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다이라가 노르웨이 스타방에르에서 열린 월드컵 2차 대회 1000m에서 역주하고 있다. 출처 | 국제빙상경기연맹 홈페이지 |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일본이 평창에서 웃기 위한 준비를 차근차근 실행하고 있다. 일본은 지난해 리우 하계올림픽에서 금메달 12개 등 총 41개의 메달을 획득해 종합 6위에 올랐다. 금메달 27개로 중국을 제치고 2위로 치솟은 영국과 함께 큰 화제를 불렀다. 배드민턴 여자 복식에서 금메달을 거머쥐었고, 육상 남자 400m 계주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테니스 남자 단식 니시코리 게이와 카누 남자 슬라롬에서 하네다 다쿠야가 동메달을 목에 거는 등 메달밭을 다양하게 일궈내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젠 동계올림픽이다. 일본은 올시즌 동계 종목 국제대회에서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어 평창에서 역대 최고 성적까지 가능하다는 분석을 내리고 있다. 여자 스피드스케이팅은 그 중 가장 자신 있게 도전장을 내민 종목이다. 스피드스케이팅은 전통적으로 네덜란드가 강하지만 평창 올림픽, 특히 여자부에선 일본의 초강세가 예상된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1~2차 대회가 20일 끝난 가운데 일본은 여자부에 걸린 12개의 금메달(올림픽 정식종목 제외) 중 10개를 따내며 ‘광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상화의 라이벌 고다이라 나오가 여자 500m와 1000m에서 6차례나 정상에 올랐고, 중거리 1500m에선 다카기 미호가 두 번 모두 우승했다. 여자 팀추월에선 네덜란드가 갖고 있던 세계기록을 깨트렸다. 김보름(한국)이 부상으로 기권한 여자 매스스타트 금메달은 사토 아야노에게 돌아갔다.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부엔 500m와 1000m, 1500m, 3000m, 5000m, 팀추월, 매스스타트 등 총 7개 종목이 열린다. 지금 추세라면 일본이 적게는 3개에서 많게는 5개의 금메달까지 획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 여자 빙상의 특징은 특정 선수에 얽매이는 것이 아니라 2~3명의 선수들이 고루 메달권에 진입하고 있다는 점이다. 단거리엔 고다이라 외에 고 아리사와 쓰지 마키(이상 단거리)도 상위권을 달리고 있고, 중·장거리에선 다카기 미호의 자매인 다카기 나나도 성적이 좋다. 고다이라는 1500m에서도 메달권까지 가능하다.
일본은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외에도 하뉴 유즈루와 우노 쇼마가 포진한 남자 피겨, 러시아와 메달을 다툴 것으로 보이는 여자 피겨 등 빙상 종목은 물론 프리스타일 스키와 스노보드 3~4개 종목, 여자 스키점프, 남자 노르딕 복합 개인 및 단체에서도 세계 정상권을 유지하고 있다. 20일엔 고바야시 준시로가 폴란드에서 열린 스키점프 남자 라지힐(120m)에서 우승해 또 하나의 금메달 후보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일본은 자국에서 개최, 금메달 5개를 따내며 7위에 올랐던 1998 나가노 올림픽 이상의 성적을 기대하고 있다. 일본 동계스포츠의 발전엔 3박자가 어우러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선 각종 아이스링크가 곳곳에 널려 있고 세계적인 스키 리조트를 갖추는 등 동계 종목 저변이 훌륭하다. 여기에 2020년 도쿄 하계올림픽 개최를 맞아 정부의 엘리트 스포츠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늘어나고 있다. 스피드스케이팅의 경우 관록의 네덜란드 지도자를 영입하는 등 외국 코치 도입에 따른 시너지 효과도 드러나고 있다.
일본 동계스포츠의 괄목 성장은 안방에서 금메달 8개를 따내 종합 4위에 오르겠다는 한국에 적지 않은 장애물이 될 전망이다. 특히 이상화가 올림픽 3연패를 노리는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와 김보름이 초대 챔피언에 도전하는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매스스타트에선 치열한 ‘한·일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일본을 넘어야 한국의 ‘금8+4위’ 프로젝트도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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