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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토)

2골 폭발… 그 시작은 손흥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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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 조별리그 3승 조 1위

전반 페널티킥 유도, 황의조가 골… 후반엔 코너킥… 김민재가 헤딩골

위기의 순간 '수퍼맨'은 나타난다. 16일 UAE(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열린 한·중전에서 손흥민(27·토트넘)은 마치 '수퍼맨' 같았다. 비기거나 패하면 조 2위로 밀리는 상황에서 이번 아시안컵 첫 경기에 나선 손흥민은 클래스가 다른 움직임으로 한국의 승리를 이끌었다.

한국 축구 대표팀이 2019 UAE 아시안컵 C조 조별리그 최종 3차전 중국과의 경기에서 2대0으로 완승했다. 조별리그 3승으로 C조 1위를 확정한 한국은 22일 오후 10시 16강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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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껴안은 김민재 - 한국 축구대표팀의 중앙 수비수 김민재(왼쪽)가 16일 중국과 벌인 2019 아시안컵 조별리그 3차전에서 후반 6분 헤딩 추가골을 넣은 뒤 코너킥 크로스를 올려 준 손흥민과 포옹하며 기뻐하는 모습. 한국의 승리를 확신시킨 쐐기포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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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루 벤투(포르투갈) 대표팀 감독은 이날 원톱에 황의조, 중앙 수비수 자리에 김영권·김민재 콤비를 넣는 등 라인업에 큰 변화를 주지 않았다. 앞선 두 경기에서 경고 두 장을 받아 1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은 오른쪽 수비수 이용을 대신해 김문환이 나섰다. 여기까진 충분히 예상 가능한 라인업이었다.

나머지 한 자리에 벤투가 특별한 '한 수'를 더했다. 벤투 감독은 애초 휴식을 취할 것으로 전망됐던 손흥민을 과감히 선발 출전시켰다. 손흥민은 14일 새벽 소속팀 경기를 치르고 16일 밤 중국전에 출전했다.

벤투 감독은 국가대표팀과 소속팀에서 왼쪽 측면 공격수로 뛰는 손흥민을 이날 원톱 바로 밑에 이동 배치했다. 그간 남태희·구자철 등 패스와 연계 능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맡아온 자리였다. 돌파와 슈팅을 주 임무로 삼았던 손흥민이 플레이메이킹을 맡는 이 자리에 들어간 건 이날 중국전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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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시프트'는 내용과 결과 면에서 '대성공'이었다. 손흥민은 이날 그라운드 정중앙에서 전후좌우로 넓은 공간을 놀이터 삼아 자유롭게 뛰어다녔다. 전반 14분 만에 결실을 봤다. 김문환이 크로스한 공을 손흥민이 중앙 지역으로 침투해 잡자 중국 수비수가 무모한 태클을 시도했다. 손흥민이 걸려 넘어졌고, 심판은 곧장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전담 키커 손흥민 대신 황의조가 키커로 나서 득점했다. 벤투호 출범 이후 4번째 PK 만에 첫 성공이었다. 후반 6분엔 손흥민이 올린 코너킥을 김민재가 벼락 같은 헤딩슛으로 골로 연결했다. 김민재는 헤딩으로만 2경기 연속골을 넣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손흥민은 더 불타올랐다. 개인기로 중국 수비수를 요리했고, 원할 땐 슈팅도 때렸다. 때론 후방까지 내려와 템포를 조절했고, 좌우 측면으로 롱패스도 연결해줬다. '수퍼맨 모드'를 발동한 손흥민을 막기 위해 중국 수비수들은 경고를 감수하고 반칙을 저질렀다. 손흥민은 후반 44분에야 교체 사인을 받고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손흥민은 경기 후 "이젠 한 번 지면 짐을 싸야 하는 토너먼트 승부다. 먼 곳을 보기보다 눈 앞 경기 하나하나 집중하다 보면 우승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은 이날 중국전 승리로 자존심을 지켰다. 또 조별리그 3승으로 조 1위에 올라 우승까지 가는 과정에서 수월한 길을 밟게 됐다. 손흥민 등 선수들이 닷새란 휴식시간을 번 것도 귀중한 소득이다. 한국은 17일 16강전 장소인 두바이로 이동한다.

[아부다비=이태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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