코어를 6-4로 역전, 극적인 시리즈 승리로 거두고 준결승행 열차를 탔다.

PSG의 UCL 4강 진출은 2020-21시즌 이후 3시즌만이다. 과거 리오넬 메시(마이애미), 네이마르(알힐랄) 등의 세계 최고의 공격진을 보유하고도 역대 UCL 최고 성적이 준우승(2019-20시즌)에 그쳤던 PSG의 입장에선 올해 구단의 새로운 역사를 쓸 채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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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생제르맹 이강인. 사진=AFPBBNews=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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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G는 극적인 역전승으로 3시즌만에 UCL 4강행을 확정했다. 하지만 2차전 이강인은 교체로 20분여 시간 동안 출전하는데 그쳤다. 사진(바르셀로나, 스페인)=AFPBBNews=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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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으로 대진운도 좋다. PSG는 준결승에서 독일 분데스리가의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상대하게 된다. 도르트문트는 8강전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합계 스코어 5-4로 꺾고 대역전극을 썼다. 1차전서 1-2로 패했던 도르트문트는 2차전 홈에서 치른 경기서 4-2 대승을 거두고 극적으로 4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현재 분위기는 좋지만 상대적으로 8강에 올랐던 상대 가운데선 약체로 꼽힌다. PSG의 반대편8강 대진표에서 독일 분데스리가의 거함 바이에른 뮌헨과 프리미어리그 우승 경쟁 중인 아스널이 그리고 현재 프리미어리그 1위 맨체스터시티와 프리메라리가 1위 레알 마드리드가 치열하게 경쟁 중인 것을 고려하면 가장 전력이 약세인 상대를 만나게 된 것만은 분명하다.

현재 UCL 우승 확률이 가장 높은 레알 마드리드와 맨시티를 4강에서 피하게 됐다는 것만으로도 PSG의 결승행과 우승 도전에 희망을 키우는 요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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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생제르맹 루이스 엔리케 감독. 사진=AFPBBNews=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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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엔리케 PSG 감독 또한 경기 종료 후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현지 언론과 인터뷰서 엔리케 감독은 “우리가 홈에서 진 이후 원정에서 시리즈 승부를 뒤집은 적이 있었나. 1차전 패배 이후 절대 지지 않는다는 확신 속에 2차전에 임했다. 우리 선수들은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자신감을 잃지 않고 전진했다”며 대역전극을 이끈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그러면서 엔리케 감독은 “감독으로서나 선수로서 최고의 기쁨은 한 가지 목표를 갖고 노력한 이들 모두를 만족시켜, 그들을 끝내 기쁘고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PSG 구단과 팬들을 위해 특별한 일을 해냈다는 성취감은 대단히 기쁘고 짜릿하다. 우리는 결승 진출을 위해 힘을 하나로 모아 잘 준비하겠다”며 결승행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이강인도 PSG의 일원으로서 최근 가장 기쁜 마음을 전했다. 17일 경기 종료 후 이강인은 SNS에 승리 이후 기념 사진 2장을 게시하며 준결승행에 대한 기쁨을 표현했다. 승리 이후 선수들과 기뻐하고 있는 모습을 올린 이강인은 “(챔피언스리그)준결승 진출 자격을 얻은 굉장한 밤입니다. 서포터 여러분 감사합니다”라는 글을 프랑스어로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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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강인 SNS


이날 경기 후반 32분 교체 출전한 이강인은 후반전 추가시간 7분 포함 약 20분 정도 경기장을 누볐다. PSG가 합계 5-4로 리드를 잡은 상황 안정적으로 팀의 볼을 지켜내는 한편 바르셀로나의 역습 시도를 막아내는데 기여했다.

이강인은 이날 패스 성공률 100%(13/13), 기회 창출 1회, 지상 볼 경합 승률 100%(2/2) 등을 기록했다. 축구 통계 전문 사이트 풋몹은 이강인에게 무난한 평점 6.7점을 매겼고, 멀티골을 넣은 음바페가 양 팀을 통틀어 가장 높은 9.2점을 받았다.

문제는 PSG의 UCL 4강행의 과정에 1~2차전을 거치면서 이강인의 역할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앞선 1차전서 이강인은 중원에서 뛰며 후반 6분 비티냐의 득점에 기여하는 등 선발로 활약했다.

당시 이강인은 후반 16분 워렌 자이르-에메리와 교체될 때까지 이강인은 패스 성공률 94%(32회 성공/34회 시도), 키 패스 3회, 유효 슈팅 2회, 리커버리 2회 등의 지표를 기록하며 활약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차전 엔리케 감독의 선발 중원 선택은 파비안 루이스-비티냐-자이르 에메리였다. 그리고 이날 경기의 MVP인 비티냐는 후반 10분 환상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2-1로 경기를 역전시키는 만회골을 터뜨리는 등 맹활약했다. 1차전 득점에 이은 2경기 연속 득점으로 중원에서 확실한 자리를 차지한 비티냐다.

현실적으로 이강인이 그런 비티냐의 자리를 대신하긴 힘들다. 그렇기에 루이스 혹은 자이르-에메리 또는 측면 공격 자원과 경쟁을 펼쳐야 할 상황이다. 문제는 UCL 1,2차전서 브래들리 바르콜라와 우스망 뎀벨레가 뛰어난 모습을 보였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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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L 8강 2차전 선발 멤버에서 제외된 이강인. 사진(바르셀로나, 스페인)=AFPBBNews=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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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콜라는 1차전서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교체 투입된 이후 측면의 활력을 불어넣은데 이어 2차전에선 왼쪽 윙포워드로 선바 출전해 후반 이강인과 교체될 때까지 도움을 기록하며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뎀벨레는 나아가 1차전 득점에 이어 2차전에선 우측 윙포워드로 출전해 사실상 PSG 공격을 이끌었다. 득점에 이어 페널티킥까지 유도하는 등 PSG 공격진 가운데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현재로선 음바페와 함께 가장 확실한 선발 자원이라고 볼 수 있다.

뎀벨레를 대신해 종종 리그나 컵대회 등에서 우측 공격수로도 선발 출전한 바 있는 이강인이지만 UCL 준결승에서 해당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은 매우 낮은 상황이다.

중원의 다른 선수들 역시 마찬가지다. 자이르-에메리는 PSG 중원의 미래인 동시에 프랑스 국가대표팀에서도 가장 주목하고 있는 신성이다. 또한 루이스는 다양한 경험을 가진 베테랑 미드필더로 킥과 패스 등에서 확실한 장점을 갖고 있어, 엔리케 감독이 선호하는 자원이다.

1차전 부진으로 전술 실패 원흉으로 꼽힌 마르코 아센시오, 중원 미드필더 가운데 수비력에선 가장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마누엘 우가르테 등도 UCL 준결승전에서 이강인과 선발 경쟁을 펼칠 수 있는 자원들이다. 상대적으로 교체 자원으로 꼽히는 이들과 비교해 이강인의 입지가 더 단단한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확실한 우위에 있다고 낙관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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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생제르맹 이강인. 사진=AFPBBNews=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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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 공백 후 복귀한 이강인은 여전히 엔리케 감독의 신임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전과 비교해 교체로 나서는 빈도도 잦아졌고 출전 시간 또한 예전만큼 길지 않은 편이다. PSG가 리그-FA컵(쿠프 드 프랑스)-UCL까지 트레블에 도전하고 있는 만큼 계속해서 기회를 얻을 확률이 높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PSG의 남은 일정 중 가장 중요한 대회가 될 UCL에서 확실히 입지를 다져가지 못한다면 최근 활약이 뛰어난 선수들에게 먼저 선발 기회를 내줄 수 있는 상황이다.

물론 출전 가능성 자체는 높다. 엔리케 감독과 코칭스태프진이 이강인의 기술적 역량과 차별성을 충분히 인정하고 있는만큼 교체 출전 가능성까지 포함하면 출전 확률 자체는 높다.

그렇게 된다면 역대 한국인 선수 가운데 4번째 UCL 준결승 출전이 된다. 앞서 2004-05시즌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서 뛰던 이영표가 UCL 4강에서 최초로 뛴 이후 2010-11시즌 박지성이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으로 4강전에 출전한 바 있다. 가장 최근에는 2018-19시즌 토트넘의 손흥민이 UCL 4강 무대를 누빈 게 마지막이었다.

올 시즌 국내 선수들의 소속팀 가운데 이강인의 PSG가 UCL 준결승행을 확정했고, 김민재가 소속된 바이에른 뮌헨이 18일 아스널과 준결승행을 두고 8강 2차전을 치를 전망이다.

만약 김민재의 뮌헨이 준결승에 진출하더라도 현재 입지가 단단하지 않다는 점에서, 올 시즌 이강인이 UCL 준결승에서 선발로 활약할 유일한 희망이 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결국 이강인의 입장에선 다가올 PSG의 경기들에서 확실한 활약을 통해 UCL 선발 출전에 대한 무력 시위와 함께, 분명한 임팩트로 눈도장을 찍는 방법밖에는 없을 전망이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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