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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라리가 POINT] 갈락티코 2기가 아닌, '호날두의 기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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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오승종 기자= 레알 마드리드의 밤하늘에서 가장 밝게 빛나던 별이 자리를 옮겼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3)가 유벤투스로 이적했다.

유벤투스는 11일(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호날두의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이들은 "호날두라 불리는 선수가 유벤투스의 선수가 됐다"라고 알렸다. 유벤투스에 따르면 호날두의 영입을 위해 1억 유로에 1200만 유로의 옵션이 추가된 금액을 레알 측에 지불할 예정이다. 이적료는 2년에 나눠 지불하며 호날두의 계약기간은 2022년 6월 30일까지다.

호날두는 레알의 살아있는 전설이었다. 437경기에 출전해 450골을 기록했고, 이는 레알 역사상 최다 득점 기록이다. 44회의 최다 해트트릭 기록도 가지고 있다. 레알에서만 축구선수 최고의 영예인 발롱도르를 4회 수상했고, 레알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 4회, 스페인 라리가 우승 2회, 코파 델 레이 우승 2회,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우승 2회 등을 안겼다.

이런 호날두도 처음에는 레알의 영입 정책인 '갈락티코'의 일원에 불과했다. 갈락티코란 은하수라는 뜻으로, 최정상급 스타들을 영입해 팀의 명성을 높이고 화려한 전력을 구축하는 레알만의 영입 정책이다. 레알은 총 2번의 갈락티코를 펼쳤고, 2000년대 초반 라울, 지단, 호나우두, 피구, 베컴 등 시대를 대표하는 선수들을 한 자리에 모으며 갈락티코 1기를 꾸렸다.

하지만 갈락티코 1기는 명백히 말해 실패였다. 선수들 간의 조화를 고려하지 않은 무분별한 영입은 팀에 확실한 색깔을 가져다주기 어려웠다. 결정적으로 갈락티코에 가장 어울렸던 슈퍼스타 베컴을 영입하기 위해 공수 밸런스를 유지해주던 마케렐레를 내보내며 레알의 전력은 급감했다. 베컴이 갈락티코 멤버들과 들어 올린 트로피는 수페르코파 1회만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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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레알이 다시 갈락티코 정책을 꺼내들었다. 레알은 AC 밀란의 황태자 카카를 영입한데이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막 세계 최고의 선수 반열에 오른 호날두를 영입했다. 레알은 이 두 선수와 함께 리버풀의 패스 마스터 사비 알론소, 올림피크 리옹의 골잡이 카림 벤제마 등을 영입해 막강한 전력을 구축했다.

갈락티코 2기는 1기에 비해서는 성공적이었다. 비록 카카는 레알에서 저조한 활약을 펼친 후 씁쓸히 이별했지만, 가장 먼저 레알을 떠난 2기 영입 멤버였음에도 라리가, 코파 델 레이, 수페르리가에서 1회씩 우승하며 트로피를 수집했다. 갈락티코 2기는 당시 바르셀로나가 리오넬 메시와 함께 차비-이니에스타-부스케츠라는 축구 역사에 남을 황금중원으로 리그를 지배하고 있던 것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다만 정작 레알의 진정한 성공은 갈락티코 2기와는 거리가 있는 2013-14시즌부터 시작됐다. 알론소가 레알에서 보낸 마지막 시즌이었고, 레알이 토트넘의 스타 가레스 베일을 영입한 시즌이었다. 호날두는 이 시즌 라리가과 UCL에서 득점왕을 차지했고 레알에서 첫 번째 빅 이어를 들어올렸다.

이후 점점 윙 포워드로서의 크랙적 면모를 버리고 골게터의 성향이 강해진 호날두는 2015-16시즌부터 레알을 영광으로 이끌었다. 호날두는 레알을 역사적인 UCL 3연패로 이끌었고 당연하다는 듯이 매 시즌 UCL 득점왕을 차지했다. 전반기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호날두도 여기까지인가' 생각이 들게 만든 적도 있었지만, 결국 후반기에 변함없는 클래스를 과시하며 레알의 공격을 이끄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리고 호날두는 이렇게 유벤투스로 떠나기 전까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레알의 최정상에 자리 잡았다. 갈락티코 2기 입단 동기들은 대부분 팀을 떠났고, 그나마 남아있는 벤제마는 확실하게 폼이 떨어진 모습을 보여주며 시즌 11골에 그쳤다.

호날두는 분명히 갈락티코 정책의 일환으로 레알에 합류했다. 하지만 호날두가 레알에서 4번째 UCL 트로피를 들어 올렸을 때 아무도 갈락티코의 이름을 떠올리지 않았다. 2009년 레알에서 시작된 것은 갈락티코 2기가 아닌 '호날두의 기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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