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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베이스볼 라운지]1차 지명 행복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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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의 이번 시즌 ‘사치세’ 규모가 확정됐다.

지난 16일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보스턴에 매겨진 사치세 금액은 1195만1091달러(약 135억원)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계산한 이번 시즌 보스턴의 총 연봉은 사치세 과세 기준 금액인 1억9700만달러를 훌쩍 넘어선 2억3950만달러였다.

기준 금액에서 4000만달러(총액 2억3700만달러)를 초과할 경우, 신인 드래프트를 할 때 불이익을 받는다. 보스턴은 이에 해당돼 내년 6월 예정된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지명이 33순위 이후에나 가능하다.

보스턴의 개막 로스터 기준 연봉은 이를 넘지 않았지만 시즌 중 스티브 피어스, 네이선 이발디, 이안 킨슬러 등을 영입하면서 연봉 총액이 높아졌다. 워싱턴도 238만6097달러를 사치세로 내야 한다. 샌프란시스코(1억9570만달러), LA 다저스(1억9500만달러)는 아슬아슬하게 라인을 넘지 않았다.

‘사치세’라 불리지만 정확한 명칭은 ‘리그 균형 발전세’이다. 비싼 선수들을 몇몇 특정 팀이 싹쓸이해서 리그 전력 균형이 무너지는 일을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다.

메이저리그는 사치세를 모아 리그 발전 운영기금으로 사용한다. 미국프로농구(NBA), 미국프로풋볼(NFL) 등은 선수 연봉 총액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샐러리캡’을 적용한다. 이 역시 리그 전력 균형을 위한 장치다.

프로리그의 발전을 위해 전력 균형은 필수적 요소다. 자유경쟁시장에 가까웠던 유럽 프로축구 리그도 ‘재정적 페어플레이 규정(FFP)’을 도입하는 등 변화 조짐이 드러난다. 북미 프로리그들이 ‘직업 선택의 자유’를 해치면서까지 신인 선수의 리그 진입 때 드래프트 제도를 고집하는 것도 ‘전력 균형이 리그 발전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 판단하기 때문이다.

KBO리그의 신인 드래프트는 세계적으로 봐도 독특하다. 연고지 출신 선수 중 1명을 독점적으로 우선 지명하는 시스템이다. 프로야구 출범 당시 고교야구의 열기를 그대로 끌어오고 연고지 시스템을 조기 정착시키기 위해 쿠바의 야구 시스템을 도입했다.

리그 확대를 위해 2010년부터 2013년까지 4년간 전면 드래프트가 시행됐지만 2014년부터 다시 1차 우선지명 시스템으로 돌아왔다.

1차 우선지명 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은 ‘서울 쏠림 현상’이다. 많은 야구 유망주들도 서울로 몰리기 때문이다. 선수 자원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진 광주, 부산의 사정도 썩 좋지 못하다. KIA의 최근 5년간 1차 지명 선수는 차명진, 이민우, 김현준, 유승철, 한준수였다. 롯데는 김유영, 강동관, 박종무, 윤성빈, 한동희였다. 대구를 연고로 하는 삼성은 이수민, 김영한, 최충연, 장지훈, 최채흥을 지명했다.

서울을 연고로 하는 두산, LG, 히어로즈의 1차 지명자 면면은 화려하다. 두산에서는 이영하(2016년), 곽빈(2018년) 등이 활약했고, LG도 임지섭(2014년), 김대현(2016년), 고우석(2017년), 김영준(2018년) 등이 이름을 알리고 있다. 히어로즈는 임병욱, 최원태, 주효상, 이정후, 안우진 등 5명이 모두 주전급으로 성장했다.

1차 지명 제도로는 신인 선수들의 전체 랭킹을 매기기 어렵다. 지명 순서가 성공 순위와 직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팬들의 기대감을 끌어모으는 데는 유효하다.

NFL은 2019년 신인 드래프트 무대를 디즈니와 함께 꾸미기로 했다. 지명되는 선수의 스토리를 엮어 화려한 뮤지컬 스타일로 행사를 장식할 계획이다. 시작부터 ‘스타 탄생’이다. 드래프트 제도 변화는 KBO리그 스타 부족 현상의 해결책이 될 수도 있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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