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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이슈 '한국 축구' 파울루 벤투와 대표팀

벤투호 캡틴 손흥민의 각오 "평양 원정, 놀러가는게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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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2차예선 소집훈련 시작… 10일 스리랑카전·15일 북한전

조선일보

가을 남자 - 축구 대표팀 소집 훈련이 시작된 7일 손흥민이 경기도 파주 NFC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에 놀러가는 게 아닙니다. 하지만 좋은 추억(승리)을 만들 수 있겠다는 기대는 합니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10일 화성에서 스리랑카와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2차전을 치른 뒤 15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북한과 3차전을 벌인다. 7일 파주 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소집 훈련을 시작한 '캡틴' 손흥민(27·토트넘)은 평양 원정에 쏟아진 관심에 대해 "북한에 가서 뭘 보고 그럴 여유는 없을 것 같다"며 "경기에만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3차전이 열리는 김일성경기장은 인조잔디 구장이다. 평소 천연잔디에서 뛰는 프로 선수들에겐 익숙하지 않은 환경이고, 잔디가 딱딱해 부상 위험도 상대적으로 높다. 손흥민은 "함부르크 유스 때 이후론 인조잔디에서 뛰어본 적이 없다"면서도 "언제 그런(북한 경기장에서의) 경기를 또 해보겠느냐"고 말했다.

소속팀 토트넘에선 펄펄 나는 손흥민은 대표팀에만 오면 득점력이 저조해 '손흥민 활용법'이 자주 도마에 오른다. 러시아월드컵 독일전 이후론 13경기 1골에 그치고 있다. 그는 지난달 투르크메니스탄과의 월드컵 예선 1차전(2대0 한국 승)에선 단 한 개의 유효 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최전방에서 득점을 노려야 하는 그가 지나치게 후방으로 내려온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에 대해 손흥민은 전략적인 선택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상대 밀집 수비 때문에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 내가 중앙으로 내려와서 플레이하면, 다른 선수들이 파고들 수 있는 공간이 생긴다"며 "대표팀엔 나 말고도 일대일 돌파 능력이 좋은 선수가 많아 내가 뒤에서 연결해주면 경기를 쉽게 풀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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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반가워요” - 7일 파주 NFC에서 권창훈(왼쪽)과 이강인이 함께 달리고 있다. /스포츠조선 정재근 기자


올 시즌 잘츠부르크에서 7골 10도움으로 물오른 경기력을 과시하고 있는 황희찬이 대표적이다. 손흥민은 "희찬이는 워낙 파괴력이 좋아 힘을 효율적으로 쓰면 더 위협적인 장면을 많이 만들 수 있다고 조언해주곤 한다"며 "최근 경험이 쌓이면서 더욱 자신감 있게 경기를 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이날 훈련에 참가한 선수 중엔 한때 '벤투의 황태자'로 불렸던 남태희(28·알사드)가 눈에 띄었다. 그는 작년 말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돼 아시안컵 명단에서 빠졌다가 11개월 만에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남태희는 "부상당할 때만 해도 '내가 다시 잘해서 대표팀에 들어올 수 있을까' 싶었는데 생각보다 빨리 복귀해서 기쁘다"며 "카타르월드컵엔 꼭 나가보고 싶다. 두 번 다시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번에 처음 A대표팀에 뽑힌 U-20 월드컵 준우승 멤버 이재익(20·알라이안)은 "평양에 가는 게 조금은 무섭지만 축구는 꼭 이겨야 한다"며 "살아서 돌아오는 게 목표"라고 농담조로 말해 취재진을 웃겼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대표팀은 이날 선수들의 피로도를 고려해 실내와 실외로 나눠 훈련을 진행했다. 주말 리그 출전 시간이 짧았던 황희찬과 이강인 등 12명이 밖에서 훈련을 소화했고, 손흥민 등 11명은 실내에서 회복에 집중했다.





[파주=윤동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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