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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민병헌 이어 김현수 떠나보낸 두산, 이번에도 냉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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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스포츠월드=이재현 기자] 과거 두산의 간판스타였던 ‘FA 대어’ 김현수(29)가 KBO리그에 복귀했다. 하지만 그의 행선지는 두산이 아닌 LG였다. 두산은 이번에도 가슴이 아닌 머리로 냉정한 판단을 내렸다.

김현수가 국내 리그에 전격 복귀했다. 2시즌 간의 메이저리그 생활을 접고 FA 자격을 얻은 그는 고심 끝에 유턴을 결정했다. 하지만 그는 두산이 아닌 LG에서 2018시즌을 시작한다. 그는 19일 LG와 4년 총액 115억원(계약금 65억원, 연봉 50억원)에 FA 계약을 맺었다. 그가 메이저리그 진출 이전 두산에서만 10시즌을 보내고 대형스타로 자리매김했던 것을 생각해본다면 LG 입단을 통한 국내 복귀는 일견 놀라움을 자아낸다.

하지만 합리적 투자만을 고집한 두산과 김현수의 이별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두산 역시 김현수를 원했다. 팀의 상징적 존재였고, 팀 전력을 한 층 끌어올려줄 수 있는 선수임이 분명하기 때문. 그러나 두산은 올해 FA 시장에서 무리한 지출을 지양하겠다는 의사를 천명했다. 특히 외야는 더욱 그렇다.

두산이 올겨울 FA 시장에서 외야수에 보인 냉철함은 민병헌을 떠나보내는 과정에서도 감지된 바 있다. 민병헌과 협상에 나섰던 두산은 시장 가치를 확인하겠다는 그를 굳이 만류하지 않았다. 높은 계약금을 제시하며 일찌감치 그를 붙잡을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행동하지 않았다. 그에게 투자할 수 있는 금액 한도를 미리 정해뒀던 두산은 애초 과한 투자를 할 생각이 없었다.

이처럼 두산이 여유를 부리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이미 외야 전력이 탄탄하기에 굳이 높은 계약금을 안겨줘야 할 외야수들이 불필요했기 때문.

김재환, 박건우는 주전으로서의 입지를 굳힌 상태다. 물론 한 자리가 비어 있지만 출전 기회를 노리는 선수들은 즐비하다. 올시즌 사이클링 히트에 성공한 정진호, 일발 장타력을 갖춘 국해성, 여기에 두산 외야의 미래로 불리고 있는 조수행 등은 언제라도 외야의 남은 한 자리를 꿰찰 수 있는 선수들. 게다가 내년 9월에는 정수빈까지 군복무를 마치고 복귀한다. 외야 자원에 어느 정도 여유가 있는 만큼, 이런 상황에서 굳이 큰 금액을 들여 대형 외야수를 잡아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것.

물론 심정적으로는 간판스타와의 결별이 뼈아프게 다가오나 프로의 세계는 모든 것을 정으로만 설명할 수는 없는 법. 민병헌을 끝내 롯데로 보냈던 두산은 김현수에도 동일한 잣대를 들이댔고, 그 역시 두산을 뒤로 했다. 두산의 냉철한 FA 시장 행보는 김현수에게도 예외가 없었다.

swingman@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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