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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인구절벽시대, KBO리그 산업화 위기인가 기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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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 KBO리그 KIA와 두산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KIA 팬들이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더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바야흐로 인구 절벽시대다. 서울 종로에 위치한 교동 초등학교는 올해 입학생이 고작 16명에 불과했다. 서울을 기준으로 초등학교 입학 대상자가 7만 7252명으로 지난해(7만 867명)보다 2.05% 줄었다. 2연속시즌 800만 관중을 돌파해 1000만 시대를 꿈꾸는 KBO가 놓쳐서는 안될 부분이다. 인구 감소는 각 구단의 주 수입원이기도 한 관중 수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각 구단이 “KBO는 리그 전체 관중 수에 매몰되지 말고 더 큰 그림을 그려 진짜 산업화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지난해 KBO리그는 경기당 평균 1만 1668명이 구장을 찾아 사상 최대인 840만 688명이 들어찼다. 관중수익으로만 898억 2649만 9754원(포스트시즌 제외)을 거둬 들였다. 2016년 870억 8994만 5786원보다 약 18억 원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관중수익과 중계권 사용료 등으로 150억 원 안팎의 매출(상품 판매 및 광고료 등 구단 자체 마케팅 사업 제외)을 올렸다. 한해 평균 300억원 이상 지출한다고 보면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 인구 감소로 인한 관중 감소가 진행되면 자연히 매출이 떨어진다. 수익구조가 날 수 없는 구조가 심화된다는 의미다. 리그 전체에서 한 해 평균 5000억원 가량 매출을 올려야 흑자로 전환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가야 할 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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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 선수들이 30일 잠실 구장에서 진행된 ‘2017 KBO 포스트시즌’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승리한 뒤 원정팬에 절을 하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이 때문에 KBO가 관중수 집착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A구단 마케팅 관계자는 “관중 수가 현실적으로 현재보다 증가한다는 보장이 없다. 하지만 좌석 등급별로 서비스를 차등화해 이른바 객단가를 높여 관중 감소 시대에 대비하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 한 명이라도 많은 팬을 확보하기 위해 그에 맞는 서비스를 준비하는 것은 온전히 구단의 몫”이라고 말했다. B구단 마케팅 관계자 역시 “KBO가 추진하는 통합 마케팅은 구장을 찾는 관중을 넘어선 플러스 알파가 돼야 한다. 리그 인기가 높아지고 관중이 증가하는 것은 구단과 선수들이 노력한 결과다. KBO의 역할이 전혀 없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전체 관중수에 들떠있을 이유도 없다”고 꼬집었다.

KBO가 티켓 구매 시스템을 통합한다고 가정해 보자. 티켓 가격과 재판매는 구단이 자율적으로 행사할 수 있도록 권한을 주고 고객 유치 경쟁을 펼치도록 독려하는 게 바람직하다. 대신 KBO는 통합 예매 시스템에서 파생되는 또다른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게 구단 마케팅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중계권 협상에 관해서도 “구장을 찾지 않는 야구팬을 흡수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 특히 모바일을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콘텐츠(중계포함) 개발과 수익모델 창출 등을 통합마케팅 속에 포함해 고민하는 게 맞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더한다. 방송사나 중계대행사가 아닌 구단이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을 개발해야 인구 절벽 시대에 대비할 수 있다는 의미다. 관중이라는 숫자에서 조금만 눈을 돌리면 숨어있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찾을 수 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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