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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안병수 기자의 피로프! 피로프!] 승리 염원 담아… 짝짝 짝짝짝 짝짝짝짝,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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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평소엔 2대 8 가르마의 소심한 직장인이지만, 지구에 위기가 닥치면 엄청난 힘이 생기는 건 ‘슈퍼맨’의 본능이죠. 이곳 러시아에서도 비슷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일에 치여 살다가도 월드컵 시즌에는 응원복을 입고 경기장에서 누구보다 용맹한 모습을 뽐내는 팬들이죠. 평범한 은행원이지만 한국축구 ‘붉은 악마’ 서포터즈의 의장을 맡아 목이 쉴 때까지 “대~한민국!”을 외쳐대는 이동엽(33·사진)씨가 대표적입니다.

낯선 타국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현장 응원이 빠진다면 그만한 섭섭한 일도 없습니다. 조별리그 1차전에서 한국팬들은 3만여명 스웨덴팬을 맞아 ‘일당백’을 훌륭히 해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더욱 ‘강적’을 만났습니다. 2차전 상대인 멕시코의 팬들은 거친 응원전으로 악명이 높습니다. 멕시코팬들이 욕설이 섞인 응원구호를 하는 바람에 멕시코축구협회가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벌금 징계를 받았을 정도입니다. 멕시코-독일의 1차전서 이르빙 로사노(23)가 선제 결승골을 넣는 순간, 수도 멕시코시티에선 인공지진이 관측될 정도로 열기가 뜨겁습니다.

이미 첫판 패배를 떠안은 신태용호는 멕시코를 반드시 잡아내야 16강행 희망을 이어갈 수 있는 상황입니다. 더욱 목 놓아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아쉽게도 이씨는 스웨덴전이 끝난 뒤 한국에 와 업무에 복귀했습니다. 내 몸이 내 것이 아닌 ‘직장인의 비애’랄까요. 이씨가 러시아 현지 한국팬들에게 승리의 염원을 담아 전한 당부의 말을 소개합니다.

“축구팬 여러분 안녕하세요. 러시아에서 시차적응은 잘하고 계실지 걱정입니다. 스웨덴전 패배 후 서로를 격려하며 나눴던 말들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질 경기가 아니었다며 많이 아쉬워하셨죠. 다행히 2차전부터는 팬 규모가 늘어나 100명 이상의 붉은 악마가 멕시코전 장소인 로스토프 아레나를 찾는다죠. 우리가 월드컵을 즐기는 것도 좋지만, 제대로 흥을 내려면 선수들이 잘 뛰어야 한다고 봐요. 한국에서 거리응원을 하든, 러시아에 있든 선수들이 경기에서 승리하도록 돕는 게 최우선이니까요.

현지 한국팬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입니다. 이 때문에 우리의 목소리가 선수들에게 닿기 위해선 목소리를 합쳐야 합니다. 가장 간단한 응원구호인 ‘2-3-4(박수), 한국!’을 경기장에 메아리쳐 주세요. 팬들의 절실함이 느껴진다면, 선수들도 반드시 호응할 겁니다. 한 번 따라해 볼까요. 짝짝-짝짝짝-짝짝짝짝, 한국!”

안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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