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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유재학과 이대성, 지금껏 이런 감독-선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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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현대모비스의 KBL 통산 7회 우승을 이끈 주역들

울산=CBS노컷뉴스 박세운 기자

노컷뉴스

울산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과 챔피언결정전 MVP 이대성 (사진=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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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자유이용권이 더 좋네요"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MVP 수상 그리고 우승을 달성할 경우 유재학 울산 현대모비스 감독이 주기로 약속한 '자유이용권' 가운데 이대성을 보다 행복하게 만든 것은 무엇일까. 이대성은 주저없이 후자를 선택했다.

이대성은 코트에서 자유를 꿈꾸는 영혼이다. 어릴 때부터 꽉 짜여진 농구보다는 선수가 경기의 흐름을 결정하고 좌지우지하는 농구를 꿈꿔왔다. 누구나 걷는 평범한 길을 거부하고 한때 미국 진출을 꿈꿨고 실제로 시도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이대성의 플레이는 화려하다. 또 누구보다 공격적이다. 하지만 다소 보수적인 국내 프로농구와 시스템이 확고한 울산 현대모비스의 체제 안에서 이대성은 늘 자신과 타협해야 했다. '자유이용권'은 곧 이대성이 펼치고 싶은 꿈이다.

이대성은 21일 오후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와의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92대84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대성은 챔피언결정전 5경기에서 평균 16.2득점, 3.6어시스트, 야투성공률 49.2%를 이끌며 현대모비스의 돌격대장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대성은 기자단 투표 80표 중 37표를 획득해 챔피언결정전 MVP로 등극하며 다사다난했던 올시즌을 화려하게 마무리했다. 결혼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예비 신부에게 우승 반지라는 최고의 선물을 할 수 있게 됐다.

이대성은 "챔피언결정전 MVP수상이 내 인생에서 벌어질거라 생각한 적이 없고 그런 목표를 가져본 적도 없어 얼떨떨하다"며 "통합 우승이라는 목표를 달성해 감사하게 생각하고 우승 반지를 갖고 결혼하는 구단 전통을 이어가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리고 이대성은 차기 시즌 대망의 '자유이용권'을 손에 넣게 됐다.

"감독님께 약속을 받았다"며 밝은 표정을 지어보인 이대성은 "우승보다 자유이용권을 얻은 게 더 좋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대성은 "그렇다고 내가 공격 때 프리스타일을 할 것도 아니고 유재학 감독님이 나를 더 믿어주신다는 뜻으로 받아들인다. 앞으로 더 자신있게 내 플레이를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기자회견장에 동석한 베테랑 양동근이 "올해도 충분히 신나게 하지 않았어? 더 하겠다고"라고 반문하자 이대성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

이대성은 그동안 유재학 감독의 확고한 스타일 때문에 심적 갈등이 적잖았다고 밝혔다. 보다 짜임새있는 농구를 원하는 유재학 감독의 스타일에 맞춰가면서 자신의 개인 능력을 마음껏 보여주고 싶은 의지를 드러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대화와 소통이 답이었다.

이대성은 "지금까지 유재학 감독을 원망하기도 했고 미워하기도 했다. 감독님도 내게 실망했을 때가 많았을 것이고 내가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고 생각하실 것"이라며 "시즌 중반 한번 찾아가 속마음을 다 말씀드렸다. 이후 마음이 편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님이 나를 믿어주시니까 내게 좋은 결과가 찾아왔다. 반대로 내가 감독님을 더 믿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유재학 감독도 "선수를 더 잘 되게 하는 것이 감독의 역할이다. 자유이용권에 대한 생각이 (이)대성이와 서로 다를 수는 있다. 잘하는 플레이를 하게 해주면서 다듬어주는 일이 내 역할인 것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유재학 감독은 "누구보다 연습을 많이 하고 성실한 선수가 바로 이대성이다. 하루에 계란을 20~30개씩 먹고 맛있는 음식을 멀리 하고 닭가슴살만 먹기는 쉽지 않다"며 "코트에서 조금 더 이타적인 플레이를 하면서 진정한 리더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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