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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암라바트 ‘뇌진탕 투혼’ 선수 보호 논란 휩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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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전서 부상당한 모로코 선수

포르투갈 경기 헤드기어 출전

16분 만에 벗고 전사처럼 분투

FIFA의 ‘6일 휴식’ 규정 어겨
한국일보

모로코의 노르딘 암라바트가 20일(한국시간) 러시아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러시아월드컵 B조 예선 2차전 포르투갈과의 경기에 머리 보호대를 착용한 채 나서고 있다. 모스크바=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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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부상에도 불구하고 헤드기어까지 쓰고 출전한 모로코의 노르딘 암라바트(31ㆍ레가네스)의 투혼이 논란에 휩싸였다. 투혼에 대한 찬사는커녕 국제축구연맹(FIFA)의 선수 보호 규정을 어겨가며 출전을 강행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모로코의 암라바트는 20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러시아월드컵 B조 예선 2차전 포르투갈과의 경기에 나섰다. 그는 16일 열린 이란과의 경기에서 상대 선수와 부딪혀 넘어진 이후 뇌진탕 증세를 보여 출전이 불투명한 상태였다.

당시 한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던 암라바트는 일어선 이후에도 눈에 초점을 잡지 못하고 비틀거렸다. 그는 결국 교체돼 그라운드를 빠져 나왔고, 이후 인터뷰를 통해 “경기장에 들어서는 순간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밝힐 만큼 그의 증세는 심각해 보였다.

그러나 암라바트는 불과 나흘 뒤인 이날 경기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경기 시작 16분 만에 머리 보호대도 벗어버린 그는 90분 내내 경기장을 누볐다. 암라바트는 뇌진탕이 걱정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어떤 문제도 없다. 내 상태는 내가 가장 잘 알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는 곧장 선수 보호 규정 위반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FIFA도 “암라바트가 적절한 보살핌을 받지 못했다”고 거들었다.

FIFPro는 브라질월드컵 결승전에 출장했던 독일의 크리스토프 크라머(27ㆍ뮌헨 글라트바흐)가 경기 도중 충격에 의한 뇌진탕으로 기억을 잃었다고 밝힌 이후 “FIFA는 뇌진탕과 관련한 선수 보호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FIFA도 이를 수용해 2014년 보호 규정을 강화했다. 이들은 암라바트가 ‘뇌진탕 진단을 받은 선수는 최소 6일 이후 출전할 수 있다’는 규정을 어겼다고 주장한다. 다만, 선수 보호 규정은 이행해야 할 강제성은 없다.

이에 모로코의 에르베 레나르 감독은 “그는 충분히 휴식을 취했다”며 두 단체의 비난을 일축했다. 덧붙여 “그는 ‘전사’와 같았다. 경기를 뛰고 싶어했다”며 암라바트의 경기 출전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박순엽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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