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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제23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험난한 행로(行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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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준결승 제3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박정환 九단 / 黑 판팅위 九단

조선일보

〈제10보〉(116~122)=어떤 강자에게도 거북한 상대는 있게 마련. 판팅위는 중요한 고비 때마다 박정환의 진로를 막아온 상대 중 한 명이다. 6승 6패로 팽팽히 맞서 있다. 하지만 박정환의 진짜 천적은 따로 있으니, 역시 중국 기사인 천야오예 9단이다. 박정환의 천야오예 상대 전적은 13승 21패로 승률이 38.2%에 불과하다. 지난 연말 벌어진 제1회 천부배 준결승전까지 박정환이 내리 7연패를 기록 중이다.

흑이 ▲로 들여다본 장면. 기세로 '가' 정도로 원거리 포위를 생각해 볼 만도 한데 박정환은 노타임으로 116에 잇는다. 내 돌이 불안 요인을 남기고선 역습도 여의치 않다는 이치를 프로들은 경험으로 체득한 사람들이다. 117은 안정적이고 실리 지향적인 판팅위의 체취가 물씬 풍기는 착점. 118 응수 타진 후 120 침투가 파문을 불렀다.

120으로 백은 참고도 1로 때릴 찬스였다. 4로 받아주면 선수로 5집 이득을 취한 뒤 5, 7로 중원을 챙겨 집 균형을 맞출 수 있었다. 받아주지 않으면 패가 나는데, 불리한 형세니 만큼 패를 변화의 수단으로 삼을 수 있었다는 것. 120은 응수타진을 겸한 국면 전환의 한 수였지만 121의 강경한 대응으로 앞길이 험난해졌다.
조선일보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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