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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프로야구 판도, ‘빅 이벤트’가 가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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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분산에 득실 엇갈리고

AG 휴지기도 순위싸움 변수

남아공 월드컵이 한창이던 2010년 6월. 대한민국은 본선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그리스를 2-0으로 잡은 대표팀의 힘찬 행보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대표팀이 조별리그 2차전에서 아르헨티나에 1-4로 졌지만 나이지리아와 2-2로 비기며 16강행을 확정짓자 국민적 관심은 더욱 높아져갔다.

축구대표팀의 골에 열광하는 함성 뒤로 프로야구에서는 매우 황당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한화 주전 3루수이던 송광민이 시즌 중 급작스럽게 군에 입대하게 된 것이다. 구단에서 군 미필 선수 관리를 소홀히 한 탓이었다. 그러나 ‘송광민 입대 사건’은 사안에 비해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 온 국민의 눈과 귀가 월드컵에 집중돼 있었기 때문이다.

올해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는 이례적인 분위기로 진행된다. 다음달 평창 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6월의 러시아 월드컵, 8월의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까지 ‘빅 이벤트’가 3연속 릴레이로 이어지는 가운데 한 시즌을 보내야 한다. 스포츠팬의 시선 분산이 불가피하다.

우선 프로야구 스프링캠프가 한창인 2월부터 각 구단 움직임이 예년보다는 상대적으로 덜 포착될 것으로 보인다. 정규시즌 순위싸움이 뜨거울 월드컵 시즌에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각 팀 사정에 따라 장단점이 될 수 있다. 이를테면 소신껏 새 얼굴을 키우는 구단이라면 유리한 점도 없지 않다. 팬층이 두꺼운 몇몇 팀의 경우, 경기 내용과 결과에 따른 반응이 늘 뜨거워 벤치 차원에서 마음먹은 바를 밀어붙이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해당 선수 입장에서도 성장기에는 비교적 덜 주목받는 게 유리할 수도 있다. 반대로 다른 종목에 비해 세세한 내용까지 보도되는 야구의 특성을 감안하면 흥미는 반감될 수 있다. 또 선수들의 긴장감이 다소 떨어질 여지도 없지 않다.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에 프로선수들이 출전하는 관계로 8월16일부터 9월3일까지 19일이나 시즌이 중단되는 것도 큰 변수다. 정규시즌 휴지기를 각 팀 선수들이 어떻게 보낼지, 그에 따른 흐름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아울러 그 휴식 기간을 전후로 각 팀의 투수 운용법도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 아시안게임 야구로 9월 중순 이후 15일간 리그가 중단됐던 2014년에도 휴식기 이후 흐름의 변화가 있었다. 아시안게임 개막 전 3.5게임차 1위로 시즌 종착역을 향하던 삼성이 막판 6연승으로 따라붙은 넥센에 0.5게임 차로 간신히 앞선 채 시즌을 마쳤다. 시즌이 다시 시작된 뒤 삼성은 6승7패로 승률 5할 아래로 주저앉고, 넥센은 7승1무2패(0.778)로 고공행진을 한 결과였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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