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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남북 탁구단일팀, 일본 꺾고 2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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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018 인도네시아 장애인 아시안게임]

탁구단일팀 첫 메달 향해 순항

12일 홍콩·중국과 3, 4차전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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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장애인탁구 단일팀이 2018 인도네시아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단체전에서 2연승을 달리며 사상 첫 메달에 한걸음 다가섰다.

남북 단일팀은 11일(한국시각)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에코벤션 안촐에서 열린 대회 남자탁구 단체전(스포츠등급 TT6-7) 예선 1, 2차전에서 이라크, 일본을 상대로 2연승을 달렸다. 단일팀은 12일 홍콩, 중국과 3, 4차전을 벌인다.

이번 대회에서 남북 선수단은 장애인 체육 사상 최초로 탁구와 수영에서 단일팀을 구성했다. 탁구의 경우 북쪽 선수 2명 모두 TT7등급을 받으면서 이 등급에서 남북단일팀이 결성됐다. 남쪽 박홍규(45·충북장애인체육회), 이세호(24·대전시장애인체육회), 북쪽 김영록(24), 박금진(23)이 뭉쳤다. 남쪽 문창주 대표팀 감독과 박재형 코치, 북쪽 리철웅 감독이 벤치에서 지략을 합쳤다.

장애 정도에 따른 등급별로 열리는 장애인탁구 단체전은 6개팀 이상인 경우 리그전 후 토너먼트를 치른다. 5개팀 이하인 경우 리그전으로 진행해 4경기 승점으로 금, 은, 동메달을 결정한다. 4강에 오른 두 선수 모두에게 동메달이 주어지는 개인전과 달리 단체전 동메달은 1팀만 준다. 또 4번의 예선전에서 1번 이상 출전한 선수에게만 메달이 주어진다.

이날 TM6-7등급의 경우 코리아, 일본, 이라크, 중국, 홍콩 등 5개팀이 나섰다. 코리아는 이날 오전 이라크와의 첫 경기에서 게임스코어 2-0으로 완승하며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복식-단식-단식순, 3전2선승제로 진행되는 단체전 방식에 따라 북쪽 김영록과 남쪽 박홍규가 제1복식에서 손발을 맞췄다. 이라크의 모하메드 아드난, 하에드 알 아딜리를 상대로 풀세트 접전 끝에 3-2(12-10, 7-11, 11-9 8-11, 11-9)로 이겼다. 제2단식에서 김영록이 아드난을 3-1(11-5,11-4, 9-11, 11-2)로 돌려세우며 남북단일팀이 역사적인 첫 승을 신고했다.

이날 저녁 이어진 일본전에선 남북이 힘을 합쳐 게임스코어 2-1로 승리했다. 첫 복식부터 기선을 제압했다.

김영록이 빠른 발로 찬스를 만들어내면 박홍규가 날선 드라이브로 상대를 돌려세웠다. 양팔 절단 장애인 김영록이 라켓을 팔에 동여맨채 혼신의 힘을 다해 날리는 포어드라이브는 위력적이었다. 3-0으로 완승했다.

제2단식 김영록이 야기 가츠요시에게 1-3(11-7, 16-18, 11-2, 9-11)으로 졌지만 제3단식 박홍규가 보란듯이 설욕했다. ’일본 에이스’ 이노우에 마사치카를 3-1(17-15, 6-11, 11-7, 11-4)로 꺾으며 코리아는 파죽의 2연승을 달렸다.

남과 북이 힘을 합쳐 일본을 꺾은 순간, 남북 선수들은 미리 준비해둔 대형 한반도기를 펼쳐드는 세리머니로 2연승을 자축했다. 관중석을 가득 메운 남북 응원단이 “우리는 하나다!“를 한목소리로 외치며 뜨겁게 환호했다. 김창범 주 인도네시아 대사와 한국문화원 소속 현지 응원단도 “코리아! 할 수 있어요“를 외치며 환호했다.

이번 대회 여자복식 은메달리스트 김군해는 한달 전 베이징에서 합동훈련을 했던 북쪽 동생 김영록의 성장에 흐뭇함을 감추지 못했다. “영록이가 정말 많이 늘었다. 발이 정말 빠르고 순발력이 뛰어나다. 국제경기 경험이 많지 않아서 그렇지 정말 뛰어난 재능을 가졌다. 세계적인 선수로 충분히 성장할 수 있다“고 했다.

비장애인 탁구는 지난 5월 할름스타드세계선수권 단일팀 이후 교류가 아주 활성화됐다는 말에 김군해는 “우리도 비장애인탁구처럼 더 많이 교류하고 같이 훈련하면 정말 좋을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남북 탁구 에이스’ 김군해(46·충북장애인체육회)와 김영록이 카메라 앞에 서서 한목소리로 “승리!“를 외쳤다. 베이징 훈련을 함께했던 ’패럴림픽 챔피언’ 김영건과 김정길도 김영록을 향해 뜨거운 박수를 보내며 “정말 많이 늘었다. 정말 잘한다“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문철 조선장애자보호련맹 위원장과 전민식 선수단장이 선수단과 기념촬영을 하며 코리아의 성공적인 종합대회 데뷔를 축하했다. 문창주 남쪽 감독과 리철웅 북쪽 감독은 서로를 뜨겁게 포옹하며 기쁨을 나눴다.

리철웅 감독이 “우리가 힘을 합치니 이렇게 좋은 결과가 있습니다. 우리 끝까지 한번 가봅시다“라고 하자 문창주 감독은 “끝까지 가야죠!“라고 화답했다.

’백전노장’ 문 감독은 냉정을 잃지 않았다. “2연승이 유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물고 물리는 경기를 하다보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 끝까지 해봐야 한다. 우리는 동메달에 만족할 수 없다“고 했다. 동메달 그 이상을 바라봤다. 문 감독과 리 감독의 마음이 통했다. “금메달!“을 외치며 손을 맞잡았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자카르타/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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