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캠프서 타격 폼 수정 예고
“오픈스탠스로 바꿔 몸쪽 공 대응”
빅리그 부진에 ‘타이밍’까지 고쳐
“내년 부상없이 전 경기 뛰고 싶어”
미국에서 2시즌을 보낸 뒤 올해 KBO리그에 복귀한 박병호. 종아리 부상으로 113경기 출장에 그쳤지만, 타율 0.345를 기록하면서 43개의 홈런을 터뜨렸다. 박병호는 최고 타자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또다시 타격 자세를 뜯어고칠 계획이다. 양광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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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들은 따라 하기 바쁜데, 정작 당사자인 박병호는 10일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나는 완성형이 아니다. 내년 시즌을 위해 또 한 번 타격폼을 바꾸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의 타격폼 변화의 요점은 ‘스탠스(타격 자세에서 두 발의 위치)’다. 그는 “내년 스프링캠프가 끝나기 전까지 스탠스를 조금 열어 놓고 타격하는 것으로 바꿀 예정”이라며 “현재 폼에선 몸 쪽 꽉 찬 공은 잘 쳤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공을 치면 힘없는 타구가 많이 나왔다”고 분석했다.
2018시즌 박병호 타격폼. [ 사진 TV중계 캡처] |
2018년 KBO리그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1루수 부문 상을 받고 소감을 말하고 있는 박병호. 양광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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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는 뒤늦게 꽃을 피운 대표적인 선수다. 2005년 신인 1차 지명으로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었지만, ‘만년 유망주’로 불렸다. 2011년 히어로즈로 이적한 뒤, 마침내 잠재력을 발휘했다. 2012년 KBO리그 최우수선수(MVP)에 등극했고, 2012~15년 4년 연속으로 홈런왕이 됐다. LG에서 힘든 6년을 보냈던 그는 언제나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해 변화를 시도했다. 최고 타자가 된 후에도,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후에도,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2016년 미네소타 유니폼을 입고 빅리그에 입성한 그는 그해 62경기에 나와 타율 0.191, 12홈런·24타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빅리그에서 부진했던 박병호는 KBO리그에서 ‘잘 통했던’ 모든 걸 버리고 신인의 자세로 타격폼을 연구했다. 그리고 2016년 말 타자에게 가장 어렵다는 ‘타이밍’까지 바꿨다. 이종열 해설위원은 “박병호는 타격 때 왼발을 뒤로 뺐다가 앞으로 내디딘다. 강속구 투수가 즐비한 메이저리그에서는 이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 이후 왼발을 더 빨리 빼는 방법을 찾았다. 일반인이 보기에는 변화가 없는 것 같아도 타자로선 아주 큰 변화다”고 설명했다.
어느덧 박병호는 팀 내 고참이 됐다. 대개의 경우 그 정도 위치라면, 또 지금껏 나쁘지 않았다면 같은 방식을 고수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는 코치들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 가장 알맞은 답을 구하려고 노력한다. 이정후(20), 김하성(23) 등 같은 팀 후배들은 “박병호 선배를 보며 많이 배운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정말 대단한 선수”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박병호의 내년 목표는 뭘까. 홈런왕도, MVP도 아니다. 그는 “내 목표는 다시 불러준 히어로즈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보답은 부상 없이 전 경기를 뛰는 것”이라고 못 박았다. 역시 박병호 다운 목표 설정이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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