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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출루 신기록에 올스타 선발 … 추신수 ‘인생 최고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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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경기 연속 출루, 텍사스 신기록

현역 빅리거 최장 타이기록에 -1

선수단 투표 통해 올스타도 뽑혀

중앙일보

9회 타격 직전 긴장한 모습의 추신수. 내야안타로 47경기 연속 출루에 성공했다. [USA투데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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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말대로 ‘인생 최고의 날’이었다. 추신수(36·텍사스 레인저스)가 구단 최다 연속 출루 신기록을 세웠다. 아울러 생애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올스타에 뽑히는 기쁨까지 누렸다.

추신수는 9일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코메리카파크에서 열린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원정 경기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47경기 연속 출루를 이어간 추신수는 1993년 훌리오 프랑코가 달성한 텍사스 단일시즌 최다 연속 출루 기록(46경기)을 넘어섰다. 한 경기만 더 출루하면 조이 보토(신시내티 레즈)와 앨버트 푸홀스(LA 에인절스)가 보유한 현역 선수 최다 연속 출루 기록(48경기)과도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기록 달성 과정은 험난했다. 디트로이트 선발 투수는 추신수의 천적이나 다름없는 마이크 풀머였다. 풀머를 상대한 기록은 7타수 무안타. 추신수는 1회 2루 땅볼로 물러났지만 2회 1사 1, 2루에서 1루수 옆을 빠져나가는 타구를 날려 2루 주자 아이재아 키너-팔레파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하지만 기록원은 안타가 아닌 1루수 실책이라고 판정했다. 1루수 존 힉스의 미트엔 닿지 않았지만 허리를 숙여 잡으려는 동작에서 실수가 있었다는 판단이었다. 타점까지 날아간 추신수는 쓴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4회엔 초구를 때렸지만 좌중간 담장 앞에서 잡혔다. 7회 초에도 초구를 노렸지만 병살타로 물러났다.

추신수의 연속 출장 기록은 그렇게 끝나는 듯 했다. 텍사스는 9회 초 7번 타자부터 타순이 시작됐다. 만약 삼자범퇴로 물러난다면 추신수의 기록은 그대로 끊어질 위기였다. 하지만 8번 로날드 구즈만이 안타를 때려내면서 극적으로 추신수에게 기회가 돌아왔다. 9회 2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추신수는 상대 투수 빅터 알칸타라의 2구째 체인지업이 들어오자 배트를 힘차게 휘둘렀다. 그러나 공은 배트 끝에 맞고 3루수 앞으로 데굴데굴 굴러갔다. 햄스트링 부상 여파로 좀처럼 전력질주를 하지 않던 추신수였지만 이번만큼은 달랐다. 그는 힘껏 1루로 달렸고, 3루수는 공을 잡은 뒤 1루에 던지지도 못했다. 내야안타. 그렇게 추신수의 대기록이 완성됐다. 텍사스 동료들은 큰 박수를 보내며 추신수의 기록을 축하했다. 텍사스는 3-0으로 이겼다. 추신수의 시즌 타율은 0.294에서 0.293(335타수 98안타)으로 조금 내려갔다.

경기가 끝난 뒤 추신수에겐 또다른 희소식이 전해졌다. 18일 워싱턴 내셔널파크에서 열리는 올스타전에 아메리칸리그 외야수로 출전하게 된 것이다. 팬투표에서는 뽑히지 못했지만 선수단 투표를 통해 선정됐다. MLB 올스타전에 한국인 선수가 출전하는 건 역대 3번째다. 박찬호(2001년·LA 다저스)와 김병현(2002년·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이 한 차례씩 올스타전에 나섰다. 야수로선 추신수가 처음이다.

2001년 부산고를 졸업하고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한 추신수는 2005년 빅리그에 입성했다. 클리블랜드, 신시내티를 거친 그는 FA 자격을 얻은 2013년 말 텍사스와 7년간 1억3000만 달러(약 1440억원)를 받는 조건의 대형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한 번도 올스타전에는 나가지 못했다. 송재우 해설위원은 “현역 통산 출루율 10위 이내 선수 중 추신수(0.380·8위)만 올스타전에 나가지 못했다. 그래서 선수들 사이에선 추신수에게 표를 주자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추신수는 “내 인생 최고의 날이다. 이 순간을 절대 못잊을 것이다. 올스타전 선발 소식을 듣고 소름이 돋았다. 내 목표는 최고의 선수들과 함께 뛰는 것이다. (올스타전을)기다리기 어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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