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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물음표 투성이 롯데 마운드, 믿어도 될까 [정철우의 애플베이스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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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대대적인 개혁 작업에 들어갔다. 사장과 단장이 모두 바뀌었고 감독도 새로 선임했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출신인 성민규 신임 단장은 메이저리그식 구단 운영을 통해 선수단 체질 개선에 나섰다. 각종 첨단 장비가 등장했고 새로운 훈련 방식도 과감하게 도입했다. 과연 그 시도가 어떤 답을 내놓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성공의 열쇠는 마운드가 쥐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전준우가 잔류하고 안치홍이 영입된 타선은 지난 해보다 높은 생산력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매일경제

2020시즌 롯데 자이언츠 마운드는 물음표 투성이다. 사진=MK스포츠 DB


마운드는 다르다. 선발 불펜 할 것 없이 모두 물음표가 달려 있다. 상수보다는 변수가 더 많은 구성이기 때문이다.

일단 외국인 투수 두 명이 모두 교체됐다. 애드리안 샘슨과 댄 스트레일리를 영입했다. 미국에서 나름 성과가 있었던 투수들이기는 하지만 한국 무대 적응은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

토종 선발진이 확실히 뒷받침을 해준다면 짐을 덜어줄 수 있겠지만 그런 것도 아니다.

1년을 쉬고 복귀하는 노경은과 팔꿈치 수술 경력의 박세웅, 고졸 2년차인 서준원이 나머지 로테이션을 채울 것으로 보인다.

모든 선발 투수의 성적이 커리어 하이를 기록해야 타 팀과 상대해 볼만한 구성이 갖춰진다 할 수 있다.

물론 선발 야구가 어려워진다면 불펜의 힘으로 버티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롯데 불펜은 강하다고 하기 어렵다. 이 역시 모두 최고 성적을 찍는다는 보장이 없기에 더욱 허약해 보인다.

지난 시즌 불펜의 중심을 잡아줬던 마무리 손승락이 은퇴했고 FA 고효준과는 협상이 종료된 상태다.

새로 마무리를 맡게 될 유력 후보는 김원중이다. 김원중은 지난해 선발보다는 불펜에서 좋은 투구를 했다.

선발로는 평균자책점이 6.16이나 됐지만 불펜으로 나왔을 땐 2.45로 안정감 있는 투구를 했다.

불펜 투수로서 14.1이닝 밖에 던지지 않아 표본이 적긴 하지만 승계주자 실점도 제로였다. 꽤 쏠쏠한 불펜 투수였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마무리 투수라는 건 또 다른 차원의 이야기다. 단순한 불펜 투수와는 격이 다르다. 팀의 승리를 지켜야 하는 마무리 투수는 작은 것 하나부터 다시 시작해야 함을 의미한다.

만약 김원중이 흔들린다면 롯데 불펜은 전체적으로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박진형 구승민 진명호 박시영 오현택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리그 톱 클래스 성적을 내 본 경험이 있는 투수는 2018년 홀드왕 오현택 정도다. 그 역시 지난 해 부진한 성적으로 하향 곡선을 그렸다.

투수 교체를 효율적으로 가져가며 각 불펜 투수들의 단점을 보완하는 방법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초보 감독에 타자 출신인 허문회 감독이 경기마다 묘수를 꺼내들 수 있을지 역시 지켜봐야 답을 알 수 있다.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고 말한다. 시대가 바뀌고 야구에 대한 접근 방식이 혁명에 가깝게 달라지고 있지만 투수가 승리에 가장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만은 변하지 않고 있다.

롯데는 바로 그 마운드에 물음표가 많이 찍혀 있는 팀이다. 탈꼴찌를 넘어 더 큰 바람을 일으키는 것이 목표인 롯데. 하지만 팀에 보다 많은 승리를 가져다 줄 수 있는 투수진엔 물음표가 너무 많다.

롯데 투수들은 지난 겨울 흘린 땀을 결실로 맺을 수 있을까. 한 두명이 아닌 동시 다발적 각성이 필요한 상황. 과연 편견을 보기 좋게 날려버리며 보다 단단한 팀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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