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8 (일)

[SPO 데이터 따라잡기]노경은표 체인지업, 전문가도 그 궤적에 속았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포티비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롯데 투수 노경은은 원래 스플리터를 주 무기로 썼다. 두산 시절 전성기를 누릴 수 있었던 비결 중 하나가 바로 스플리터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스플리터를 거의 쓰지 않는다. 상대에게 그만큼 많이 노출 됐다는 판단에서다. 올 시즌 스플리터 구사 비율은 0.6%에 불과하다. 거의 쓰지 않는 구종이었다는 뜻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일이 생겼다. 아니 좀 더 정확히 표현하면 노경은의 새로운 구종이 얼마나 위력적인 것인지를 확인할 수 있는 일이 있었다.

노경은은 23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경기에 선발 등판해 6.1이닝 동안 5피안타 4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흥미로운 것은 이날 노경은이 던진 공에 대해 오류가 생겼다는 점이다. 노경은은 삼성 타자들을 상대로 스플리터를 하나도 던지지 않았다. 올 시즌 대부분 경기에서 스플리터를 쓰지 않았다. 대신 종으로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썼다.

마치 스플리터와 같은 궤적을 그렸다. 일반적으로 체인지업은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궤적을 그린다. 노경은의 체인지업은 다르다. 스플리터처럼 가운데서 종으로 떨어진다. 회전수나 스피드도 매우 비슷하다.

때문에 이를 집계하는 곳에선 체인지업이 아니라 스플리터로 집계를 했다. 대구 구장에 설치된 트랙맨 시스템은 체인지업을 잡아냈지만 데이터를 옮기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했다. 실수는 바로 수정됐다. 그만큼 노경은의 체인지업은 특별한 매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해프닝이었다.

스포티비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스플리터는 투수의 팔에 부담을 줄 수 있는 구종이다. 악력이 떨어지면 위력도 감소할 수 있다. 체인지업은 그런 두려움에서 한 걸음 벗어나 있는 구종이다. 노경은이 스플리터 대신 체인지업을 꺼내 든 것도 같은 이유에서였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 결과는 매우 성공적이었다. 체인지업으로 스플리터의 효과를 충분하게 보고 있기 때문이다.

낮은 피안타율이 그 증거다.

스포티비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스플리터로 분류된 노경은의 체인지업은 피안타율 2할3푼4리를 기록했다. 그의 구종 중 피안타율이 가장 낮게 평가됐다.

빠른 공의 피안타율이 3할1푼5리로 상대적으로 높았던 노경은이다. 하지만 스플리터처럼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바탕으로 올 시즌을 점점 성공적으로 끌고 가고 있다. 노경은의 부활투 중심에는 전문가도 속일 정도로 정교하고 예리하게 떨어지는 스플리터 같은 체인지업이 있었기 때문이다.

A팀 전력 분석원은 "노경은의 체인지업은 실제로 스플리터라고 여겨질 정도의 스피드와 궤적을 갖고 있다. 이날 경기서도 21개 중 17개가 스트라이크였다. 그만큼 많은 스윙을 이끌어냈다는 걸 뜻한다. 스트라이크를 잡는 카운트 볼로도 활용이 가능하고 스트라이크 존에서 떨어지며 헛스윙을 유도하는 구종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체인지업이 점차 완성형이 돼 가며 노경은의 위력도 살아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도 속일 정도로 변화무쌍한 노경은표 체인지업. 그가 시즌 막판 롯데 마운드를 튼실히 지켜 줄 수 있는 커다란 버팀목이 되고 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