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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6 (일)

'밴쿠버 이적' 황인범, "나를 키워준 대전에 보답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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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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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우충원 기자] "나를 키워준 대전에 보답하고 싶었다".

대전은 31일 황인범의 MLS 밴쿠버 화이트캡스로 이적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대전은 "황인범이 유스 출신으로 대전을 대표하는 선수인 만큼 이적 협상에 있어 선수 가치에 대한 합당한 평가, 미래의 비전 등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가지고 임했다. 낮은 금액에 이적해 출전 기회를 보장받지 못하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 이적료에도 명확한 상한선을 세웠다. 모든 점에서 밴쿠버가 가장 좋은 조건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황인범은 자신의 SNS에 “이렇게 인사를 드리게 된 이유는 많은 분들이 이미 기사를 통해서 접하셨겠지만 밴쿠버 화이트캡스로 이적을 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팬 분들께 아시안컵에서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한 부분에 있어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해드리고 싶었다”고 운을 뗐다.

황인범은 “이적을 추진하면서 현실의 벽에 부딪히는 순간이 왔고 최대한 기다리고 기다렸지만 구단이 원하는 이적료가 유럽 팀에서는 나오지 않았다. 내게는 대전이라는 곳이 그냥 프로팀이라는 의미가 아닌 집과 같은 존재의 의미로 다가오는 소중한 팀이기에 내 꿈만 생각하고 이기적으로 생각하고 이적을 추진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고, 나를 키워준 구단에 보답을 하자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 다음은 황인범 SNS 전문

안녕하세요 대전 시티즌 황인범입니다.

이렇게 인사를 드리게 된 이유는 많은 분들이 이미 기사를 통해서 접하셨겠지만 제가 밴쿠버 화이트캡스로 이적을 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팬분들께 아시안컵에서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한 부분에 있어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해드리고 싶었습니다.

어렸을 적부터 누구나 국가대표를 꿈꾸고 유럽에서 활약하는 선배님들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멋진 축구선수가 되고 싶다’라는 부푼 꿈을 안고 축구를 누구보다 진지하고 열정적으로 대했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재밌게 축구를 즐기다보니 국가대표라는 영광스럽고, 가슴 벅찬 꿈을 이루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유럽 진출을 갈망했고 ‘이번에는 갈 수 있을 거다’라는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적을 추진하면서 현실의 벽에 부딪히는 순간이 왔고 최대한 기다리고 기다렸지만 구단이 원하는 이적료가 유럽 팀에서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저에게는 대전이라는 곳이 그냥 프로팀이라는 의미가 아닌 집과 같은 존재의 의미로 다가오는 소중한 팀이기에 저의 꿈만 생각하고 이기적으로 생각하고 이적을 추진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고, 저를 키워준 구단에 보답을 하자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런 조건을 충족시켜주고 저에게도 매력적으로 다가온 팀이 바로 MLS의 밴쿠버라는 팀이었고 어느 팀보다 적극적으로 정성을 다해서 저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구단이라는 생각이 들게 해줬고 많은 분들의 인식처럼 제가 MLS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인식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었습니다. 그래서 리그에 대한 공부, 조언, 조사를 통해서 성장하고 있는 리그, 여느 유럽 못지않은 인프라라는 걸 알게 되었고 무엇보다 선수를 하나의 상품으로 보는 게 아닌 사람으로서 존중하고 아껴준다는 느낌을 받았기에 많은 고민 끝에 결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제 결정에 걱정과 우려, 비난과 비판을 하시는 분들도 많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제 선택에 후회가 없고 다시 돌아가도 지금 제가 하는 선택이 최선의 선택이자 최고의 선택이라는 걸 증명하는 방법만 생각하고 노력할 준비를 마쳤습니다. 제 꿈은 여전히 유럽 무대에서 챔피언스리그를 뛰어보는 것입니다. 또한 한국 선수의 유럽 진출은 팬 분들의 꿈이라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지금 제가 가는 길에도 여러분이 꿈꾸는 미래가 있다는 걸 증명하고 싶습니다. MLS에서 유럽으로 가는 건 쉽지 않다? 요즘에는 MLS에서 유럽으로 진출하는 선수들이 점점 늘어난다? 저에게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반드시 해낼 자신이 있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제가 어렸을 적 기라성 같은 선배님들을 보고 꿈을 꿨듯이 많은 어린 친구들에게 새로운 길도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습니다. 물론 쉽지만은 않겠지만요.

저는 이번 아시안컵을 치르면서 정말로 얻은 것도 많고 잃은 것도 많았습니다. 많은 분들이 기대를 해주셨지만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서 수많은 비난과 비판을 받았고 욕도 많이 먹었고 제 스스로에게 실망도 하고 화도 났고, 좋은 선수로 가는 길로 들어서면 들어설수록 그에 따르는 책임감과 부담감, 팬 분들의 기대감이 무섭게 압박을 해온다는 걸 느꼈습니다. 그래서 대표팀을 10년 가까이 하시는 선배님들을 보면서 대단하다고 느끼고 존경스러운 마음을 다시 한 번 새겼습니다. 이번 대회를 스스로에게 실망하고 부족함을 느꼈기에 실패한 대회라고 할 수 있겠지만 ‘다시 한 번 부족함을 깨닫고 더 독기를 품고 증명해내자’ 라는 동기부여가 되어준 대회이기에 결코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을 거고, 팬분들이 보내주시는 비난과 비판을 못 이겨 도태 되거나 사라지는 선수가 아닌 작은 응원과 관심에도 감사하고 힘을 내서 다시 한 번 일어서는 선수가 되어보자는 다짐을 했습니다.

저의 새로운 축구 인생과 새로운 길로 가는 여정에 여러분들이 보내주시는 모든 응원과 격려, 사랑들 가슴에 새기고 더욱 더 성장해서 반드시 제 꿈이자 여러분들의 꿈으로 다가가겠습니다. 정말 감사하고 꼭 성장하는 모습만 보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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