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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월드컵] 김진수부터 박주호에 김민우까지… 좌측면 수비수 잔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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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부상 재활중인 축구대표팀 김진수가 5월24일 오후 경기도 파주 축구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대비 소집 훈련에서 공을 다뤄보고 있다. © News1 오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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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뉴스1) 임성일 기자 = 이쯤이면 '왼쪽 수비수 잔혹사'라는 이야기도 과하지 않다. 어쩌면 꼬여도 이렇게까지 꼬일 수 있을까 싶은 불운이 계속해서 대표팀 왼쪽 수비진을 따라다니고 있다.

알려진 바대로 신태용호의 주전 왼쪽풀백인 박주호의 월드컵은 일찍 문을 닫았다. 지난 18일 스웨덴과의 조별예선 1차전 중 전반 26분 장현수의 롱패스를 무리하게 받으려다 오른쪽 허벅지 쪽을 부여잡고 쓰러졌던 박주호는 이튿날 정밀검사 결과 3주 진단을 받았다. 당초 우려했던 파열 수준은 아니나 경기에는 출전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결국 박주호는 그토록 어렵게 만들어낸 자신의 두 번째 월드컵 무대를 눈물로 접게 됐다. 독일 도르트문트에서 좀처럼 주전 자리를 잡지 못해 방황하던 박주호는, 러시아 월드컵에 나가겠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울산현대 유니폼을 입었고 K리그에서의 활약을 발판으로 결국 본선 엔트리에 합류하는 기쁨을 맛봤다. 그런데 그의 2018 러시아 월드컵은 단 26분으로 끝났다.

박주호는 월드컵을 잃었고, 신태용 감독은 아주 귀중한 왼쪽 풀백을 잃었다. 이제 대표팀은 주전 측면수비수 없이 멕시코와의 2차전, 독일과의 3차전을 치러야한다. 신 감독 입장에서는 허탈한 한숨이 나올 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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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박주호가 18일 오후(현지시간) 러시아 니즈니 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1차전 대한민국과 스웨덴의 경기에서 충돌 후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2018.6.18/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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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수비수 자리는 대표팀이 엔트리를 꾸려 한국을 떠나기 직전까지 신 감독의 마음을 괴롭혔던 포지션이다. 애초 적임자는 김진수였다. 그런데 지난 3월 평가전에서 부상을 당해 계획이 어그러졌다.

부상 이후 김진수와 대한축구협회는 모든 초점을 재활에 맞추고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 쏟았다. 신 감독도 김진수를 포기하지 않았다. 팀 훈련을 제대로 소화할 수 없는 상황임에도 예비 엔트리 28명에 포함했고, 소집시켜 함께 움직였다.

4년 전 브라질 월드컵 때도 대회 직전 부상으로 고배를 마셨던 김진수의 아픔을 달래주려는 의도가 전혀 없진 않았겠으나 솔직히 김진수의 기적 같은 회복도 바랐던 게 사실이다. 그만큼 왼쪽 수비 적임자가 없었다는 뜻이다.

결국 김진수가 최종엔트리에 들지 못한 상황에서 1차전 선발로 낙점된 이가 '멀티 플레이어' 박주호였다는 사실 역시 대표팀 왼쪽 수비진의 아쉬운 상황을 대변한다. 박주호의 부상 이탈이 신태용 감독에게 허탈감을 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엎친 데 덮쳐 또 다른 왼쪽 수비자원은 마음을 다쳤다.

스웨덴전에서 박주호를 대신해 출전한 김민우는 결과적으로 비운의 사나이가 됐다. 그 누구보다 파이팅이 넘치고 근성이 투철한 김민우는 몸을 풀 시간도 없이 필드를 밟아 혼신을 힘을 다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패배의 빌미를 제공한 선수로 남았다. 후반, 순간적인 판단 미스로 박스 안에서 파울을 범했고 그 페널티킥 실점이 결국 한국의 패배로 이어졌다.

기성용도 손흥민도 경기 후 김민우를 위로했으나 끝내 눈물을 보였을 정도로 아픔이 컸다. 그것을 지켜보는 신태용 감독도 괴롭기는 매한가지였다. 정말 '하필'이라는 단어가 튀어나올 상황이다.

이제 가용할 수 있는 왼쪽 수비수는 2명. 김민우와 홍철이다. 심지어 홍철은 지난 오스트리아 사전캠프 때 근육통으로 잠시 훈련에서 제외된 적이 있다. 현재는 정상적으로 훈련을 소화하고 있으나 코치진 입장에서는 신경이 쓰일 일이다.

지나치게 불운이 집중되고 있다. 수난사를 넘어 잔혹사에 가까운 일들이 대표팀 왼쪽 측면을 괴롭히고 있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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