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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이슈 버닝썬 사태

승리·정준영·최종훈, ‘단톡방 멤버들’의 추한 우정 [MK★결산-버닝썬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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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 김노을 기자

승리를 주축으로 구성된 이른바 ‘승리·정준영 단톡방’ 멤버들의 우정은 서로를 낭떠러지로 떠미는 추악함이었다.

시발점은 올 1월 세상에 알려진 클럽 버닝썬 사태였다. 그룹 빅뱅을 불명예 탈퇴한 승리가 사내이사로 재직했던 서울 강남의 클럽 버닝썬은 온갖 불법의 온상이었고, 승리를 주축으로 모인 단톡방 멤버들은 자신들의 잘못도 모른 채 제 무덤을 팠다. 여성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불법으로 성 관계를 촬영하고 유포한 일이, 그저 한순간 유희를 위해 행했던 그 범죄가 자신들의 평생을 옭아맬 거라는 의심은 단 한번도 하지 않은 듯하다.

버닝썬 게이트로 인한 여러 논란 그중에서도 성매매 알선 의혹이 불거지자 승리는 3월11일 돌연 은퇴를 선언했다. 그리고 이때 정준영의 불법 촬영 사실이 처음으로 세상에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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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를 주축으로 정준영, 최종훈 등이 포함된 ‘단톡방 멤버들’이 구성됐다. 사진=옥영화 기자


◇ 정준영, 예능 프로그램 촬영 중 급거

정준영이 ‘몰카 논란’에 휩싸였던 당시 그는 이미 3개의 예능 프로그램에 고정으로 출연 중이었다. 논란이 불거지자 정준영은 tvN ‘현지에서 먹힐까’ 시즌3 촬영 중 급히 귀국했고, 모든 프로그램에서 통편집 당했다.

정준영은 당시 소속사를 통해 “나에 관해 거론되고 있는 내용과 관련해 모든 죄를 인정한다. 동의 받지 않고 여성을 촬영하고 이를 SNS 대화방에 유포했고 그런 행위를 하면서도 큰 죄책감 없이 행동했다”고 시인했다.

정준영은 지난 2015년부터 수년에 걸쳐 상대 동의 없이 촬영한 성관계 영상 및 사진 등을 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절친 승리가 일련의 논란에 은퇴를 발표했듯 정준영도 모든 활동을 중단했다. 이후 승리와 정준영은 나란히 서울청 광수대에 출석해 경찰 조사를 받았다. 이들과 친분이 있던 최종훈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지만 당시 소속사 측은 “승리와 관련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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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와 정준영을 비롯 최종훈·로이킴·에디킴·이종현·용준형이 ‘단톡방 멤버’로 지목됐다. 사진=김재현, 김영구, 옥영화, 천정환 기자


◇ 승리·정준영→최종훈·로이킴·에디킴·이종현·용준형 ‘단톡방 멤버’ 지목

정준영이 불법 촬영한 영상을 유포한 ‘단톡방’은 폭탄이었다. 그 폭탄에는 승리와 정준영이 포함된 단톡방 뿐만 아니라 정준영이 속한 또 다른 단톡방의 최종훈, 로이킴, 에디킴, 이종현, 용준형, 강인, 정진운, 이철우 등 인기 가수 및 모델이 멤버들도 민낯을 숨기고 있었다.

로이킴과 에디킴은 최종훈과 함께 음란물 유포 혐의로 검찰에 송치돼 조사를 받기도 했으나 현재 미국에서 생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현과 용준형은 ‘단톡방 멤버’라는 사실이 알려지자마자 도망치듯 입대했고, 두 사람 모두 몸담았던 그룹을 탈퇴한 상태다.

이 과정에서 최종훈이 음주운전 후 경찰에 뇌물을 제안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고, 결국 기소의견으로 송치돼 벌금 250만원에 면허정지 100일 처분을 받았다. 그 역시 소속그룹 FT아일랜드를 불명예 탈퇴하고 소속사와 전속계약 해지됐다.

입건된 ‘단톡방 멤버들’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던 가운데 이들이 증거인멸을 하려던 정황이 포착됐다. 정준영은 휴대전화 초기화를 시도했고, 승리는 해당 멤버들이 있는 단톡방에서 휴대전화를 교체하라고 지시했다. 바로 이때 최종훈의 불법촬영 혐의가 추가로 더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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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영과 최종훈이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사진=옥영화 기자


◇ 단톡방 멤버들, 집단 성폭행 혐의로 재판行

정준영과 최종훈, 걸그룹 멤버 친오빠 권모씨, 버닝썬 MD 김모씨, 연예기획사 전 직원 허모씨로 구성된 ‘단톡방 멤버들’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는 피해자가 나타났다.

피해자는 지난 4월 이들을 고소했으며 다섯 명은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지난 2016년 1월 강원 홍천과 같은 해 3월 대구에서 여성을 만취시키고 집단 성폭행을 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 7월16일 첫 정식 공판에서 정준영과 최종훈 측은 성폭행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다만 성관계 여부에 대해 서로 다른 입장을 보였는데 정준영 측은 “성관계는 있었지만 합의된 것”이라고, 최종훈 측은 “성관계 자체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릇된 우정을 이어온 두 사람은 법정에 서자 완벽한 남, 오히려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됐다. 인간에 대한 존중은 안중에도 없어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만 바라본 정준영과 최종훈에 대해 재판부는 각각 징역 6년, 5년을 선고했다. 실형이 내려지자 이들은 엉엉 울었다. 그들이 쏟아낸 눈물이 참회인지 후회인지 반성인지 알 길은 없으나 평생 동안 피해자들에게 두고두고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아야 하는 건 자명한 이치다.

성범죄를 저지른 ‘단톡방 멤버들’에 대한 공판은 1심 선고에서 끝나지 않는다. 이들은 1심 선고에 불복해 항소장을 제출했고 검찰 역시 항소장을 제출했다. 나란히 항소심 재판을 받게 된 정준영과 최종훈 그리고 또 다른 ‘단톡방 멤버들’이 흘린 눈물에 부디 속죄의 마음이 담겨있기를 바라본다. sunset@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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