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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자신감 회복한 KIA 터너 던지는 '맛'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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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KIA 외국인 투수 제이콥 터너가 23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전에 선발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제공 | KIA 타이거즈



[광주=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자신감을 회복한 KIA 외국인 투수 제이콥 터너가 2연속경기 퀄리티스타트(QS, 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로 팀의 시즌 첫 4연승을 이끌었다. 과제가 남아있지만 시즌 초반과 비교하면 괄목할 만 한 성장이다.

터너는 23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9 KBO리그 롯데와 정규시즌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6회까지 97개를 던지며 4안타 1실점했다. 불펜진이 3이닝을 실점없이 막아내 시즌 3승(5패) 째를 따냈다. 최고 154㎞까지 측정된 빠른 공을 전면에 내세워 롯데 타선을 압박했다. 특히 7~9번 하위타순을 상대로는 투구수 단 13개로 아웃카운트 6개를 잡아냈고 이 중 삼진 2개를 솎아내 전혀 다른 투수가 됐다는 것을 알렸다. 1회에만 27개의 공을 던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하위 타선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100개 이내로 6이닝을 마쳤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다만 상대 타자와 타이밍 싸움에서 완벽한 주도권을 쥐지 못하거나, 일발장타가 있는 중심타선을 상대로는 여전히 도망가는 듯한 투구로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 17일 대전 한화전에서 7회까지 단 3개의 안타만 내주고 2실점(비자책) 해 시즌 2승째를 챙긴 이후 KBO리그에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인지했다. KIA 박흥식 감독대행은 “터너가 심리적으로 위축돼 있었는데 한화전 승리로 자신감을 회복한 것 같다. 타자와 적극적으로 승부하라는 주문도 빠르게 이해해 유인구로 도망가는 투구를 하지 않는 점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시속 150㎞를 훌쩍 넘는 빠른 공을 포심과 투심 두 가지 형태로 던진다. 최저 111㎞까지 구속을 떨어뜨리는 커브와 최고 144㎞까지 측정되는 고속 스플리터, 우타자 바깥쪽으로 예리하게 휘는 슬라이더를 보유하고 있어 도망갈 필요가 없다는 게 박 감독대행의 분석이다. 그는 “이런 공을 던지는데 유인구를 던지거나 완급조절을 할 이유가 있나 싶다. 시선을 흐트러뜨리기 위해 한 번씩 던지는 하이 패스트볼은 오히려 다음 공을 타자가 예측할 수 있도록 돕는다. 2스트라이크를 선점했다면 3구 삼진을 잡으라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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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너의 제구가 살짝 흔들리자 KIA 서재응 투수코치(오른쪽)가 마운드에 올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 | KIA 타이거즈


실제로 터너는 상대 타자가 끈질기게 커트하며 버티는 경우가 아니면 빠른 공 위주로 경기를 풀어갔다. 이날 던진 97개 중 약 57% 비율인 55개가 빠른공 위주였다. 안타를 맞더라도 공격적으로 투구하면 힘 싸움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것을 재입증했다. 대신 큰 것 한 방을 의식해 도망가는 투구를 하면 주자도 쌓이고 투구 수도 늘어나는 이중고를 겪는다. 유일한 실점인 3회초에도 무사 1루에서 주자 도루와 타자 손아섭을 지나치게 의식하다 8구 접전 끝에 볼넷을 내보냈다. 주자가 쌓이자 인터벌을 길게 끌고가다 더블스틸을 허용했고, 전준우에게 빗맞은 2루수 땅볼을 내주고 1실점했다. 예민한 성격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투구 이외의 부분에 신경을 쓸 여지를 원천 봉쇄해야만 한다. 이를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게 공격적인 투구다.

터너는 “포수 한승택의 리드가 좋았다. 야수들의 도움도 컸다. 내가 잘한 것보다 팀으로 승리한 것이라 더 기쁘다. 경기 초반에는 상대 베테랑들에게 공을 많이 던져 투구수가 많아졌다. 불펜진이 좋기 때문에 최대한 긴 이닝을 던지려고 했는데 6이닝에 그쳐 아쉽다. 좋은 흐름을 잘 이어 다음 경기에서는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터너가 선발투수로 입지를 다지면 구위를 회복한 양현종과 함께 원-투펀치를 형성할 수 있다. 마무리 문경찬을 필두로한 젊은 불펜진이 배짱있는 투구로 뒷문을 빠르게 안정시키고 있고 최형우를 필두로한 타선도 완연한 회복세를 타고 있다. 힘 있는 선발투수 한 명이 자리를 잡아주면 반등 가능성이 훨씬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구성이다. 터너의 2연속경기 호투가 단순한 1승 이상 의미를 지닌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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