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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빅게임 피처` 류현진, 이번에도 해결사로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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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가 3년 연속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에 진출하며 기세를 올렸다. 지난 시즌 월드시리즈 준우승팀이기도 한 다저스는 9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선트러스트 파크에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치른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 4차전에서 6대2로 승리하면서 원정에서 다음 시리즈에 진출하는 기쁨을 맛봤다. 이제 다저스는 오는 13일부터 밀워키 브루어스와 월드시리즈 진출을 다투게 됐다.

최상의 결과라고 할 만하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1)을 시작으로 클레이턴 커쇼, 워커 뷸러, 리치 힐 등 선발투수 네 명이 모두 한 번씩 나서 경기 감각을 유지하며 3승1패로 디비전시리즈를 마쳤다. 그렇다고 해서 무리하게 휴식 기간을 줄여 경기에 나서거나 선발투수가 급하게 불펜으로 이동해 출전하는 악재도 없었다. 특히 류현진과 커쇼는 1·2차전에서 둘이서만 15이닝을 책임지며 무실점 경기를 펼쳤고 두 번째 등판 없이 충분히 쉬며 다음 시리즈를 맞이할 수 있게 됐다.

◆ 안방에 강한 류현진, 등판은 언제?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5차전이 열린다면 커쇼가 선발 투수로 나간다"고 말했다. 하지만 디비전시리즈를 4차전 만에 끝내면서 커쇼는 챔피언십시리즈 1차전 선발로 나서게 됐다. 디비전시리즈 1차전 선발 중책을 맡았던 류현진은 자연스럽게 2선발 역할을 맡는다.

하지만 역할이 2선발이라고 해서 곧바로 2차전에 나서지는 않을 수도 있다. 유독 홈경기와 원정경기에서 성적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이번 챔피언십시리즈에서는 정규리그 내셔널리그 전체 승률 1위를 차지한 밀워키가 홈 어드밴티지를 갖는다. 1~2차전은 밀워키 홈, 3~5차전은 다저스 홈, 6~7차전은 밀워키 홈에서 열리는 일정이기에 류현진은 3차전 선발로 나설 가능성도 꽤 높다.

실제로 류현진의 통산 성적을 살펴보면 홈 평균자책점 2.85, 원정 평균자책점 3.56으로 0.7점가량 차이가 난다. 게다가 올해에는 그 차이가 더욱 극심하다. 홈에서는 9경기 5승2패 평균자책점 1.15로 리그 내에서도 손꼽힐 만한 투수의 면모를 보여줬지만 원정에서는 6경기 2승1패 평균자책점 3.58로 다소 평범한 모습이었다.

이를 잘 알고 있는 현지 언론도 3차전 선발이 유력하다고 보는 모양새다. 오렌지 카운티 레지스터 등 지역 언론들은 "워커 뷸러가 2차전 선발로 나서고 류현진이 3차전을 맡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올 시즌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 유망주인 뷸러 역시 홈경기 성적이 더 좋은 스타일이라 류현진이 2차전 깜짝 선발을 맡을 가능성도 아직 배제할 수는 없다.

이날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본 류현진은 "언제든 선발 등판할 수 있게 날짜대로 준비는 해왔다. 1~2일 사이에 일정이 정해지면 그에 맞춰서 하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 코리안 빅리거 가을 역사 바꾼다

지난 시즌 부상에서 복귀하고도 포스트시즌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던 류현진이 챔피언십 시리즈에 나서는 것은 5년 만이다. 절치부심한 류현진이 지금처럼 좋은 컨디션을 유지한다면 한국 빅리거의 가을 야구 역사도 바뀔 수 있을 전망이다.

물론 류현진 이전에도 박찬호와 김병현 등 선배 투수들이 MLB 포스트시즌에 나섰지만 정규리그보다 아쉬운 모습을 보여줬던 것이 사실이다. 통산 124승으로 아시아 선수 최다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박찬호는 포스트시즌에서는 선발 경험을 하지 못했다. 불펜 투수로만 13차례 나와 평균자책점 2.61을 기록한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주로 마무리로 뛰었던 김병현 역시 2001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서 월드시리즈 2경기에 출전한 것을 포함해 8차례 포스트시즌 등판 기록을 갖고 있지만 1패에 평균자책점 6.35로 부진했다.

빅리그 통산 40승 고지에 오른 류현진은 선배들보다 적었던 기회에도 불구하고 포스트시즌 4경기에 나서 2승 무패에 평균자책점 1.96으로 좋은 투구 내용을 선보인 바 있다. 다저스가 밀워키를 꺾고 2년 연속으로 월드시리즈까지 진출한다면 생애 첫 월드시리즈 등판을 포함해 올해 포스트시즌에만 4~5차례 등판도 기대해볼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물론 챔피언십 시리즈 승리가 먼저다. 류현진은 MLB 데뷔 이후 밀워키와 2013년 5월 23일 단 한 번 만나 7과 3분의 1이닝 6피안타 1피홈런 2볼넷 4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며 승리를 챙긴 좋은 기억이 있다. 물론 당시 밀워키와 지금 밀워키는 전혀 다른 팀이지만 서로 만나보지 못했다면 투수가 타자보다 유리하다.

[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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