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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14년전 대표팀 구타 첫 폭로…변천사 "머리잡고 집어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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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004년 쇼트트랙 대표팀 구타 사실을 처음 외부에 알린 변천사 선수가 18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14년 전 도구로 많은 폭행을 당했고 손·발로 때린다던지 머리를 잡고 저희를 세게 집어던졌다"고 말했다. [JTBC 뉴스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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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석희(21) 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가 조재범(37) 전 국가대표 코치에게 상습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해 파장이 일었다. 하지만 이 같은 폭행은 수년째 되풀이되고 있었다. 변천사(31) 선수는 14년 전 국가대표팀 구타 사실을 처음으로 알린 인물이다.

변 선수는 18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14년 전) 도구로 많은 폭행을 당했고 손·발로 때린다던지 머리를 잡고 저희를 세게 집어던진다든지 그랬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변 선수는 심 선수가 17일 법원까지 가 조 전 코치의 폭행을 진술했다는 뉴스에 대해선 "많이 놀랐다"며 "마치 석희가 죄인인 것처럼 위축돼 있는 모습을 보며 정말 가슴이 아팠다"고 말했다.

14년 전 당시 대표팀 선수들은 빙상 연맹에 구타 사실이 담긴 문서를 제출했다. 여기엔 '아이스하키채로 맞아 온몸에 멍이 들기 일쑤였다' '체벌 당하던 선수가 쓰러져도 계속 때렸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심 선수가 법정에서 털어놓은 증언과 비슷한 수준의 폭행이었다.

이에 대해 변 선수는 "그때 언론에는 일부분만 나왔던 것"이라며 "무려 14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이런 것이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설명했다. 이어 "후배들이 나처럼 안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용기를 냈던 것인데 아직도 이런 일이 벌어져서 너무 안타깝고 마음이 아프다"고 덧붙였다.

변 선수 주장에 따르면 그를 비롯한 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들은 폭력을 견디다 못해 선수촌을 나오게 됐다. 2004년 당시에는 '운동선수는 맞으면서 할 수도 있지'라는 인식이 더 강했다는 게 그의 얘기다.

변 선수는 "고등학생이었는데 선수촌 안에 같이 있던 코치 선생님들이 '이걸 말하면 앞으로 어디든 끝까지 쫓아가서 너희를 망칠거다'라고 해 무서웠다"며 "올림픽이라는 꿈이 있어 참고 또 참다 이러면 죽을 것 같아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그와 같이 훈련했던 동료 중 정신적 피해가 워낙 커 국가대표 생활을 그대로 끝낸 선수도 있었다. 올림픽엔 출전했다 해도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도 큰 고통을 앉고 살아가는 경우도 많다고 변 선수는 밝혔다.

변 선수 역시 대표팀 구타 사실을 외부에 알린 후 많이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아무래도 문제화시킨 사람이었기 때문에 운동을 그만두고 나서도 스포츠 관련 업종에 종사할 때 힘든 부분이 있었다"며 "하지만 단 한 번도 제 선택을 후회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직접 의견 진술까지 하는 석희를 보면서 큰 힘까지는 못 돼 주겠지만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고 싶었다"며 "다시는 후배들이 이런 고통을 겪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또 다시 용기를 내게 됐다"고 덧붙였다.

앞서 심 선수는 지난 17일 조 전 코치의 항소심 2차 공판이 열렸던 수원지방법원에 참석해 그의 상습 폭행에 대해 진술했다. 조 전 코치는 선수들 상습상해 혐의로 징역 10월 실형을 선고받아 구속 수감 중이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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