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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제23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마지막 미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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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결승 제1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양딩신 七단 / 黑 신민준 九단

〈제14보〉(162~180)=투지(鬪志)는 승부 세계에서 가장 강조되는 덕목이다. 적 앞에서 꼬리를 빼며 승리를 기대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투지가 지나쳐도 독이 된다. 유리할 경우 넘치는 혈기를 억누르며 우세를 지킬 줄도 알아야 한다. '참을성'이나 '조심성'은 '불굴의 투혼' 못지않은 가치를 인정받아야 마땅하다. 이 점에서 이제 갓 스무 살을 넘긴 양딩신은 비범한 승부사다.

흑이 ▲로 뻗은 장면. 162가 나약해 보이지만 침착한 정수였다. 이 수로 참고 1도 1이면 8까지 중앙 흑집이 부풀어 역전이다. 마지막 미끼를 용케 물지 않고 피한 셈. 163부터 흑은 한 평의 땅이라도 더 넓히려고 필사적으로 뛰어다닌다.

169로 재차 '레이스'할 때 170이 또 한 번의 '양딩신표 인내'였다. 참고 2도 1이면 4까지가 필연인데, 이후 A, B를 맞봐 역시 역전이다. 171까지 중앙이 꽤 통통해졌다. 하지만 백도 더 이상 양보만 할 수는 없다는 듯 180까지 강력히 반발, 중원에서 마지막 몸싸움이 벌어진다.
조선일보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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