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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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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란 드디어 감격스러운 LPGA 투어 첫 승… 신인왕 예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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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뛰어든 유해란(22·다올금융그룹)은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꼽혔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신인왕 출신으로 4승을 쌓은 그는 지난해 말 LPGA 퀄리파잉 시리즈(Q시리즈)를 ‘수석’으로 통과하며 LPGA 투어 출전권을 따냈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유해란은 신인왕 레이스 1위를 달렸지만 안심을 할 수는 없었다. 경쟁자들이 이미 우승 맛을 본 반면, 유해란은 데뷔 첫승을 신고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예상하지 못한 경쟁자까지 새로 등장했다. 바로 중국계 로즈 장(20·미국)이다. 아마추어 최장기간 세계 1위 기록(141주)을 보유한 로즈 장은 지난 6월 미즈호 아메리카스오픈에서 LPGA 투어 72년 만에 프로데뷔전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워 단숨에 신인왕 후보에 가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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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란(왼쪽)이 1일(현지시각) 미 아칸소주 로저스의 피너클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 정상에 올라 샤오원인(중국)으로부터 축하받고 있다. 유해란은 최종 합계 19언더파 194타로 LPGA 첫 우승을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으로 장식했다.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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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이 없어 노심초사 애태우던 유해란이 드디어 감격적인 데뷔 첫승을 따내며 신인왕 굳히기에 들어갔다. 유해란은 2일 미국 아칸소주 로저스의 피너클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LPGA 투어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총상금 230만 달러) 3라운드에서 5언더파 66타를 쳤다. 최종합계 19언더파 194타를 적어낸 유해란은 리네아 스트롬(스웨덴)를 3타차로 제치고 20번째 출전대회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기쁨을 누렸다. 우승 상금은 34만5000달러(약 4억6000만원). 유해란은 이날 승리로 신인상 포인트 625점을 기록, 그레이스 김(호주·512점), 로즈 장(358점) 등 경쟁자들을 큰 점수차로 따돌려 사실상 신인왕을 예약했다.

한국은 2015년 김세영, 2016년 전인지, 2017년 박성현, 2018년 고진영, 2019년 이정은 등 5년 연속 신인왕 자리를 놓치지 않았지만 2021년 패티 타와타나낏(24), 2022년 아타야 티띠꾼(20) 등 태국 선수에게 2년 연속 신인왕을 넘겨줘 자존심을 구겼다. 지난해에는 안나린(27·메디힐)이 Q시리즈 1위에 올랐고 KLPGA 투어 간판스타 최혜진(24·롯데)까지 가세했지만 2승을 거둔 티띠군의 맹활약에 밀려 신인상 탈환엔 실패했다. LPGA투어에서 한국 선수 우승은 5월 고진영(28·솔레어)의 코그니전트 파운더스컵 제패 이후 5개월 만이다. 올해 LPGA 투어 한국 선수 우승은 고진영의 2승을 포함해 3승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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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란이 1일(현지시각) 미 아칸소주 로저스의 피너클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 정상에 올라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있다.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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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단체전 은메달을 땄던 유해란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단체전 은메달 소식이 전해진 다음 날 첫 우승을 신고했다. 유해란은 “미국 생활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다. 우승할 수 있을지 의구심도 가졌지만 나 자신을 믿고 경기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이른 아침부터 한국에서 지켜보고 응원해준 부모님과 팬들에게 감사한다”고 벅찬 소감을 전했다. 유해란은 이어 “시즌을 시작하기 전에 신인왕이 목표였다. 첫 우승을 했지만 여전히 신인왕이 가장 큰 목표”라며 신인왕을 욕심을 드러냈다.

이 대회 전까지 톱10에 5차례 들었지만 우승 문턱을 넘지 못했던 유해란은 이번 대회에서 무결점에 가까운 플레이를 선보이며 단 한차례도 선두를 놓치지 않은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을 일궜다. 2타차 선수로 최종라운드를 맞은 유해란은 초반에는 흔들렸다. 1번 홀(파4)에서 기분 좋은 버디를 떨궜지만 2번 홀(파5) 보기에 이어 5번 홀(파4)에서 1타를 더 잃었다. 이에 42개 홀 노보기 행진도 중단됐다. 이 틈을 타 김세영, 신지은, 그리고 해나 그린(호주), 스트롬 등이 치고 올라왔다. 홀이 바뀔 때마다 선두가 바뀌는 혼전 속에 우승 경쟁에서 탈락하는 듯했던 유해란은 10번 홀(파4) 버디로 분위기를 바꿨다. 그린 앞까지 티샷을 보낸 뒤 칩샷으로 2m 거리에 붙여 버디 퍼트를 집어 넣었다. 12번 홀(파3)에서 1타를 더 줄여 빼앗긴 선두 탈환에 시동을 건 유해란은 14번 홀(파5)에서 7번 아이언으로 볼을 홀 1m 옆에 떨군 뒤 침착하게 이글 퍼트를 성공시켜 단숨에 단독 선두에 복귀했다. 유해란은 가장 어려운 16번 홀(파4)에서 5m 버디를 잡아 사실상 승부를 갈랐고 2타 앞선 채 맞은 18번 홀(파5)에서도 버디로 우승을 자축했다. 김세영과 신지은은 공동 3위(15언더파 198타)에 올랐다.

최현태 선임기자 htch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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