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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스토리+의미+예술성…3박자를 갖춘 챔피언스리그 결승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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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레알 마드리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왼쪽)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결승 도중 어깨 부상으로 그라운드를 떠나는 리버풀 모하메드 살라의 얼굴을 만지며 위로하고 있다. 캡처 | 유럽축구연맹 트위터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레알 마드리드(이하 레알·스페인)와 리버풀(잉글랜드)이 격돌한 2017~2018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은 ‘스토리와 의미, 예술성’ 삼박자가 어우러진 드라마였다. 결과적으로 후반 교체 투입된 개러스 베일이 오버헤드킥 결승골을 포함, 멀티골을 터뜨린 레알이 정상에 올라 새로운 신화를 썼다.

지네딘 지단 감독이 이끄는 레알은 27일(한국시간) 우크라이나 키예프 올림피스키 스타디움에서 끝난 대회 결승전 리버풀과 경기에서 3-1로 완승했다. 레알은 전신 유러피언컵 시절을 통틀어 역대 최다인 통산 13회 우승 금자탑을 세웠다. 또 지난 1992년 챔피언스리그 개편 이후 사상 처음으로 3연패(2015~2016, 2016~2017, 2017~2018시즌)에 성공, 2013~2014시즌 우승까지 통틀어 최근 5년 사이 네 차례나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리면서 유럽 최고의 클럽임을 증명했다. 반면 2004~2005시즌 이후 13년 만에 우승에 도전한 리버풀은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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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라 눈물의 부상 OUT, 승부의 변곡점 되다
이날 경기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와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의 발롱도르 경쟁으로도 주목받았다. 초반 살라를 앞세운 리버풀이 예상보다 더 저돌적으로 레알 수비진을 흔들며 공세를 펼쳤다. 킥오프 25분까지 레알이 유효슛 없이 단 2개의 슛을 때리는 동안 리버풀은 9개나 시도했다. 하지만 뜻밖에 변수가 발생했다. 살라가 레알 수비수 세르히오 라모스와 볼 경합 중 넘어졌다. 이때 서로 어깨가 엉켰는데 살라가 부자연스럽게 넘어졌다. 어깨 통증을 호소했다. 다시 일어나면서 큰 무리가 없는 듯했으나 3분이 지난 전반 29분 다시 쓰러졌다. 눈물을 보였다. 더는 경기를 지속하기 어려웠다. 위르겐 클롭 감독은 물론 키예프로 날아간 리버풀 원정 팬 모두 머리를 감싸쥐며 당황해했다. 이후 분위기는 레알에 넘어갔다. 전반 36분 수비수 다니엘 카르바할도 발목 부상으로 빠지면서 리풀은 크게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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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러스 베일이 오버헤드 결승골을 터뜨리고 있다.



◇리버풀, 수문장 ‘기름손’에 와르르…베일의 우승골
승부는 후반에 갈렸다. 잘 버티던 리버풀이 무너진 건 수문장 로리스 카리우스의 결정적인 실수에서 비롯됐다. 후반 6분 레알 라모스가 후방에서 침투 패스를 넣었다. 공격수 카렘 벤제마가 달려들었는데 카리우스가 달려나와 잡아냈다. 그런데 카리우스가 벤제마의 동선을 읽지 않고 앞에 있던 수비수에게 손으로 공을 전달했다. 이때 벤제마가 끝까지 공을 쫒아 다리를 쭉 뻗었다. 카리우스 손을 떠난 공이 벤제마의 오른발에 맞고 그대로 골문으로 빨려들어갔다. 큰 무대에서 좀처럼 나오기 어려운 장면이었다.

리버풀은 4분 뒤 코너킥 상황에서 사디오 마네가 오른발 동점골을 터뜨리며 기사회생하는 듯했다. 하지만 지단 감독이 절묘한 용병술로 다시 흐름을 뒤집었다. 후반 16분 이스코를 빼고 베일을 투입했다. 베일은 그라운드를 밟은지 3분 만에 마르셀로의 왼쪽 크로스를 환상적인 오버헤드킥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최고의 무대, 최고의 선수 사이에서 그야말로 예술과 같은 골이었다. 리버풀은 후반 37분 엠레 잔을 투입하며 총공세를 펼쳤다. 그러나 1분 뒤 또다시 카리우스가 황당한 실수로 레알에 우승 길을 열어줬다. 베일이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때린 평범한 중거리슛을 잡으려다가 공을 뒤로 빠뜨렸다. 그대로 쐐기골로 연결됐다. 성난 사자처럼 경기 초반을 장악한 리버풀이 주력 공격수 부상 마수에 휘말리고 골키퍼의 예기치 않은 실수로 자멸한 셈이다. 반면 레알은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단골답게 지혜로운 경기 운영, 뛰어난 용병술과 스타 공격수의 한 방으로 웃었다.

호날두는 비록 결승에서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했지만 올시즌 15골로 2012~2013시즌 이후 6시즌 연속으로 챔피언스리그 득점왕을 차지했다. 다만 경기 직후 그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보낸 시간은 아주 좋았다. 지금은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겠다. 조만간 답을 내놓겠다”며 거취와 관련해 물음표를 남겼다. 살라의 부상을 두고 견해도 엇갈리고 있다. 클롭 감독은 경기 후 “심각한 부상”이라고 언급했는데 영국 현지에선 16주 회복 기간을 예상했다. 당장 월드컵을 앞둔 이집트축구협회도 최소 열흘에서 3주가 소요되리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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