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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신태용호 런웨이 출정식… “빈말 아니고 정말 자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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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 아닌 런웨이에 선 태극전사들... 러시아월드컵 출정식

파란색 정장 차려입은 태극전사

차범근·홍명보 등 대선배들과

서울광장서 모델처럼 무대 워킹

손흥민 “부담감보다 책임감으로”

이승우 “팀에 도움되는 플레이”

기성용 “부상 선수 몫까지 뛸 것”
한국일보

축구 국가대표 공격수 손흥민이 21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러시아월드컵 출정식에서 차범근 전 대표팀 감독과 나란히 섰다. 류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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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한 정장을 차려 입은 태극전사들이 그라운드가 아닌 런웨이를 누볐다.

신태용(49)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1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출정식에 참석했다. 과거 ‘월드컵 레전드’였던 대선배들과 어우러져 영화제의 스타처럼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무대 위를 걸었다.

‘에이스’ 손흥민(26ㆍ토트넘)은 한국 축구가 낳은 최고 스타 차범근(65) 전 국가대표 감독 옆에 섰고 신태용호의 ‘캡틴’ 기성용(29ㆍ스완지시티)은 ‘영원한 캡틴’이라 불리는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주역 홍명보(49) 대한축구협회 전무와 나란히 등장했다.

축구대표팀이 정장 단복을 맞춰 입은 건 2010년 남아공월드컵부터지만 이처럼 외부에서 출정식을 진행한 건 처음이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침체돼 있는 월드컵 열기를 조금이라고 끌어올리자는 생각으로 준비했다”고 밝혔다. 3,000여 명의 팬들이 서울광장을 찾아 장도에 나서는 대표팀을 응원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참패한 뒤 펑펑 눈물을 쏟았던 손흥민은 눈물을 환희로 바꾸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4년 전엔 자신감과 패기가 넘쳤다면 이번엔 걱정이 앞선다”며 “월드컵이 얼마나 무서운 곳인지 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잠 잘 때도 월드컵 꿈을 꿨다”고 할 정도로 이번 대회를 손꼽아 기다렸다는 손흥민은 기대를 한 몸에 받는 것에 대해 “부담감보다 책임감으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현재 A매치 99경기를 소화해 센추리클럽(A매치 100경기 출전) 가입을 눈앞에 둔 기성용은 “시간이 정말 빨리 지나간 것 같다. 나라를 위해 뛰는 것은 늘 영광이고 자부심이다. 언제까지일지 모르겠지만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2010년 남아공과 2014년 브라질에 이어 세 번째로 월드컵에 참가하는 그는 “빈말이 아니고 정말 자신이 있다. 사실 최종예선부터 평가전까지 힘든 시간이 많았는데 이제 내려갈 것 없이 올라갈 일만 남았다. 부정적인 기사나 말이 오히려 나를 강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일보

’깜짝 발탁’의 주인공 이승우(맨 왼쪽)가 이재성(가운데), 구자철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류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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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명의 스타는 ‘깜짝 발탁’의 주인공 이승우(20ㆍ베로나)였다. 그는 첫 출전 소감을 다섯 글자로 말해달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이거 실화냐”라고 재치 있게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하지만 승선 소감을 묻는 말에 이승우는 “본선 무대를 밟는 23명 안에 포함된 게 아니다. 국내에서 있을 두 차례 평가전에 집중하겠다. 내가 뭘 보여주기보다 팀에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을 아꼈다.

선수들은 바로 전날인 20일 프랑스 프로축구 경기 도중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낙마한 권창훈(24ㆍ디종) 등 부상자들을 향한 위로도 잊지 않았다.

손흥민은 “창훈이가 얼마나 축구에 열정이 많은지 알아 걱정됐다. 심하게 다친 것 같아서 문자를 보냈다”고 말했다. 기성용은 “남은 선수들이 부상 선수 몫까지 해야 한다. 저부터 한 발 더 뛸 것”이라고 입술을 깨물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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