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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사우디서 여자골프 대회 첫 개최···단 무조건 바지 입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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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 문제로 논란이 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여자 골프 대회가 처음으로 열린다. 하지만 선수들에게 의무적으로 바지를 입도록 요구할 것으로 알려져 문제가 제기될 가능성도 있다.

경향신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처음 열리게 될 유럽여자프로골프 대회 홍보 사진. LET 홈페이지 캡처


유럽여자프로골프 투어(LET)는 13일(한국시간) “2020년 3월 19일부터 나흘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로열 그린스 골프 앤드 컨트리클럽에서 총상금 100만달러 규모의 대회를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이 대회에는 LET 소속 선수 108명이 출전하며 전 세계 55개 이상의 나라로 중계방송될 예정이다. 총상금 규모는 LET 대회 중 메이저 대회를 빼면 두 번째로 크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여성 인권이 제한적인 것으로 유명한 나라다. 여성의 스포츠 경기장 입장과 운전이 지난해에야 허용됐고 지난 8월 여성이 외국으로 나갈 때 남성 보호자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 제도의 일부를 폐지했다. 또 식당 등에서 남녀 출입구와 자리를 따로 두도록 하는 성별 분리 규정도 이달 초에 폐지됐을 정도로 남녀 차별이 심한 나라다.

영국 신문 텔레그래프는 이날 “이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의무적으로 긴 바지를 입도록 요구받았다”고 보도했다. 사우디 왕실의 복장 규정을 지켜야 한다는 이유다.

LET 선수들은 치마나 반바지를 입고 경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사우디 왕실의 복장 규정을 지킬려면 평소 습관과는 다른 옷을 입게 되는 셈이다.

사우디에서는 지난주 프로복싱 헤비급 타이틀전이 열리는 등 최근 스포츠 이벤트가 많이 개최되고 있다. 글로벌 인권단체는 ‘사우디 정부가 스포츠 이벤트로 인권 문제를 세탁하려 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사우디는 지난 1월 이탈리아 프로축구 슈퍼컵을 열었고 내년 1월에는 스페인 슈퍼컵을 개최한다. 또 모터스포츠, 승마 등의 대회도 잇달아 개최한 바 있다.

김석 선임기자 s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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