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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잇따른 부상 딛고…3년 만에 다시 찾아온 ‘박인비의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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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년 6개월 만에 세계랭킹 1위 탈환

상금과 올해의 선수 포인트도 선두



‘골프 여제’의 극적인 반전이 일어났다.

모두들 재기는 어렵다고 생각했지만 박인비(30)는 2015년 10월 이후 2년 6개월 만에 세계 여자골프 1위 자리를 되찾았다. 그는 23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휴젤-제이티비시(JTBC) 엘에이(LA) 오픈에서 공동 2위에 올랐고, 곧바로 엘피지에이 투어는 인터넷 누리집을 통해 “현재 세계랭킹 3위인 박인비가 이번 대회 준우승으로 세계 1위에 오르게 됐다”고 발표했다.

박인비는 2013년 6승, 2014년 3승, 2015년 5승을 거두며 전성기를 달렸다. 특히 2013시즌엔 이미 그해 7월 이전에 4대 메이저대회 중 3개(나비스코, LPGA 챔피언십, US여자오픈)를 휩쓸며 여자 선수로는 최초로 캘린더 그랜드슬램과 역대 최연소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눈앞에 두기도 했다. 비록 그해 4번째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우승을 놓쳤지만 2년 뒤 2015년 브리티시여자오픈마저 기어이 석권하며 여자 선수로는 통산 7번째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2016년 리우올림픽 금메달을 따내며 남녀를 통틀어 세계 골프 역사상 최초로 ‘골든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위업을 이뤄냈다.

박인비는 지난 2년 6개월간 많은 시련을 겪었다. 2016시즌 엘피지에이 투어 개막전이던 바하마 클래식 1라운드에서 허리 부상으로 7오버파라는 최악의 스코어를 내며 중도 포기했고, 허리 부상을 털 무렵엔 왼손 엄지손가락 인대가 늘어나 스윙조차 제대로 할 수 없었다. 그해 여름 리우올림픽 출전조차 불투명했지만 끝내 출전을 강행해 금메달을 따냈다.

그러나 2016년과 2017년엔 잇따라 부상으로 시즌을 일찍 마감했고, 모두들 “전성기는 끝났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모든 것을 다 이룬 ‘포만감’에도 그는 게으르지 않았다. 2015년 11월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 이후 투어 우승과 멀어져갔지만 지난해 3월 에이치에스비시(HSBC) 챔피언스에서 투어 통산 18승째를 거뒀다.

그리고 올해 극적인 반전을 이뤄내고 있다. 3월 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컵에서 우승하며 재기의 신호탄을 쏘더니 메이저 대회인 에이엔에이(ANA) 인스퍼레이션 준우승, 롯데챔피언십 3위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준우승을 차지하며 마침내 세계 1위에 다시 오르는 쾌거를 달성했다. 박인비는 “세계 1위가 사실 올해의 목표는 아니었지만, 좋은 플레이에 대한 선물 같아서 무척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그는 “격차가 별로 없어서 매주 순위가 바뀔 수 있을 것 같다. 랭킹보다는 나의 골프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다짐했다.

박인비는 이번 시즌 엘피지에이 투어 상금과 올해의 선수 포인트 선두도 달리고 있다. 2018년은 분명 ‘여제의 귀환’을 알리는 해가 되고 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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