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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SBS연예대상` 불찰이 부른 백종원 무관, 이승기 불편함 [연예기자24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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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투데이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누구나 납득할 만한 결과일수록 잡음은 적고 박수 소리는 크다. 다소 의견이 분분할 순 있지만 누구의 공감도 얻지 못한 경우엔 진정 난감하다. 많은 이들의 의구심과 냉담한 시선 속에서 (잘못한 것도 아닌데) 누군가는 민망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미안해진다.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이다. 올해 ’SBS 연예대상’ 시상식을 두고 하는 말이다.

지난 28일 ’황제’ 이승기가 그 수식어를 입증하듯 ’2018 SBS 연예대상’ 시상식에서 대상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반면 가장 유력한 대상 후보였던 요리연구가 겸 방송인 백종원은 무관에 그쳤다. 예상대로 논란은 거세다.

굳은 소신과 진정성을 기반으로 맛깔스럽고도 편안한 진행, 풍부한 경험과 지식으로 자신이 이끄는 프로그램에 온 열정을 쏟아온 백종원. 그래서 그에게 실패란 없었다. 쿡방의 시대든 먹방의 시대든, 방송가 트렌드가 어떻든지 간에.

보다 극한 도전인 ’백종원의 골목식당’ 역시 마찬가지였다. 각종 논란의 인물들을 끈질긴 집념으로 변화하게 한 백종원의 노력 덕분에 동시간대 경쟁 프로그램인 MBC 간판 ’라디오스타’를 꺾는 것은 물론 최근 방영분인 ’홍탁집’ 편에서는 수치덕 성과를 넘어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꿨다’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의미있는 변화의 첫 걸음’ 등 호평을 받으며 SBS 예능에 의미있는 새바람을 일으켰다.

이례적으로 방송가는 물론 많은 관계자들이 갈릴 여지가 없이 입을 모아 그의 수상을 점치고 염원했을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종원이 단지 대상 불발을 넘어 무관에 그치자 SBS 수상 기준이 공정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것.

백종원이 사전에 수상에 대해 정중히 고사했다는 이야기도 나돌고 있지만 이 또한 설일 뿐. 급기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SBS 연예대상에 대한 여러 건의 청원도 올라왔다. ’2018년도 연예대상 이승기 박탈해달라’는 제목의 한 청원글에는 이승기 씨 대신 백종원 씨에게 대상을 주라는 내용이 담기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애꿎은 이승기 또한 멋쩍게 됐다. 군제대 후 예능 ’집사부일체’로 일찌감치 방송에 복귀한 그는 공백기가 무색하게 매끄럽게 프로그램을 이끌어왔다. 방송 1년 만에 메인 시간대인 일요 간판 예능으로 자리매김하는데에는 그의 공이 절대적이었다.

이승기는 책임감과 파이팅 넘치는 모습으로 노련하고도 강한 리더십을 보이며 이상윤, 양세형, 육성재를 이끌었고, 예능 고수답게 망가짐을 불사하며 웃음을 이끌어냈다. 어떤 ’사부’와도 어색함 없이 녹아들며 고군분투했다. 그런 그의 노고에 누가 박수를 보내지 아니할까.

다만 ’대상’은 단순히 그해 인기를 끌었다거나 단기간 화제가 돼, 또는 노력했다고 모두가 그 영예를 안지는 못한다. 응축된 다양한 공로 가운데 어떤 의미가 가장 우선 순위로 작용하는지는 해마다 다르지만 그럼에도 모두가 납득할 만한, 모두가 축하하고 함께 기뻐할 만한 이유에서 감동을 안긴다.

특히 올해 유력 대상 후보였던 백종원이 예상을 깨고 무관으로 돌아가자 대상 수상자인 이승기는 마음껏 기뻐하기 불편한 상황이 돼버렸다. 그래서일까, 이승기는 시상식 논란으로 시끄러운 2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대상. 이 두 글자가 주는 무게가 이렇게 큰 지 몰랐다. 너무 감사 드리고 혹시나 제가 수상소감 때 얘기 못한 분이 있다면 서운해하지 마시고. 제가 확실한 건 우리 팬들은 확실히 얘기한 거. 기억하고 있다”라고 다시 차분하게 수상 소감을 말하며 ’대상의 무게’를 언급했다.

군 제대 후 과감하게 도전한 ’집사부일체’를 보기좋게 일요일 가족예능으로 안착시켜놓은 이승기는 충분히 상 받을만 하다. 이승기의 대상 수상 자체 보다, 백종원 무관을 만든 SBS의 오판이 모두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한 해를 돌아보고 마무리하며, 잘한 이들에게 상을 건네고 축하하고 어깨 두드려주는 시상식. 기쁘고 뿌듯해야 할 시상식이 끝난 뒤 이 같은 불편한 공기가 가득한 것은 주최 측의 불찰이다. 도대체, SBS는 시상식에서도 내내 훈훈한 웃음으로 최선을 다해준 백종원을 왜 ’무관’으로 돌려보낸 것일까?

kiki202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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