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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성적·우승·메달’ 세 마리 토끼 잡고, 가자~ 미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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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시즌 준비하는 KIA 양현종

3대 좌완 중 마지막 미국행 도전

1선발인데 관례 깨고 주장 맡아

중앙일보

지난 9일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의 KIA 스프링캠프에서 캐치볼 하는 양현종. 올해는 출발이 순조롭다. [사진 KIA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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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한국 야구에는 3대 좌완 투수가 있다.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과 동갑내기 라이벌인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그리고 양현종(32·KIA 타이거즈)이다.

이제 한국에는 양현종뿐이다. 류현진은 2013년 미국에 건너갔고, 최근 토론토와 2023년까지 80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자타공인 팀의 에이스다. 2014년 메이저리그(MLB) 진출에 실패했던 김광현은 5년 만의 재도전에서 미국행에 성공했다.

양현종도 류현진, 김광현처럼 MLB에 가는 게 꿈이다. 2014년 포스팅을 통해 MLB 진출 가능성을 타진했지만, 조건이 만족스럽지 못했다. 꿈은 마음 한구석에 밀어뒀다. 그랬던 양현종이 이제 MLB 도전의 뜻을 드러냈다. 그는 “전부터 해외에 가고 싶었지만, 준비가 안 됐던 것 같다. 이제는 정말 도전해야 할 때라는 것을 느꼈다. 올해가 큰 무대에 도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잘 준비해서 반드시 가겠다”고 선언했다. 올 시즌 직후 자유계약선수(FA)가 되는 그는 MLB 문을 두드릴 계획이다. KIA도 그의 MLB 진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야구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될 한 해를 양현종은 착실하게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그는 가족의 건강 문제로 스프링캠프 때 제대로 훈련하지 못했다. 그 여파로 시즌 초반 최악의 부진에 빠졌다. 팀도 하위권으로 처쳤다. 올해는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에 차려진 스프링캠프에서 착실하게 훈련 중이다. “몸 만드는 것에만 중점을 두라”는 가족의 응원을 받은 그는 “작년보다 컨디션이 더 좋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영어 공부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양현종은 전에도 외국인 선수와 의사소통을 위해 영어 단어를 외웠다. 올해는 더 체계적으로 공부할 생각이다.

팀의 에이스로서 평소 모범적이었던 양현종은 스프링캠프에서도 변함없는 모습이다. 자신의 훈련이 끝나도 다른 선수들 훈련을 지켜보며 응원한다. 그런 모습을 본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은 양현종에게 올 시즌 주장을 맡겼다. 2007년 KIA에 입단해 14번째 시즌인데 주장을 맡는 건 처음이다. 주장은 선수 이견을 조율하고, 코칭스태프와도 잘 소통해야 한다. 선수단 안팎 대소사도 챙겨야 하는 등 일이 많다. 그래서 컨디션 관리가 중요한 선발 투수, 그것도 1선발에는 맡기지 않았다. 양현종도 처음엔 놀랐지만, 팀을 먼저 생각하는 성격상 선선히 받아들였다.

양현종은 미국으로 가기 전, KIA가 한 번 더 우승하는 걸 보고 싶다. 그는 KIA가 통합우승한 2017년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그러나 KIA는 다음 해 5위, 지난해에는 7위로 급전직하했다. 올해도 KIA는 우승 후보 중에 없다. MLB 워싱턴 내셔널스 감독 출신인 윌리엄스 감독이 부임했지만, 선수에는 눈에 띄는 전력 보강이 없다. 오히려 FA가 된 주전 2루수 안치홍이 롯데 자이언츠로 떠났다. 양현종은 “우리 팀이 하위권일 것이라는 예측이 많은데, 절대 그런 생각을 가진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양현종은 팀 성적과 함께, 야구 국가대표팀 성적도 책임져야 한다. 미국으로 떠난 김광현은 2020년 도쿄 올림픽 출전이 어렵다. 나눠맡던 에이스 역할을 양현종 혼자 떠맡아야 한다. 개인 성적부터 팀 우승, 올림픽 메달까지 이래저래 신경 써야 할 일이 많다. 꿈을 위해 미국행을 준비해야 하는 만큼 어느 해보다 중요한 한 해다. 그렇다고 그의 우선순위가 바뀌는 건 아니다. 그는 “개인 기록보다는 팀과 국가대표팀을 우선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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