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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러시아WC] '손흥민 골…PK실점' 신태용호, 멕시코전도 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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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의 마지막 순간 손흥민의 득점포가 터졌지만 결과를 바꾸기에는 너무 늦은 시간이었다. 선수들은 모든 것을 내던졌지만 두고, 두고 아쉬움이 남는 결과다. 결과적으로 실수가 가져 온 타격은 너무 컸고 희망은 너무 뒤늦게 찾아왔다. 16강행은 사실상 실낱 같은 가능성이어서 한국 축구는 월드컵에서의 혹독한 실패 그리고 교훈과 함께 또 한 번 부끄러운 민낯과 마주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이 러시아 로스토프나도누에 위치한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치러진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조별리그 2차전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1-2로 패했다. 우리나라는 전반 중반에 수비수 장현수의 실수로 페널티킥을 내주며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선제 실점해 어렵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후반에 다시 기세를 올렸지만 이번에도 심판의 애매한 판정까지 더해지면서 추가골을 내줘 격차는 0-2까지 벌어졌다. 후반 추가시간에 손흥민이 특기인 왼발 슈팅으로 가까스로 한 골을 만회했지만 끝내 결과를 뒤집지는 못했다.

신태용 감독은 이날 멕시코전에서 또 한 번 상대에 특화된 '맞춤 정공법'을 택했다. 우리 대표팀의 강점을 살리면서도 멕시코에 맞불 작전을 놓는 배수진을 쳤다. 파격적인 선택은 선발명단에서부터 고스란히 드러났다. 대표팀은 주력 포메이션 중 하나인 4-4-2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으나 최전방 공격진에 이재성을 비롯해 문선민과 주세종이 생애 첫 월드컵 무대에 나서는 등 김신욱, 구자철, 정우영 등 기존 자원들의 상당수가 빠지고 새 얼굴들이 대거 선발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투톱 자리에 패스와 연계능력이 좋은 이재성을 배치하고 돌파와 파워에서 출중한 능력을 자랑하는 황희찬이 측면으로 이동한 효과는 경기 초반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여기에 빠른 스피드를 자랑하는 문선민까지 측면돌파에 가세하면서 신태용호는 전반 초반 공격 전개에서 우리 대표팀의 강점을 살려가며 주도권 싸움을 장악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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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 12분에는 측면 돌파에 성공한 황희찬이 빈 공간을 열어낸 뒤 반대편으로 공격에 가담해 들어오던 이용에게 정확한 크로스를 연결해 결정적인 슛찬스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멕시코 수비수들이 빠르게 공간을 커버해 들어오면서 육탄방어를 펼쳐 아쉽게도 득점까지 마무리 되지는 못했다.

경기 초반 15분 정도를 남짓해 팽팽하게 이어지던 공방전은 우리 대표팀의 공격 전개가 세밀하게 마무리 되지 못하는 사이 멕시코의 일격이 이어지면서 점차 소강상태에 빠져들었다. 멕시코 역시 측면의 라윤과 전방의 치차리토가 활발히 공격을 지휘하며 우리 수비진 뒷공간을 노렸다.

이런 가운데 전반 21분에는 다시 한 번 멕시코 수비진의 간담을 서늘케 하는 우리 대표팀의 공격 장면이 나왔다. 중원에서 한 번에 연결된 볼이 전방으로 쇄도하던 손흥민에게 한 번에 이어졌고 돌파에 성공한 손흥민이 양발을 사용한 연이은 슈팅으로 멕시코 골문을 노렸다. 게속되는 슈팅은 아쉽게 상대 수비진의 몸을 던지는 집중력 높은 수비에 막혔지만 빠른 역습과 손흥민을 활용한 공격전개가 상대의 허를 찌르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멕시코전 역시 초반의 좋은 경기 흐름은 단 한 번의 실수로 끊어졌다. 전반 26분 페널티 박스 안쪽에서 상대 멕시코 과르다도의 크로스 시도를 차단하기 위해 태클을 시도하던 장현수가 이 과정에서 손을 사용해 심판이 핸드볼 파울을 선언했다. 그대로 멕시코에 페널티킥이 주어졌고, 멕시코는 키커로 나선 벨라가 안정적으로 득점에 성공하면서 순식간에 1-0 리드를 챙겼다.

분위기를 주도하던 우리 대표팀은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눈깜짝할 새에 한 골을 내주면서 어렵게 경기를 풀어나가게 됐다. 전반 30분에 주어진 프리킥 찬스 상황에서는 손흥민이 날카로운 직접 슈팅을 시도해 봤지만 공은 높게 뜨며 골대 위로 크게 벗어났다. 오히려 한 골을 리드한 멕시코는 측면의 라윤과 벨라, 중원의 에레라가 정확한 패스와 빠른 돌파로 순간적인 역습 찬스를 활용하며 우리 대표팀 수비 뒷공간의 허점을 공략해 지속적으로 위협적인 장면을 노렸다.

스웨덴전과 비교하면 이날 멕시코전에서는 공격진이 훨씬 역동적인 움직임을 보인 것은 사실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우리 대표팀은 한 차례도 골망을 흔들지는 못한채 전반을 0-1로 마감했다. 더욱이 지속적인 약점으로 지적되어 온 수비진 실수로 페널티킥을 내주며 패배 위기에 몰려 팀 분위기가 더욱 가라 앉는 최악의 상황에서 후반전을 맞게 됐다. 상대 멕시코는 조별리그 1차전 경기에서 우승후보 1순위로 꼽히는 독일을 잡으며 이번 대회 최대 이변을 일으킨 만큼 이날 2차전에서도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기세를 이어갔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우리 대표팀이 빠른 공격 전개를 시도하며 주도권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고자 했지만 멕시코는 적절히 패스줄기를 차단하며 침착한 템포로 플레이를 전개해 흐름 싸움에서도 자신들에게 유리한 상황을 지켜갔다. 신태용호는 후반 8분 측면 공격을 활용해 돌파에 성공한 문선민이 전방에서 슈팅까지 시도하는 투지를 선보였지만 공이 아쉽게 상대 수비 몸에 막히며 득점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우리 대표팀은 이어진 코너킥 세트피스 상황에서도 이렇다 할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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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진이 좀처럼 해결을 해주지 못하며 고전하는 가운데 골키퍼 조현우의 귀중한 선방쇼는 이날 멕시코전에서도 계속됐다. 후반 13분에 우리 진영으로 한 번의 패스로 빠르게 넘어 온 멕시코 공격진이 오랫만에 파상공세에 나서며 위협적인 슈팅을 시도했지만 과르다도가 때린 슈팅을 조현우가 감각적인 선방으로 막아내면서 실점위기를 넘겼다.

기세를 올린 멕시코는 후반 13분 다시 한 번 기습적인 역습으로 우리 문전 중앙에서 강한 슈팅을 시도했으나 수비 뒷공간을 커버하던 기성용이 영리한 태클로 공을 걷어내 또 한 번 가까스로 실점위기를 넘겼다. 신태용 감독은 후반 18분 주세종을 빼고 이승우를 투입하며 이날 첫번째 교체카드를 꺼내들었다. 이재성이 최전방에서 중앙으로 이동하고 측면의 황희찬을 다시 전방으로 끌어올리면서 공격자원을 극대화에 만회골을 노렸다.

그러나 전광판의 숫자는 우리 대표팀이 전열을 재정비 하는 사이 또 한 번 순식간에 변했다. 공격가담에 나섰던 기성용이 중원에서 상대 에레라의 태클에 걸려 넘어졌지만 주심이 파울을 불지 않으며 그대로 경기가 진행됐고 순식간에 멕시코의 역습이 이어졌다. 주심의 애매한 판정으로 우리 수비진보다 멕시코 공격진의 숫자가 훨씬 많은 상황에서 상대 역습이 이어졌고 멕시코는 최전방 공격수 치차리토가 능숙한 개인기로 우리 수비수들을 차례로 제치고 팀에 귀중한 두번째 골을 안기며 2-0 리드를 만들었다.

이승우를 투입하며 공격진의 숫자를 늘려 반전을 노려봤지만 오히려 상대 역습에 일격을 당하면서 신태용호의 전략은 최악의 위기 상황을 맞게 됐다. 두 골 차까지 리드를 잡은 멕시코의 오소리오 감독은 승리를 확신한 듯 추가 득점 상황 이후 공격진에서 주장 과르다도를 빼고 수비에 능한 마르케스를 투입하며 체력안배에 나섰다. 이어 후반 26분에는 최전방 공격수 로사노까지 빼고 코로나를 투입하며 로테이션에 나서는 여유까지 보였다.

후반 30분에는 어이없는 실수까지 나왔다. 멕시코 전방에서 상대 골키퍼 오초아가 수비수에게 패스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나오면서 이를 황희찬이 순식간에 가로채 천금같은 득점기회가 찾아왔다. 그러나 황희찬이 빈 공간에 있던 손흥민에게 백힐로 패스를 연결하면서 패스연계가 부정확하게 이뤄져 세밀한 마무리 작업이 이어지지 못했고 귀중한 득점찬스는 또 한 번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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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감독은 후반 32분 이날 가장 왕성한 활동량을 보이던 문선민을 빼고 정우영을 투입하며 공수 조율에 다시 한 번 힘을 실었다. 경기장을 쉴 새 없이 휘저은 문선민의 체력이 고갈되면서 허점을 노출하자 정우영 카드를 투입했다. 후반 37분에는 김민우를 빼고 홍철을 투입하며 마지막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았지만 경기 분위기는 쉽게 넘어오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90분 정규 시간이 모두 마무리 된 후반 추가시간에 이번 대회들어 극도의 부담감에 시달려 온 대표팀 에이스 손흥민이 러시아 월드컵 첫 득점포를 신고했다. 추가시간 주어진 역습기회에 멕시코 페널티 박스 측면을 돌파해 들어가던 손흥민은 상대 수비는 물론 우리 대표팀 동료까지 공격에 가담해 있는 상황에서 선수들을 문전 앞에 세워두고도 골문 구석으로 향하는 절묘한 왼발 슈팅으로 정확히 공을 때려 넣으며 골망을 흔들었다. 멕시코의 베테랑 골키퍼 오초아가 보고도 손을 쓸 수 없는 손흥민의 절묘한 골로 우리나라는 무득점 완패를 간신히 면했다.

그러나 F조에서 1, 2차전 연달아 패하며 승점을 1점도 챙기지 못한 신태용호는 남은 3차전 독일전 결과에 상관없이 각 조 1, 2위에 주어지는 16강행 가능성은 사실상 희박해 지게 됐다. 현실적으로 남은 희망은 조별리그 최하위를 면하는 일이지만 이마저도 불투명하다. 3차전 마지막 상대는 조별리그 통과에 최대 목표를 두고 있는 이번 대회 우승후보국 중 하나인 독일이다. 독일은 16강 진출을 위해 오는 27일 치러지는 우리나라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총력전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우리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의 '3패'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현실에 가까워 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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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SBS스포츠 이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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