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7 (토)

이강원 "맞으면서 운동하던 어릴 때보다 요즘이 더 힘드네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연합뉴스

이강원(가운데)의 포효
[연합뉴스 자료 사진]



(의정부=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어릴 때는 운동하면서 많이 맞기도 했는데, 그때보다 요즘이 더 힘든 거 같아요."

남자 프로배구 KB손해보험의 라이트 이강원(28)은 12일 경기도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전력과 홈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0의 완승을 하고도 많이 지쳐 보였다.

그는 "(권순찬 감독한테) 죽도록 많이 혼났다"며 "물론 맞는 건 아니지만, 정신적으로 매우 힘들었다. 책임감이 많이 생기면서 나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이 많아졌다"고 털어놓았다.

이강원은 이번 시즌 들어 팀 내 역할이 커졌다.

KB손해보험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팀의 간판이던 김요한을 OK저축은행으로 트레이드했고, 외국인 트라이아웃에서 라이트가 아닌 레프트 알렉산드리 페헤이라(등록명 알렉스)를 택했다.

'라이트 이강원'을 염두에 둔 팀 움직임이었다.

권 감독은 이런 이강원이 자신의 기대에 부합하지 않으면 호되게 나무랐다. 밤새 술을 같이 먹은 적도 있다.

이강원은 '감독님이 채찍질을 많이 하느냐'는 물음에 "그럼요"라고 답했다. 하지만 그는 사령탑의 나무람을 자신을 발전시키는 동력으로 삼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는 "(혼난 뒤) 혼자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졌다"며 "지금도 주전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주전이 아니던) 2, 3년 차에는 상대 분석도 없이 경기에 들어가서 무조건 열심히 하려고 했다. 이제는 영상을 보면서 공부를 많이 한다"고 설명했다.

이강원은 이날 알렉스(26점)에 이어 팀 내 두 번째로 많은 17점을 올렸다. 특히 3세트에서 연속 서브 득점을 올려 팀이 확실한 승기를 잡는 데 큰 역할을 했다.

2연패에서 탈출한 5위 KB손해보험은 4위 한국전력과 승점 차를 2로 좁혀 중위권 순위 다툼에서 큰 힘을 얻었다.

이강원은 "오늘은 정말 이기고 싶었다"면서 "'쟤네가 이기면 우리는 죽는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잘 가다듬었다"며 지친 얼굴로 애써 미소를 지었다.

ksw08@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