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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⅔이닝 3실점' 고우석, 시범경기 마지막 등판 블론 세이브…슬럼프 장기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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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미국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고우석이 미국 복귀 후 첫 실전등판에서도 반등하지 못했다. 본토 개막전 로스터 진입 불발에 이어 2024 시즌 초반 빅리그 콜업 자체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고우석은 27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시애틀 매리너스와 홈 경기에서 ⅔이닝 3피안타 1볼넷 1탈삼진 3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고우석은 샌디에이고가 5-4로 앞선 9회초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벤 윌리엄슨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산뜻하게 출발했다. 초구 148km짜리 직구가 볼이 됐지만 143km짜리 컷 패스트볼로 연이어 스트라이크를 잡았다. 4구째 131km짜리 낙차 큰 커브로 윌리엄슨의 방망이를 끌어내면서 첫 번째 아웃 카운트를 손에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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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고우석은 1사 후 제이크 안치아에게 안타를 허용했다. 초구 131km짜리 커브 볼이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났고 2구째 142km짜리 컷 패스트볼이 스트라이크 존 한 가운데로 몰리면서 3루 강습 안타로 안치아를 1루에 내보냈다.

고우석은 이어 악셀 산체스에게 안타를 내줘 1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풀카운트에서 던진 151km짜리 직구가 2루수와 우익수 사이에 떨어지는 빗맞은 안타로 연결됐다.

고우석은 일단 빌 나이트를 2루수 뜬공으로 잡고 한숨을 돌렸다. 원 볼 투 스트라이크에서 바깥쪽 높은 150km짜리 하이 패스트볼로 승부했다. 나이트가 배트 중심에 정확히 컨택하지 못하면서 힘겹게 두 번째 아웃 카운트를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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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고우석은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2사 1·2루에서 R.J. 슈렉에게 우전 안타를 맞으면서 2루 주자가 홈 플레이트를 밟았다. 샌디에이고의 5-4 리드는 5-5 동점으로 바뀌었다.

고우석은 투 볼 투 스트라이크에서 151km짜리 직구로 승부했지만 스트라이크 존 가운데로 몰리는 실투가 나왔다. 슈렉이 가볍게 방망이를 돌렸고 타구는 내야를 빠져나갔다.

고우석은 동점 허용 후 안정을 찾지 못했다. 계속된 2사 1·3루에서 브록 로덴을 볼넷으로 1루에 출루시키면서 상황이 2사 만루로 악화됐다. 컨트롤이 급격하게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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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 수비도 덩달아 흔들렸다. 2사 만루에서 에이든 스미스에게 투 볼 투 스트라이크에서 142km짜리 컷 패스트볼로 평범한 유격수 땅볼을 유도했지만 팀 동료 레오달리스 더 브리스의 1루 송구 실책이 나오면서 3루 주자, 2루 주자가 득점했다. 스코어는 샌디에이고의 5-7로 뒤집혔다.

샌디에이고 벤치는 고우석이 더는 투구를 이어가기 어렵다고 판단, 투수를 미치 밀러로 교체했다. 밀러가 후속타자 루이스 서쉬벨을 투수 직선타로 잡아내면서 길고 길었던 시애틀의 9회초 공격이 끝났다.

샌디에이고는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한 점을 만회하기는 했지만 6-7로 무릎을 꿇었다. 비록 시범경기이기는 하지만 기분이 좋을 수 없는 역전패를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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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석의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최종 성적은 6경기 5이닝 11피안타 9실점 7자책 2패 평균자책점 12.60이다. 미국 야구의 높은 벽을 실감한 가운데 당분간 마이너리그에서 구위 회복에 전념하게 됐다.

고우석은 2017년 LG 트윈스에 입단하며 프로 커리어를 시작한 뒤 지난해까지 KBO리그 통산 354경기 368⅓이닝 19승 26패 139세이브 6홀드 평균자책점 3.18의 기록을 남겼다.

고우석은 프로 데뷔 3년차였던 2019 시즌 LG의 마무리 투수 자리를 꿰찬 뒤 KBO리그를 대표하는 파이어 볼러 클로저로 성장했다. 2022년 61경기 60⅔이닝 4승 2패 42세이브 평균자책점 1.48로 세이브왕 타이틀을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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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석은 하지만 2023년 잔부상 속에 44경기 44이닝 3승 8패 15세이브 평균자책점 3.68로 다소 주춤했다. 소속팀 LG가 1994년 이후 29년 만에 정규리그 1위에 올랐지만 고우석은 100% 만족하기 어려운 성적표를 받았다.

고우석은 2023 시즌을 마친 뒤 예상치 못했던 메이저리그 진출 도전 의사를 밝혔다. LG는 고우석의 의사를 존중, 포스팅을 허락했다.

샌디에이고는 고우석의 젊은 나이와 구위, 다양한 변화구 구사 능력을 높게 평가해 포스팅 계약을 성사시켰다. 고우석은 지난 1월 샌디에이고와 계약기간 2년, 보장 금액 450만 달러(약 58억 9000만 원)에 도장을 찍었다. 2024년과 2025년 연봉은 각각 175만 달러, 225만 달러로 고우석과 샌디에이고 구단의 상호 동의로 옵션 실행 시 고우석은 2026년 연봉 300만 달러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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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션이 실행되지 않을 경우 고우석은 바이아웃 금액 50만 달러를 수령한다. 2024~2026년 인센티브 금액까지 포함하면 최대 940만 달러를 받을 수 있다.

고우석의 계약 규모가 거액으로 볼 수는 없지만 지난해 메이저리그 불펜 투수들의 평균 연봉이 231만 8772달러(약 30억 3400만 원)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샌디에이고는 고우석의 가치를 어느 정도는 인정해 줬다.

고우석은 2025 시즌부터 마이너리그 강등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올 시즌은 상황이 다르다. 쉴트 감독과 구단의 지시에 따라 어느 무대에서 공을 던질지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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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는 2023 시즌까지 팀의 클로저를 책임졌던 조쉬 헤이더를 스토브리그에서 잃었다. FA 자격을 취득한 헤이더는 휴스턴 애스트로스로 둥지를 옮겼다.

샌디에이고는 헤이더의 빈자를 저비용 고효율로 메우려는 전략을 세웠다. 일본프로야구 최고 마무리 투수였던 마쓰이 유키를 4년 총액 2800만 달러(약 371억 원)에 영입했다. 이어 KBO리그를 대표하는 우완 파이어볼러 클로저 고우석을 데려왔다.

고우석은 샌디에이고와 계약 직후 2024 시즌 1차 목표를 개막 로스터 진입으로 설정했다. 하지만 시범경기의 연이은 부진 속에 기회를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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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는 지난 20~21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LA 다저스와 2024 시즌 정규리그 개막 2연전을 치렀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추구하는 '야구의 세계화'에 맞춰 한국에서 처음으로 열린 메이저리그 공식 경기의 주인공이 됐다.

2024년 미국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공식 개막 2연전은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개최됐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초점을 맞추고 있는 '야구의 세계화'의 일환으로, 미국 50개 주와 캐나다 이외의 지역에서 메이저리그 역사상 9번째로 열리는 오프닝 시리즈였다.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한국 팬들 앞에서 게임을 펼쳤다.

하지만 고우석은 고척스카이돔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지난 18일 친정팀 LG 트윈스와의 연습경기에서 1이닝 2피안타 1피홈런 2탈삼진 2실점 난조가 결정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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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석은 LG전에서 샌디에이고가 5-2로 앞선 9회말 마운드에 올라 1사 1루에서 이재원에 2점 홈런을 허용했다. 153km짜리 직구가 통타당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마이크 쉴트 샌디에이고 감독은 결국 고우석을 26인 로스터에서 제외했다. 샌디에이고 구단 역시 "고우석이 마이너리그 트리플A 엘패소 치와와스로 이동한다"고 밝혔다.

일본인 동료 마쓰이 유키는 스프링 트레이닝 기간 경미한 허리 부상을 입기는 했지만 개막 직전 몸 상태를 회복, 서울시리즈 26인 로스터에 당당히 포함된 것과 대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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쉴트 감독은 지난 19일 "나도 개막 로스터 투수진을 꾸리는데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며 "(고우석을 비롯한 투수들의) 불펜 피칭을 지켜본 뒤 고우석을 제외했다. 고우석이 아직까지는 충분한 빌드업(Build-up)이 되지 않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고우석은 미국으로 돌아간 뒤에도 반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즌 개막 후 마이너리그에서 얼마나 빠르게 페이스를 되찾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고우석의 몸 상태에 큰 문제는 없는 상태다. 다만 지난 18일 LG전에서 이재원의 홈런을 맞은 153km짜리 직구가 통타당한 부분에서 볼 때 구속에 비해 100% 컨디션까지 끌어올리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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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석은 지난겨울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 도전에 나서면서 2024 시즌 준비가 다소 늦어졌다. 지난 1월초 샌디에이고행이 최종 결정된 뒤 계약을 마쳤지만 취업비자 발급 문제로 스프링캠프 출국과 팀 합류가 지연됐다. 쉴트 감독의 말처럼 빌드업이 부족했던 부분은 이 여파가 있어 보인다.

그러나 고우석이 샌디에이고의 2024 시즌 운영 구상에서 완전히 배제된 건 아니다. 샌디에이고 불펜 뎁스가 탄탄한 팀이 아니다. 고우석이 마이너리그에서 페이스를 끌어올린다면 빅리그 콜업의 문은 언제든 열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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쉴트 감독 역시 서울시리즈 기간 "고우석은 앞으로 정규시즌에 들어가면 우리 팀에 많은 기여를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고우석에게는 계속해서 열심히 하라고 했다. 나와 코칭스태프는 고우석에게 스프링 트레이닝 기간부터 (메이저리그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할 거라는 생각을 했다는 점을 전해줬다"고 설명해다.

또 "고우석은 지금까지 잘해주고 있지만 개선할점이 많다"며 "최상의 컨디션을 끌어올린다면 다시 (메이저리그)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낼 거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AP/AFP/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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