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1 (화)

[최익래의 PS분석] '뜬공 부대' 두산, '땅의 정령' 해커와 마산 빅뱅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OSEN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OSEN=최익래 기자] 리그에서 뜬공을 가장 많이 생산해내는 팀이 '홈런 공장'으로 무대를 옮긴다. 맞상대는 '땅볼형 투수'. 과연 '땅의 정령' 에릭 해커(NC)가 마산야구장에서 '뜬공의 두산'을 억제할 수 있을까.

'뜬공 혁명(Air Ball Revolution)'. 수년간 메이저리그에서 주목을 받은 이론으로, '발사 각도를 높이면 타격 성적이 향상될 수 있다'는 내용이다. 물론 완벽히 들어맞는 법칙은 아니지만, 많은 성공사례로 공신력을 인정받고 있다.

당연한 얘기지만, 땅볼 타구는 홈런이 될 수 없다. 결국 타구를 멀리, 높게 띄우는 쪽이 더 많은 득점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최근 메이저리그의 홈런 급증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게 바로 이 뜬공 혁명이다.

▲ '리그 최강 뜬공팀' 두산

KBO리그의 대표적인 '뜬공형 팀'은 두산이다. 땅볼이 더 많은 팀은 땅볼/뜬공 비율 1을 넘긴다. 반대의 경우에는 0점대 기록을 나타낸다. 2008년부터 한 시즌 단위로 따졌을 때 뜬공이 땅볼보다 많았던 팀이 처음나온 건 2011년. 당시 넥센(0.94)과 두산(0.98)이 뜬공 아웃을 땅볼보다 더 많이 만들어냈다.

이후 KBO리그는 점차 뜬공 아웃의 빈도가 늘어갔다. 여전히 리그 평균은 땅볼이 더 많지만 두산은 2010년부터 올해까지 7년 중 2012년(1.03)을 제외한 6년간 땅볼보다 뜬공 아웃을 더 많이 생산했다.

올 시즌 역시 두산의 뜬공 생산력은 여전했다. 뜬공 생산으로 리그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오재일(0.53)을 필두로 닉 에반스(90.71), 김재환(0.76), 최주환(0.92), 박건우(0.92), 민병헌(0.94) 등 주축 타자 대부분이 땅볼보다 더 많은 뜬공을 기록했다.

▲ 뜬공형 팀에 놓인 두 가지 변수, '마산'과 '해커'

바로 이 두산이 20일 창원 마산야구장서 NC와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플레이오프' 3차전을 치른다. 마산야구장은 리그를 대표하는 홈런 공장이다. 최근 3년간 줄곧 홈런 파크팩터에서 리그 평균을 웃돌았다. 올 시즌, 1군 메인 스타디움 중 라이온즈파크 다음으로 홈런 생산성이 높은 구장이었다.

거기에 마산 특유의 바닷바람도 홈런에 영향을 끼친다. 여기까지만 보면 뜬공형 팀 두산이 홈런 공장 마산에서 특유의 강점을 드러낼 것만 같다. 문제는 두산이 마주할 선발투수가 해커라는 점이다.

OSEN

해커는 올 시즌 26경기에 선발등판해 12승7패, 평균자책점 3.42를 기록했다. 해커는 올 시즌 191개의 땅볼을 유도하는 동안 168개의 뜬공을 만들었다. 땅볼/뜬공 비율 1.14. 규정이닝을 채운 19명의 투수 중 9위에 해당한다.

KBO리그 통산 성적을 살펴봐도 마찬가지다. 2013년 KBO리그 데뷔한 해커는 통산 땅볼/뜬공 비율 1.40을 기록하고 있다. 같은 기간 250이닝 이상 투구한 56명의 투수 중 7위. 물론 옆구리 투수인 고영표(kt), 박종훈이나 메릴 켈리(이상 SK)처럼 극단적인 땅볼형 투수는 아니지만 뜬공을 억제했다고 표현하기에 충분하다.

플레이오프 3차전이 마산야구장에서 열리는 만큼 홈런은 또 하나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해커는 2013년 KBO리그 데뷔 이후 마산에서 두산을 8차례 만났다. 41이닝을 소화하며 2승2패, 평균자책점 4.39로 다소 고전. 그러나 피홈런은 7개에 불과했다. 이닝당 피홈런은 0.17개로 해커의 통산 홈 기록(이닝당 0.11피홈런)을 크게 상회하지 않는다.

▲ 잠실 달군 홈런 공방전, 마산에서는?

플레이오프 1~2차전은 홈런 공방전이었다. 2경기서 양팀 합쳐 10개의 홈런이 나왔다. 무대가 리그에서 홈런을 찾아보기 가장 힘든 잠실야구장이었음을 감안할 때 놀라운 지표다.

2차전에서는 더욱 불 붙었다. 두산과 NC는 각각 4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잠실을 비웃었다. 한 경기 8홈런. 종전 포스트시즌 최다 홈런은 7개(1999년, 2009년), 잠실구장 포스트시즌 최다홈런은 6개(1999년)였다. '역대급' 2차전이 과거를 가뿐히 뛰어넘었다.

한껏 뜨거워진 방망이가 마산에 내려앉았다. 관건은 해커의 뜬공 억제다. 1승1패로 맞선 두산과 NC. 3차전을 가져가는 팀은 한국시리즈행의 7부능선을 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거기에 홈런 억제 여부가 더해진다. 플레이오프 3차전이 더욱 흥미로운 이유다. /ing@osen.co.kr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