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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호날두 추격하는 코스타, 월드컵 恨 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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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브라질대회 앞두고 스페인 귀화 / 모국 팬들 비난속 이렇다할 활약 못해 / 이번 대회에선 1차전 2골 이어 벌써 3골 / 팀은 모로코와 비기기만해도 16강 확정

세계일보

“승리를 위해서라면 수비수를 때릴 수도 있다.” 스페인의 ‘악동’ 스트라이커 지에구 코스타(30·AT마드리드·사진)의 면모를 보여주는 한마디다. 2014년 지역 라이벌 레알 마드리드와의 스페인리그 경기를 앞두고 내뱉은 이 말처럼 그는 관중과 상대팀에게 비난받는 것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그리고 장담한 대로 상대 선수를 향해 거친 플레이를 감행한다.

심지어 코스타는 자신이 태어난 브라질 국민에게 비난받는 것조차 개의치 않는다. 코스타는 국제대회가 아닌 친선경기에만 출전한 경우 대표팀을 갈아탈 수 있도록 국제축구연맹(FIFA)이 규정을 완화하자 브라질월드컵을 8개월여 앞둔 2013년 10월 스페인으로의 귀화를 선택했다. 브라질 대표팀 감독이 자신을 중용하지 않자 모국까지 미련 없이 버린 것. 당연히 이 결정에 비난이 쇄도했고, 코스타는 모국 국민의 어마어마한 야유 속에 고향 땅에서 열린 월드컵 무대에 서야 했다.

그러나 월드컵 결과가 뜻대로 되지 않았다. 스페인 대표팀이 주요 선수의 노쇠화로 부진하며 조별예선 탈락의 성적표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코스타도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했다. 모국 국민의 비난을 무릅쓰면서까지 월드컵에서의 골과 승리를 갈망했지만 결국 좌절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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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코스타가 4년 뒤인 이번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비로소 골과 승리를 챙겨나가고 있다. ‘무적함대’ 스페인은 21일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월드컵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이란에 1-0으로 승리했다.

사실상 공격을 포기하고 밀집수비 전략으로 나선 이란에 답답한 경기를 이어갔지만 후반 9분 코스타가 골을 터트리며 숨통을 틔웠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33·비셀 고베)가 상대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중앙으로 치고 들어가다가 골 지역 정면에 있던 코스타에게 공을 찔러줬고 상대 수비수가 걷어낸다는 것이 코스타의 다리에 맞고 골문으로 빨려들어갔다. 어떤 상황에서도 득점을 만들어내는 특유의 집중력이 빛나는 장면이다.

코스타는 3-3으로 비긴 지난 16일 스페인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도 두 골을 터트린 바 있다. 여기에 이날 골까지 합쳐 이번 대회에서만 3골을 기록하며 득점왕 경쟁에 본격 가세했다. 이 승리로 스페인도 16강행에 유리한 고지에 섰다. 이미 탈락한 모로코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16강 진출을 확정짓게 된다. 4년 전 좌절됐던 코스타의 야망이 이제서야 실현돼 가고 있는 셈이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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