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스카우트 출신인 성민규 신임 단장은 메이저리그식 구단 운영을 통해 선수단 체질 개선에 나섰다. 각종 첨단 장비가 등장했고 새로운 훈련 방식도 과감하게 도입했다. 과연 그 시도가 어떤 답을 내놓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성공의 열쇠는 마운드가 쥐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전준우가 잔류하고 안치홍이 영입된 타선은 지난 해보다 높은 생산력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2020시즌 롯데 자이언츠 마운드는 물음표 투성이다. 사진=MK스포츠 DB |
마운드는 다르다. 선발 불펜 할 것 없이 모두 물음표가 달려 있다. 상수보다는 변수가 더 많은 구성이기 때문이다.
일단 외국인 투수 두 명이 모두 교체됐다. 애드리안 샘슨과 댄 스트레일리를 영입했다. 미국에서 나름 성과가 있었던 투수들이기는 하지만 한국 무대 적응은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
토종 선발진이 확실히 뒷받침을 해준다면 짐을 덜어줄 수 있겠지만 그런 것도 아니다.
1년을 쉬고 복귀하는 노경은과 팔꿈치 수술 경력의 박세웅, 고졸 2년차인 서준원이 나머지 로테이션을 채울 것으로 보인다.
모든 선발 투수의 성적이 커리어 하이를 기록해야 타 팀과 상대해 볼만한 구성이 갖춰진다 할 수 있다.
물론 선발 야구가 어려워진다면 불펜의 힘으로 버티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롯데 불펜은 강하다고 하기 어렵다. 이 역시 모두 최고 성적을 찍는다는 보장이 없기에 더욱 허약해 보인다.
지난 시즌 불펜의 중심을 잡아줬던 마무리 손승락이 은퇴했고 FA 고효준과는 협상이 종료된 상태다.
새로 마무리를 맡게 될 유력 후보는 김원중이다. 김원중은 지난해 선발보다는 불펜에서 좋은 투구를 했다.
선발로는 평균자책점이 6.16이나 됐지만 불펜으로 나왔을 땐 2.45로 안정감 있는 투구를 했다.
불펜 투수로서 14.1이닝 밖에 던지지 않아 표본이 적긴 하지만 승계주자 실점도 제로였다. 꽤 쏠쏠한 불펜 투수였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마무리 투수라는 건 또 다른 차원의 이야기다. 단순한 불펜 투수와는 격이 다르다. 팀의 승리를 지켜야 하는 마무리 투수는 작은 것 하나부터 다시 시작해야 함을 의미한다.
만약 김원중이 흔들린다면 롯데 불펜은 전체적으로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박진형 구승민 진명호 박시영 오현택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리그 톱 클래스 성적을 내 본 경험이 있는 투수는 2018년 홀드왕 오현택 정도다. 그 역시 지난 해 부진한 성적으로 하향 곡선을 그렸다.
투수 교체를 효율적으로 가져가며 각 불펜 투수들의 단점을 보완하는 방법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초보 감독에 타자 출신인 허문회 감독이 경기마다 묘수를 꺼내들 수 있을지 역시 지켜봐야 답을 알 수 있다.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고 말한다. 시대가 바뀌고 야구에 대한 접근 방식이 혁명에 가깝게 달라지고 있지만 투수가 승리에 가장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만은 변하지 않고 있다.
롯데는 바로 그 마운드에 물음표가 많이 찍혀 있는 팀이다. 탈꼴찌를 넘어 더 큰 바람을 일으키는 것이 목표인 롯데. 하지만 팀에 보다 많은 승리를 가져다 줄 수 있는 투수진엔 물음표가 너무 많다.
롯데 투수들은 지난 겨울 흘린 땀을 결실로 맺을 수 있을까. 한 두명이 아닌 동시 다발적 각성이 필요한 상황. 과연 편견을 보기 좋게 날려버리며 보다 단단한 팀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위원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