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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기적의 도민 구단 경남FC, 이젠 아시아 무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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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개막 D-7] 1부 리그 승격 첫해 2위 돌풍, 올시즌 AFC 챔스리그도 참가

조던 머치(28·잉글랜드). 크리스털 팰리스와 퀸스파크 레인저스 등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통산 78경기(7골 8도움)를 뛰었던 미드필더다. 그가 3월 1일 개막하는 2019 K리그를 통해 국내 축구 팬들에게 인사한다. 머치를 영입한 팀은 전북 현대나 FC서울 같은 기업 구단이 아닌 도민 구단 경남FC다.

◇말컹 자리 메울 머치와 룩

"말컹이 남기고 간 선물이죠."

경남FC 조기호(65) 대표이사는 "올 시즌 선수 영입이 잘돼 좋은 성적을 기대해도 좋다"며 웃었다. 경남은 작년 26골을 터뜨리며 득점왕과 MVP(최우수선수)를 휩쓴 말컹(25·브라질)의 활약을 앞세워 K리그1(1부 리그) 승격 첫해에 2위에 올랐다.

말컹은 올해 중국 허베이 유니폼을 입는다. 허베이는 경남에 이적료 60억원을 냈다. 2017년 경남이 브라질 이투아누FC에서 말컹을 데려오며 썼던 이적료(10억원)의 6배다. 경남을 떠나면서 구단에 이적료 수익을 안겨준 또 다른 선수로는 박지수(중국 광저우·22억원)와 최영준(전북·12억원)이 있다.

조선일보

머치 “친구 이청용 추천에 경남행 결심” - 얼마 전 경남FC에 입단한 조던 머치. 그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팀인 카디프시티, 퀸스파크 레인저스, 크리스털 팰리스 등을 거치며 김보경·윤석영·이청용 등 한국 선수들과 한솥밥을 먹었던 인연이 있다. /경남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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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K리그와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는 경남은 이적료 수입 90여억원으로 전력 보강에 나섰고, 크리스털 팰리스와 계약이 끝났던 머치를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머치는 "새로운 기회를 찾던 중이었는데, 친구 이청용의 추천에 마음을 굳혔다"고 말했다. 그는 이청용(독일 보훔)과 크리스털 팰리스에서 함께 뛴 경험이 있다. 머치는 경남행을 결정하고 나서 네덜란드 리그 통산 54골을 터뜨린 스트라이커 룩 카스타이노스(27)에게 "함께 아시아를 정복하자"는 내용의 영상편지를 보냈다고 한다. 룩도 경남을 선택했다. 경남은 머치와 룩에게 연봉은 지급하지만, 둘이 자유계약 신분이라 이적료를 쓸 필요는 없었다. 21일 전지훈련지인 남해에서 만난 김종부 감독은 "머치의 경기 운영 능력과 룩의 결정력이 조화를 이룬다면 작년보다 더 많은 득점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적과 관중, 두 마리 토끼 잡겠다

경남은 4~5년 전만 해도 구단 대표의 횡령과 심판 매수 사건 등으로 나락으로 떨어진 신세였다. 경남 구단이 안정을 찾기 시작한 것은 2016년 3월 공무원 출신인 조기호 대표가 부임하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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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시·창원시 부시장 등을 지낸 조 대표는 김종부 감독과 구단 직원들이 전문성을 살릴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줬다. 말컹을 영입할 때 "어떻게든 내가 해결하겠다"며 도민 구단으로선 큰돈인 이적료 10억원 지출을 지시하는 등 결단력을 보였다.

조 대표는 지방선거에서 김경수 도지사가 새로 당선되면서 작년 7월 사직서를 냈다. 일반적으로 선거에서 승리한 후보 캠프에서 시·도민 구단 고위직 인선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도지사는 사표를 반려했고, 조 대표 체제를 이어간 경남은 지난 시즌 K리그 2위라는 성과를 거뒀다.

성적은 나무랄 데 없지만 관중 동원은 여전히 아쉽다. 경남은 인구 100만 대도시 창원을 연고로 삼고 있으면서도 지난 시즌 평균 관중 3000여 명을 유치하는 데 그쳤다. 조 대표는 "올 시즌 목표는 평균 관중 7000명"이라며 "재미있는 축구, 팬들에게 다가서는 마케팅을 펼쳐 진정한 도민 구단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창원·남해=장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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